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캄보디아, 낯선 밤공기 속 설렘의 시작

작성자 백동현
캄보디아 CE0027 · CONS/EDU 2012. 08 캄보디아 Kompot

CHAMBAK, Kg. Speu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 8월 16일 24:00 프놈펜 국제공항
원래 그럴 것이라 예상했지만, 역시나 한 시간 이상 지연된 중국 항공기 탓에 프놈펜에 저녁 늦게 도착했다. 덕분에, 호텔 셔틀을 예약해 놓은 것이며 체크인도 모두 늦어진 상황. 공항에서 노숙을 해야하는 걸까…라는 걱정을 안고 국제선 출국장으로 나섰을 때, 반갑게 맞아주는 셔틀(예약할 때와는 달리 ‘툭툭’이라서 심히 놀랬지만) 기사 아저씨께서 기다리시는 모습에 걱정을 가라앉혔다. 이후 무서울 정도로 한적한 프놈펜 시내를 지나서 예약한 호텔에 도착. 1박을 보냈다.

- 8월 17일 16:00 프놈펜 국제공항 국제선 출구
어제 밤늦게 도착했던 국제선 출구에 다시 가보니 “CYA”라고 조그마한 종이를 든 현지 코디네이터 분들께서 나를 반겨주셨다. 그 곳에는 이미 나와 함께 2주를 보낼 워크캠퍼들이 도착해 있었다. 일본에서 온 유키와 (이름을 말하기 약간 힘든) 츠바사, 대만에서 온 새론, 토니, 마이클, 그리고 한국에서 온 채윤이까지…그리고 이번 프로그램을 주관할 CYA의 풀네임, 즉 Cambodia Youth Action이라는 이름에 맞게 캄보디아 현지에서 온 대학생 천모이, 리홍, 비볼, 리나…이렇게 우리 11명은 갑작스럽게 내린 빗 속을 뚫고 2주동안 ‘에코-리빙’을 경험할, 캄보디아 서남부의 해안에 위치한 Kompot 지방으로 이동했다. 고속도로라곤 했지만 도로사정도 심히 좋지 않았고, ‘소’도 다니고…신기하면서도 앞으로의 생활이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뭐..이 정도는 각오했잖아?”하는 생각을 되뇌이며 어둑어둑해졌을 때 봉사활동 지역에 도착하니 우리를 반기는 건..’나무집!!’ 나무로 된 집이라니…같이 한국에서 온 채윤이와 마주보며 헛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 8월 18일 06:00 Tro Piang Songkae Community
밤새 잠을 뒤척이다가 보니 어느새 날은 밝았고..밖에서 들려오는 이슬람 교 염불소리(?)에 방 밖을 나가보니..여기는 캄보디아 내에서도 이슬람 교를 믿는 커뮤니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캄보디아는 불교가 국교라고 알고 있었는데…아닌가봐?” 언제 일어났는 지..어느새 토니도 내 옆에서 의아해하고 있었다. 또한 신기한 것은…여기 사람들이 굉장히 부지런하다는 것이다. 이슬람교 염불소리가 보통 6시부터 울려퍼지기 시작하는 데..여기 사람들은 이미 그 이전에 일어나서 농사를 짓고 물고기를 잡으러 나간다. “그렇다면 이들이 이렇게도 부지런한 데..어째서 이리도 가난한 걸까?” 이와 같은 의문이 들었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주는 것이 이번 워캠에서 거둘 수 있는 하나의 목표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입에 맞지 않는 캄보디아 음식을 아침으로 먹고, 앞으로 2주 동안 어떤 활동들을 할 것인지, CYA 현지 리더들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현지 주민들과 교류가 많을 것’이라는…한국에서 봤던 이번 워캠의 설명에 맞게..우리 11명이 2주 동안 해야하는 일은 이 곳 커뮤니티 사람들의 생계유지와 자립을 돕는 데에 주요한 활동들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오전에는 ‘Eco-Tourism’을 향후 커뮤니티의 경제적 자립의 기반으로 삼을려고 하시는 커뮤니티 리더(은근히 잘 생기셨다)의 뜻에 따라 맹그로브(Mangrove)라고하는…여기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무를 강변에 심고, 이를 따라서 강 바닥에 통나무들을 심어 관광객 용 나무다리를 만들어야 했다. 그리고 오후에는 현지 아이들을 그와 같은 관광객들을 안내할 관광 가이드로 육성하기 위해…이들에게 실용영어회화를 가르치는 것이 주된 업무였다. 빡빡한 일정은 아니였지만..여기서 우리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것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 8월 19일 ~ 8월 29일 커뮤니티 내 나무집, 해변의 맹그로브 양식장, 그리고 간이교실
주말 동안 현지 주민들과 간단한 게임 및 참가한 워크캠퍼들의 자국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며 서로 친해지고자 하는 노력의 시간들을 가진 후…9월 17일 다시 찾아온 월요일부터 본격적인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우리는 보트를 타고 바다와 맞닿은 강의 하류까지 내려가서 그 곳에 있는 맹그로브 양식장을 방문했다. 그 곳에서 우리는 어린 맹그로브를 심고, 그 것들이 조류에 휘말리지 않도록 나무 막대기를 이용해 고정하며, 통나무를 아주 원시적인 방법(그러니까, 사람들이 하나의 통나무 기둥을 같이 부여잡고 바닥에 계속해서 내리찍는 방식)으로 관광객용 나무다리들을 만들어 나갔다. 해변이고 여름이니..간간히 물놀이도 겸했다.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해서도 느낀 것이지만…프놈펜에서도 그렇고 여기 커뮤니티에서도 그렇고 캄보디아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2주동안 나무집에서 살면서 겪어야 했던 건,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거주환경이었다. 우린 나무바닥에서 이불을 깔아놓고 잤으며, 빗물을 받아 샤워를 했다. 하지만 우리를 ‘자신들을 도우러 온 사람’들이라고 고마워하며 자신들이 줄 수 있는 최대한 것을 제공해주는 이들의 모습에 우리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심지어는 무선 인터넷도 됐으니까..이건 정말 신기했다). 나중에 끝날 때 알고보니..나무집에서, 즉 현지인과 똑 같은 삶의 환경에서 동일하게 생활한 우리에게 커뮤니티 리더께서 매우 감사해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오기 전에, 프랑스에서 온 봉사단원들은 도저히 나무집에서 살 수 없어서 인근 도시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내고 일만 커뮤니티에 와서 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한다. 물론 선택은 그들의 자유지만 그렇게 했을 때, 현지 주민들과의 친밀도는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실제로도 그랬다는 것이 후문.
오후에는 정해진 대로, 현지 아이들에게 영어회화를 가르쳤다. 기본적인 알파벳들은 여기 아이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관광객의 안부를 묻고 어디를 여행하고 싶은 지 의향을 묻는…실용적인 표현들 위주로 교육을 진행했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이제 막 초등학교 3~4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마친 후에는 더 이상 교육을 받지 못 한다는 점이다. 또한 그들도…남자아이들은 아버지의 직업을 따라 농부 아니면 어부, 여자아이들도 살림을 배운다는 점이 많이 안타까웠다. 습득능력도 빠르고 매우 똘똘했던 얘네들이 타의에 의해서..경제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물론 이렇게 해외에서 온 워크캠퍼들을 통해서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건 정말 일시적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떠나면 이 아이들의 교육은 여기서 멈출 것이 자명했다. 다른 캠퍼들도 그 점을 안타까워하면서 커뮤니티 리더에게 그와 같은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 외에도 근처 휴양지(Bokor Mountain과 Kep National Park)으로 자유여행을 떠나기도 하며 프로그램을 이어갔다.
- 8월 30일 10:00 에코 커뮤니티, 그리고 나무집을 떠나며..
정말 언제 가려나 했던 2주는 생각보다 금방 흘러갔다. 어느덧 30일..떠날 날이 다가왔다. 우리는 아이들과 그리고 현지 주민들과 눈물을 흘리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나도 한국에서 온…다 떨어진 중고 옷들을 입는 이들의 사정을 보고..내가 가져왔던 옷들을 나무집 주인께 드리면서 마지막 작별을 나눴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아주 기본적인 환경에서 지낸 2주..처음엔 걱정도 많았지만, 지금 이렇게 한국에서 편히 지내면서도 지금도 그 곳에 있을 커뮤니티 현지인들을 잊을 수 없는 건..아마도 그들의 한없이 친절했던 마음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