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독일 Herford, 다름 속의 하나됨

작성자 김연희
독일 CPD04 · RENO/MANU 2012. 07 Herford, Germany

Selfpropulsio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해외를 처음 나간터라, 워크캠프에서 영어로만 대화하고 피부색부터 눈색깔까지 모두 다르게 생기고 다른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서 자라난 사람들과 2주간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하니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수지’라는 한국인 여자애가 있어서 중간 중간 외로웠던 밤을 같이 보내고 영어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혼돈 속의 감정을 한국어로 풀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우리 워크캠프 참가원들은 스페인에서 온 Carlos, Mariona, 그리스에서 온 Johnnas, 터키에서 온 Ekin, 러시아에서 온 Tynia, Anna, 타이완에서 온 Cynthia, Kelly, 독일 캠프리더 Vera, Patrick, 그리고 한국에서 온 나와 수지! 어쩌다보니 다들 같은 나라에서 2명씩 온 경우가 많아서 식사시간만 되면 우린 한국어, 러시아어, 독일어, 그리스어, 터키어, 스페인어, 타이완어(거의 중국어), 그리고 우리들의 공용어인 영어까지 8개의 언어로 시끌벅적 했었다. 첫 만남때 다들 서먹서먹한 상태에서 자기소개를 하고, 수줍게 웃으며 서로의 나라에 대해서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는 친해져서 서로 자기나라의 비속어를 공유하며 웃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루에 4시간씩은 꼭 꼭 일해야 한다고 해서, 고장나서 굴러가지도 않는 자전거를 수리하고 Herford에 있는 2nd hand 수리센터에 가서 파트별 수리방법도 눈으로 익혀오고, 자전거 수리방법에 대해선 아무것도 몰랐던 나도 이제 브레이크랑 기어정도는 손쉽게 고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을 제비뽑기로 팀을 정해 서로를 위해 준비하고! 특히나 두번째 주 저녁은 각자 나라의 요리타임이어서 저녁먹기 전에는 아이들이 신기한 눈빛으로 서로의 나라 음식을 확인하려고 주방을 들락날락했던 기억이 있다. 독일이 대체로 비가 많이 오는 나라임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머물렀던 herford는 꾸리꾸리한 날씨가 유독 잦았던 도시였다. 그래서 나를 포함한 모든 아이들은 항상 바람막이를 입고 이동하거나 일을 했었다. 오히려 좋은 날씨보다, 날씨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났던 에피소드들도 있었다. 어느 날에는 나랑 수지, 그리고 러시아에서 온 Tynia랑 Anna가 마트에 개인적으로 구매할 물건이 있어서 우리가 수리한 자전거를 끌고 마트로 갔다가 오는 길에 장대같이 비가 쏟아져서 쫄~딱 젖어 생쥐꼴을 하고 집에 도착한 적도 있었다. 우리는 교회로 가는 내내 소리를 지르면서 온 동네방네 시끄럽게 굴었었다.
저녁을 먹고나면, 딱히 ‘해야 할 일’이 없었던 우리는 매일 밤 게임을 하거나, 정치적인 이슈를 문제삼아 어설픈 토론을 나누거나, 때론 IT산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곤 했었다. 그 중에서 내가 작지만 우리나라의 전통놀이라고 생각해서 가져갔던 것이 ‘공기돌’이었는데, 이 작은 돌들은 아주 폭발적인 인기를 가져왔다. 매일 밤 돌을 던지면서 연방 소리를 지르며 한 고비 한 고비를 넘겼을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던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그리스와 스페인의 경제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도 각자 나름의 의견을 제시해보고, 유일하게 이슬람 문화를 가지고 있던 터키에 대해 우리가 궁금했던 점들도 물어보고, 단연 IT산업으로 절대적 기반을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인터넷 속도라던지, 스마트폰의 가격 등을 물어보고 스페인에서 온 Carlos는 부럽다며 눈을 반짝이기도 했었다.
그리고 역시 맥주의 고장인 독일에서 워크캠프를 하는 만큼! 우리는 Herforder라는 Herford에서 생산하는 지역맥주를 만드는 맥주공장으로 견학을 갔었다. 워크캠프 시작 전이랑 워크캠프 시작 후에 독일 대부분의 지역을 시계방향으로 돌아서 여행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독일은 워낙에 맥주를 많이 마시다 보니 지역마다 지역의 특색을 가진 맥주들이 있었다. 우리가 갔던 Herforder 맥주공장은 이와 같은 지역맥주들 중 하나였는데, 꽤 유명한 편이라고 했다. Herforder Brewery에 가서 맥주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기계로 보고 듣고 배웠고, 실제로 맥주를 만드는 커다란 통 안에도 들어가 보기도 했었다. 맥주공장 투어를 마친 뒤에는 Brewery 안에 마련된 작은 pub에서 직접 공장에서 만들어 바로 나온 따끈따끈한 생맥주를 맛볼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웠던 경험이었다. 특히 우리랑 같이 투어를 한 영국 UK army 팀과 함께 맥주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워크캠프에서 또 좋았던 점은, 2주간의 워캠기간이어서 한번의 주말이 끼어있었는데, 우리는 그때 Herford보다 좀 큰 도시인 Bielefeld로 가서 높은 고성위에도 올라가 보고, 맛있는 음식도 사먹고 그날 우연히 케잌만들기 대회가 있어서 사람들이 만든 케잌도 시식해보고 2nd hand vintage 옷가게가 있어서 난 거기서 작은 가방과 스키니진을 구매해서 아직도 잘 입고 있다. 국제워크캠프를 시작하면서, 나라를 정할 때에 그 1지망을 독일로 선택한 이유가 법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법의 뿌리가 깊은 독일에 오랜 기간 지내면서 독일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문화 등을 경험해 보고싶어서 였는데, 워크캠프를 하는 동안 내가 경험한 독일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마트가서 직접 그날그날 먹을 장을 볼 때, 우리나라에는 없는 페트병 반환제도를 경험했고, 독일사람들이 얼마나 자연을 사랑하고 귀중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삶에 얼마나 배여있는지 알 수 있었던 경험이 무지하게 많았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아름다운 가게’라는 2nd 바자회를 주로 많이 개최하는 단체가 있지만, 정말 새 옷을 구매하기에 경제적으로 힘든 사람들이 아니면 바자회나 2nd shop을 많이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나,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세워진 2nd 단체가 대부분이었지만 내가 옷과 가방을 구매했었던 2nd shop처럼 오히려 빈티지 시장처럼 꾸며놓고 사람들의 호감을 끌어 물건을 값싸게 판매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그리고 Herford가 워낙에 소도시여서, Herford 신문사에서 우리가 마을을 위해서 하는 일들을 좋게 보고 취재하러 왔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저런 질문에 대답해주고, 3일 뒤 우리는 Herford 지역신문 1면에 실리게 되었다. 국제워크캠프를 신청한 이유는 단지, 이곳저곳에서 오는 사람들과 문화교류를 하기 위해서 였는데, 하루에 3시간 내지 4시간을 투자해서 한 작은 일 때문에 마을 전체가 도움을 얻고 지역신문에 까지 실리게 되어 굉장히 뜻깊은 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