생생후기

독일 교환학생, 워크캠프로 완성하다

작성자 김소영
독일 OH-W14 · CONS/ENVI 2012. 07 - 2012. 08 Stadt Wehlen

Wehlen Rectory/Rathewalde Youth Accomodation Hous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한국에서 학교에 붙여진 포스터를 보며 ‘아 언젠가는 나도 워크캠프 참여해보고 싶다.’라고 소망했었던 나는 1년간 교환학생으로 독일로 오게 된 것은 천의 기회였다. 1년 동안 학교도 열심히 다니며 학점도 잘 받고, 공휴일, 방학 등 틈만 나면 유럽여행을 다니며 알차게 독일의 생활을 보내던 내게 ‘워크캠프’는 유종의 미였다. 그래서 더욱 기대되고 설렜던 건 당연한 일이었다. 드레스덴은 내가 처음 독일에 와서 홀로 여행한 첫 여행지였다. 처음과 마지막을 드레스덴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 또한 묘한 우연 같았다.
비오는 날 캐리어를 끌며 디카 속 지도를 보며 Stadt Wehlen(이하 뷀렌)에 도착했다. 뷀렌은 정말 한적한 시골 마을이었다. 작센의 스위스인 국립공원에 위치한 뷀렌의 자연경관은 정말 뛰어났다. 비록 비가 오고 숙소를 잘 못 찾아 헤맸지만 나를 반겨주는 캠프리더 리사와 안나를 보니 그새 설레는 기분이 배가 되었다. 그 날 저녁 모든 캠프 참여자들이 모였다. 첫 만남이라 어색하고 조용한 분위기라 솔직히 걱정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 것을 알지만, 그 당시 너무 불편했다. 말도 잘 안 통하고, 낯설고. 워크캠프에 참여한 적 있었던, 같이 교환학생으로 온 친한 언니한테 전화하며 걱정하고 우울하다고 투정 부렸던 것이 생각난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괜한 걱정이었다. 시작은 누구나 어색하고 어려운 것이다.

워크캠프, 시원한 땀방울. 맛있는 음식. 친절한 친구들

우리 캠프는 소수 인원이었다. 러시아에서 온 블라다와 캠프 리더 안나, 우크라이나에서 온 리사, 덴마크에서 온 야풰, 체코에서 온 도미닉과 야라, 그리스 커플인 페리와 마리앙띠 그리고 나. 이렇게 9명인 우린 매일 한 명씩 식사 당번을 번갈아 가고, 나머지는 모두 열심히 일을 했다. 공동묘지 앞 도로 잡초제거하기, 정원 가꾸기, 시멘트 발라 담쌓기, 벤치와 의자 페인트 벗기고 새로 칠하기 등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역시 일을 하고 같이 밥 먹고, 게임도 하고 노니까 아이들과 점점 가까워 진다. 처음엔 서먹했던 사이가 이젠 농담 따먹기를 할 정도로 친해졌다. 같이 일을 하는 것도 즐거웠다. 나와 같은 시기에 다른 워크캠프에 참여했던 친구는 매일 술먹고 파티하고 게임만하고 일은 안한다며 이상하다며 불평했는데, 내가 참여한 우리 워캠에서는 정말 이상적으로 아침 먹고 일하고, 커피휴식 취하고 일하고, 점심먹고 일하고, 저녁먹고 자유시간! 이 스케줄대로 진행되었다. 일을 하는 보람은 정말 컸다.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있던 정원을 깔끔히 다듬고 난 뒤의 뿌듯함, 오래되 보였던 의자의 페인트를 벗기고 새 색깔로 입혔을 때의 성취감 등은 진짜 남다른 경험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여느 학생들과 다를 것 없이 공부만 하고, 활동적인 일을 해봤자 체육시간, 휴가를 떠나 물놀이 하던 것이 전부였던 내게, 이런 생산적이고 즐거운 노동은 새삼 새롭기도 하고 유익하기도 했다. ‘역시 사람은 일을 해야 하는구나.’ 라고 느꼈을 때다. 시원한 땀방울이라는 것이 바로 이거다. 솔직히 무덥고 힘든 일이지만, 협동하여 일을 다 하고 난 뒤의 뿌듯함과 맛있는 새참이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시원하다. 한적한 시골마을 뷀렌과 두 번째 도시인 라데발트는 우리가 일하고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를 제공해 주었다. 주말에 놀러간 드레스덴, 라이프찌히, 할레도 멋진 도시들이었다.

워크캠프, 유종의 미

마지막 날이 다가 올수록 우리가 함께할 날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우리의 우정은 깊어만 갔다. 바비큐 파티도 하고, 각 나라의 음식도 먹고, 각자의 문화 소개도 하고, 짧은 2주 동안 우린 정말 많은 것을 공유했다. 어느새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일을 척척 도와주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특히 나는 인기가 많았다. 유일한 동양인이라 친구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 아이들은 종이 접기와 바니바니 게임을 가장 좋아해줬다. 심심해서 학과 하트를 접는데 애들이 눈이 휘둥그래져서 오더니 제발 가르쳐 달라고 사정을 했다. 나는 친절하게 가르쳐줬다. 집중해서 꼬깃꼬깃 접는 친구들이 너무 귀여웠다. 바니바니 게임은 한국말이 귀엽고 웃기고, 게임자체가 시끌벅적해서 깔깔깔 웃었다. 특히 인트로와 당근당근을 마음에 들어 했다. 공기놀이 같은 건 관심조차 없었다. 다른 워크캠프 참여자에게 바니바니게임을 적극 추천한다. 한국음식도 정말 맛있어했다. 계란국과 호박전, 계란말이는 찬양 받았다. 애들이 레시피를 알아갔다. 불고기도 정말 맛있게 잘 먹어줬다. 나 또한 그리스 음식과 도미닉의 피자에 흠뻑 빠졌다. 너무 맛있다. 또 나는 그날그날 일기를 썼다. 그래서 아직까지 생생하다. 너무 많아 다 못 적는 것이 아쉬울 정도다.
여하튼 나에게 워크캠프는 정말 둘도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솔직히 처음 참가할 때는, 이력서에 봉사활동 한 줄이라도 쓸 겸 좋은 경험하고 오자, 이었는데 참가하고 난 뒤 지금은 완전 다르다. 정말 너무나도 값진 시간이었다. 무조건 다시 참여할 의사가 다분하다.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나의 일기도 같이 첨부할까 한다. 지극히…개인적인 일기라 비속어도 많이 섞여있고, 통신어체와 이모티콘이 난무하지만 다른 참가자들이 읽으면 재밌을 것 같고, 정말 그 무엇보다 솔직한 내용이기 때문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