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눈보라 속 우정 꽃피다

작성자 조연지
아이슬란드 SEEDS 002 · 환경/교육 2018. 01 iceland

Environment & Sustainability in Reykjaví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Environment awareness'라는 제목처럼, 환경 오염의 심각성과 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기를 기대햇다. 이를 위해 한국의 환경 문제에 대해 조사해 보고, 세계적인 문제들도 알아보면서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하고 이대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몇 세대 지나지 않아 인류가 살아남기 어려워질 수 도 있다는 것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참가자들이 오는 만큼 국제적인 이슈나 화제거리,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소개할 수 있는 것들이 없을까 생각해보았다. 이 워크캠프를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은 포용력과 넓은 시야, 다양한 경험이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현지에서는 주로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눈보라가 사정없이 몰아칠 때는 인간이 아직도 자연 앞에서는 작은 존재임을 느꼈다. 밤이 길었다. 그래도 심심하지는 않았다. 계획되었던 견학 활동 일부와 오로라 헌팅이 취소되었지만, 그 시간들은 오롯이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 사용되었다. 독일, 홍콩, 바르셀로나에서 온 세 명의 친구들과 한국에서 온 나는 다른 배경과 언어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린 보드게임이나 진실게임같은 것도 하고, 장난도 치고, 음식을 같이 만들어서 나눠 먹었다. 물론 루마니아와 헝가리에서 온 두 명의 리더들의 도움이 컸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근처 공원에 쓰레기를 주우러 갔을 때다. 환경 캠프이기 전에 워크캠프답게 그래도 일을 하긴 해야 하는 느낌으로 간 봉사활동이다. 그런데 그 날 유독 춥고 길이 다 얼어있었다. 그래서 거의 쓰레기를 묘기부리듯 스케이팅하며 주워야 했고 비도 맞앗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랬기 때문에 굉장히 더 신났던 것 같아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빙판길에서 넘어질 뻔 하는 영상도 찍고, 다 같이 셀피도 찍으면서 친구들과 더 친해졌다. 그리고 쓰레기를 주운 대가로 공짜로 관람한 빙하체험도 유익했다. 냉동실 같은 인공 빙하에 들어가서 설명을 듣는 것인데, 실제 빙하와 비슷하게 잘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그 후에 관람한 전시 역시 녹고 있는 빙하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다음으로 인상깊었던 건 워크샵에서 다룬 내용들이다. 먼저 '카우스피러시'라는 영화 관람이다. 그냥 프로젝터로 틀어서 숙소에서 본 것이긴 하지만 기억에 남는다. 고기를 소비하는 문화가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보통은 석유나 석탄, 자동차를 떠올리는데 알고 보면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 물 부족이나 오염. 산림파괴, 공기 오염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리고 그걸 표면에 드러내기 꺼려하는 미국 정부와 환경 단체들의 의도에 대해 묻는 영화인데, 정치적인 의도는 차치하더라도 오염에 미치는 수치가 충격적이었다. 또 다른 날에 본 쓰레기에 대한 영상 역시 충격적이었다. 바다에 표류하는 플라스틱 더미들이 거의 대륙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 물론 대충 알고는 있던 내용들이지만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우리들이 이에 대해 얼마나 무감각하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느꼈다.
견학으로 갔던 남부 해안 투어도 길이길이 추억에 남을 장면들이다. 날카로운 절벽과 바위들, 시스텍, 드넓은 해안, 잡아먹을 듯이 치는 시퍼런 파도, 예측할 수 없는 바람과 눈과 비, 눈도 못 뜨게 볼을 사정없이 후려치다가 어느 순간 고개를 들어 보면 피어 있는 무지개. 하나하나 다신 못 볼 장면들인 것 같아 잘 기억해 두었다. 그런데 좀 더 오래 있고 싶었는데 해가 빨리 지니까 너무 서둘러서 다닌 게 좀 아쉽다. 여름에 오면 더 좋을 것 같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요즘은 한국 문화가 전보다는 더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어 한국의 드라마나 아이돌, 음악 등을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어 좋았다. 각자의 나라에서 유명한 노래를 서로 소개해줬는데 한국 노래는 단연 강남스타일이었다. 조금 부끄러웠지만 다같이 말춤을 추면서 놀았다. 불닭볶음면도 해 줬는데 홍콩 친구는 나보다 잘 먹고 독일 친구는 '별로 안 매운데'라면서 딸꾹질하면서 눈물흘리며 먹었고 바르셀로나 친구는 안먹었다. 물론 아이슬란드 사람들처럼 놀아 보고도 싶어서 시내 투어도 하고, 펍이나 수영장도 다녀 왔다. 물가도 비싸고 생긴 모습도 좀 다르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치만 환경은 정말 달랐다. 일단 공기가 너무 깨끗해서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목이 아팠다. 그리고 매연냄새같은게 하나도 안났다. 사람도 없었다. 한국만한 크기에 인구가 30만이니, 1000만이 모여 있는 서울에 비할 바가 안 되는 게 당연하다. 도시에서 사는 것도 그만큼의 매력이 있지만, 가끔은 저런 한적하고 깨끗한 곳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