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이탈리아 산골, 잊지 못할 새해 선물

작성자 손영곤
이탈리아 LUNAR 27 · 노력 2019. 12 - 2020. 01 Turin, Prali

AGAPE 8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으로 혼자 떠나는 유럽여행에서 값지고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이탈리아 프랄리 아가페에서 개최하는 워크캠프에 참여하게 되었다. 워낙 시골 특히 산 깊숙이 있는 곳이고 당시 크리스마스 연휴라 도착지까지 가는 버스가 하루에 한 대 밖에 없었기 때문에 가는 과정이 굉장히 험난했다. 하지만 인포싯에서 알려준대로 가서 가까스로 도착할 수 있었다. 아가페는 투린지방의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특별한 곳처럼 느껴졌다. 눈이 덮인 산과 경관이 내가 살던 세상과는 아예 다른 세상으로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그렇게 나는 아가페로 들어갔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처음에는 솔직히 적응하기 힘들었다.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은 이미 거의 다 오래전부터 알고있는 친분이 있는 사이였고, 매일매일 화장실 청소, 얼음 부수기, 빨래 등 내가 거의 해본적 없는 고된 일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고된 일 속에서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서로의 나라와 언어, 문화,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정이 들었고 힘들다고 생각했던 일들도 조금씩 적응되고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아가페라는 장소는 꽤 역사가 깊은 장소였고 이곳은 매년 다양한 집단에서 캠프를 왔다. 우리의 일은 캠프 온 사람들의 생활을 위해서 잡일을 하는 것이었다. 내가 봉사할 때는 두 곳에서 왔는데 고등학교 친구들도 왔었다. 고등학생들의 캠프 마지막 날에는 다같이 파티를 했었는데 그 때 사회자가 한국에서 두 친구과 왔다면서 느닷없이 강남 스타일을 틀면서 우리보고 춤을 추라고 했는데 엄청 당황스럽고 부끄러웠지만 그냥 눈 한번 질끈 감고 췄다. 부끄럽지만 즐거웠던 경험이다. 유럽인들은 노래와 춤이 정말 익숙한 것 같았고, 나는 한국에서는 춤을 춰본적이 거의 없지만 어느새 그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있었고,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아가페에서 새해를 맞았는데 우리 모두가 밖으로 나가서 불꽃을 들고 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밤하늘 아래서 서로 한 번씩 포옹하며 Happy new year를 외치며 새해를 축복했다. 그날 밤은 내가 맞았던 새해 중 최고의 새해였던 것 같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무엇보다 참가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순간들을 멋진 자연 속에서 보냈다는 것이다. 고된 일들을 하며 조금 성숙해지고 여러 나라 사람들과 만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혔지만 무엇보다 그 순간들이 정말 행복해서 한국에서도 가끔 그 순간들을 회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값진것 같다. 눈이 덮인 산 속으로 들어가는 첫 날이 설렘반 두려움 반이었다면 산을 타고 내려오는 마지막 날에는 아쉬움 뿐이었던 것 같다. 아직도 그 장소와 사람들을 떠올리면 그립고 다시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워크캠프를 신청해서 아가페로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