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슬로바키아, 8시간 버스 여행의 추억
SLATINK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내가 참가하게 된 프로그램은 슬로바키아의 SLATINKA라고 하는 아주 작은 마을에서 환경에 관련된 봉사를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친한 친구와 함께 워크캠프를 신청하여 친구와 함께 참가하게 되었다. 유럽여행을 하다가 워크캠프를 참여하는 일정이라 프라하에서 슬로바키아로 이동을 했는데 작은 버스를 타고 무려 8시간을 이동 해야 했다. 슬로바키아로 가는 버스 안에 동양인은 유일하게 나와 친구 단 둘이었고, 슬로바키아에 도착해서도 동양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ZVOLEN 버스정류장 도착한 우리는 리더를 만나 SLATINKA로 이동했는데 미리 도착한 봉사자가 2명 있었다. 러시아에서 온 니나, 터키에서 온 우푹, 그리고 우리와 함께 ZVOLEN역에서 만난 벨라루스에서 온 레라와 함께 첫 만남을 가졌다. 우리는 영어를 너무 못했고 다른 친구들은 모두 영어를 잘하여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있었다. 첫 만남이라 너무 어색했는데 의사소통까지 안되니 나와 내 친구는 항상 함께 다니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더욱 더 봉사자들과 친해지기 힘들었다. 다음날 서서히 봉사자들이 도착하기 시작했고 프랑스에서 온 기엄, 카탈로니아에서 온 미켈과 마르타, 크로아티아에서 온 마티아 이들이 함께 합류했다. 처음에 너무 어색하고 말도 안 통하여 봉사활동이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일도 땡볕에서 하루 종일 잡초를 뽑고 사포질을 하느라 힘들었지만 저녁시간이 되면 여러 각자 나라의 전통음식과 자신의 나라를 프레젠테이션 하는 시간을 가졌고 밤마다 게임을 함께했다. 처음에 영어를 잘 못하는데 게임까지 하려니 너무 힘들어 항상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일찍 잠들었는데 일주일 정도가 지나니 서서히 적응되면서 봉사자들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우리를 많이 챙겨줬고 아시아 쪽에서 온 유일한 봉사자라 그런지 신기해하기도 하며 우리에게 궁금한 점이 많은 듯 했다. 한국의 매운 음식에 대해 궁금해하고 한국의 문화에 대해 매우 궁금해했다. 어느 날에는 카니발 하는 날을 정해 밤새도록 춤을 추기도 했다. 매주 수요일은 조금 더 큰 도시로 나가 공원에 무성히 난 잡초를 제거하고 점심으로 피자도 먹고, 유로 샤워실에 가서 샤워도 했는데 이때 일주일 동안 딱 한번 샤워를 할 수 있는 날이기도 했다. 매주 수요일은 가장 힘든 날이지만 깨끗하게 씻을 수 있는 날이기도 했다. 주말에는 큰 도시로 나가 관광을 하는 날이었는데 호스텔에 봉사자들과 머무르면서 티하우스에 가서 신기한 차와 음료수도 먹고 밤에는 디스코바에도 갔다. 디스코 바에서 자아도치 되어 춤추던 니나, 그리고 정말 춤을 멋있게 췄던 우푹이 아직 생생히 기억에 남아있다. 주말에 관광을 하면서 서로 더 친해졌고 일요일 저녁에는 버스를 타고 다시 SLATINKA로 돌아왔다. 월요일부터는 다시 일을 열심히 했다. 대문에 새로 페인트칠도 하고 울타리를 새로 만들기도 했고 마을 주변에 무성히 자란 풀들을 제거하기도 했다. 우리는 주로 방 청소와 간식을 만드는 일을 담당했고 헌 옷들을 모두 짤라 카페트 만드는 일을 하기도 했다. 일을 할 때는 너무 힘들고 지쳤지만 일을 마치고 쉴 때는 너무 행복했다. 밤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소시지랑 파프리카를 구워먹으며 게임도 했고, 레라는 노래를 참 잘하는 아이였는데 레라가 모닥불 앞에서 베사메무쵸라는 노래를 아주 멋지게 불러줬다. 모닥불 앞에서 베사메무쵸를 들으니 너무 분위기 있었고, SLATINKA의 밤하늘에 별은 쏟아질듯했다. 아침이 되면 봉사자들을 깨우기 위해 한국노래도 들려주기도 했는데 그때 한국노래를 한번 듣고 따라 부르던 다샤와 레라가 생각난다. 우리는 봉사 끝나기 2일 전에 한국 음식을 만들어 주고 한국소개를 하게 되어있었는데 모두들 한국음식과 한국소개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큰 부담감을 안고 콩나물불고기를 요리하게 되었는데 다행히도 다들 맛있게 음식을 먹어줬고 한국 소개할 때도 우리 말에 귀를 기울여줘 너무 고마웠다. 그들은 남한과 북한의 관계에 대해 궁금해했고 또 한국에서의 결혼 적령기 등 평소 한국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을 우리에게 물어보았는데 그 관심들이 싫지 않았고 오히려 너무 고마웠다. 우리는 여행일정상 봉사 마지막 날보다 조금 일찍 워크캠프를 마치게 되었는데 봉사하면서 친해진 터키에서 온 우푹과 함께 헝가리를 여행하기도 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빨리 한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컸었다. 빨리 봉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렸었는데 그들과 친해지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조금 일찍 워크캠프를 마치게 된 것이 너무 섭섭했다. 지금도 문득 그들이 생각이 나고 그때 썼었던 일기를 보면 그때가 너무 그리워진다. 얼마 전에 리더들이 찍은 사진을 이메일로 받아봤는데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봉사자들은 너무 착한 친구들이었고 낯설어하는 우리를 항상 잘 챙겨준 리더 올가와 다샤도 너무 보고 싶다.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진 경험이었고 너무 그리운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