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마카오, 잊지 못할 색깔과의 조우 마카오, 홍콩 여행의

작성자 정서린
마카오 MNCYA001-12 · HERI 2012. 04 중국 마카오

Macau International WorkCamp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작년 중국 각지에서 공부하던 친한 대학친구들과 홍콩여행을 떠나며 함께 만난 것이 ‘마카오’ 와의 첫만남이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우리의 주 여행지는 홍콩, 마카오는 그저 원플러스원 처럼 홍콩여행에 붙어오는 1박2일 여행지쯤으로 생각하고있었다. 하지만 직접 와서 본 마카오는 벽 하나하나 건물 하나하나 색들의 조합이 너무 예뻤고, 마카오 사람들의 표정에는 여유가 뭍어났다. 오히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그저 명품상점들로 즐비한 홍콩에서 다소 지쳤던 마음을 마카오에서 추스릴 수 있었다. 여행은 끝났지만 그 때 그 시간의 친구들과의 추억, 아름다운 풍경들은 아름다운 기억으로 항상 맘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 여행 덕에 나에게 마카오는 모종의 동경의 공간이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 해 아빠가 주해로 파견이 되셔서 나도 중국어 공부를 더 하기 위해 1년을 주해에서 머물기로 했다. 사실 마카오를 마음대로 드나들수 있다는 말에도 크게 솔깃했었다. 그저 이미그레이션 한번 거치면 바로 눈앞에 마카오가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고 좋았다. 그래서 주해에 온 이후로 특별한 일이 없어도시도때도 없이 마카오에 가서 돌아다녔다. 그저 그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카오 특유의 분위기 속에 나도 한 구성원이 되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혼자서 돌아다니며 문화유산들은 보고 마카오 음식을 맛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 많은 식당 중에 어디가 맛있는 집인지, 책에 소개된 곳들은 이미 가봤거나 너무 유명해 사람이 너무 많은 곳들이었다. 내가 맛보고 싶었던 것은 정말 마카오 사람들이 먹는 본토 맛이었는데 혼자 알아내기엔 어려움이 많이 따랐다. 문화유산들도 그저 혼자 돌아다니며 보는 것이었기에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이해되지 않은 체 보는 것들이라 감흥이 크지 않았다. 또 축제의 나라 마카오이기에 될 수 있는 한 가서 구경해야지 생각했지만 마카오에서 한 해에 잡아놓은 그 많은 축제는 날짜가 정확히 제시되지 않거나 생각보다 짧고 소규모로 진행하는 것들이 많아 정확한 날짜 시간을 맞춰 참여하기가 쉽지 않았다 .
그러던 찰나에 친구의 추천으로 신청해놓았던 워크캠프를 떠나게 되었다. 각 워크캠프마다 주제가 다르고 그중 우리는 문화유산에 대해 이해하고 공부해 그곳 관광객들에게 소개하고 마카오 전통축제에 참가해 자원봉사하고 축제를 즐기는 것이 주제였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 것 같진 않아 떠나기 전 부담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다만 주 사용어가 영어라는 말에 부족한 영어실력이 걱정되긴 했었다. 하지만 당시 주해생활에 마음 맞는 친구를 사귀지 못했기 때문에 각지에서 어떤 다양한 친구들이 올 지 너무 기대되고 설레었다.
인포싯에 오후 5시까지 마카오 공항 라운지로 오라고 안내가 되있었기에 한국에 있었다면 비행기로 갔겠지만 난 여기서 바로 2분정도 배타고 바로 마카오 반도로 넘어가 거기서 시내버스를 타고 마카오 공항으로 갔다. 시간을 잘 맞춰 도착했지만 막상 갔을 땐 아무도 없었다. 전화도 터지지 않아 연락할 방법이 없었고 5시는 다됬는데 인솔자들 조차 보이지 않아 당황하고 있던 찰나에 워크캠프라고 쓴 큰 종이를 든 두명의 사람이 등장했고 그 둘이 바로 본토 리더들인 ‘tony’ 와 ‘wilson’ 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많은 참가인원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온 ‘AZUSA’ , 한국인이지만 광저우에서 교환학생으로 있는 ‘제웅오빠’, 나 이렇게 세명은 나머지 인원들이 올때까지 공항에서 계속 기다렸고 6시 반쯤 되어 토니가 여기저기 연락하더니 오늘 오기로 한 인원은 이게 다라며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그 때 난 이번 워크캠프의 인원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대만에서 온 ‘Michelle’ 까지 우리 여섯명은 주최처 측에서 대여한 대형버스를 타고 마카오에서도 구석 중 구석, 콜로안 섬 - 헥사 비치 에 위치한 国际青年 ,우리의 숙소에 도착했다. 다른 워크캠프는 텐트를 치고 자거나 아주 열악하게 자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는 아주 깔끔한 게스트 하우스였다. 여자 남자 나눠 각자 침대하나씩 배정해주었고 사물함도 각자 따로 사용했다. 샤워실과 화장실은 공용이었지만 자주 청소해주었고 깔끔한 편이었다. 리더들이 마카오 식당에서 배달시킨 여러가지 음식들을 펼쳐놓고 처음 만난 우리는 어색함을 반찬삼아 허기를 채웠다. 대충 짐을 정리해놓고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오기 전에 내가 가장 나이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들 직장인이거나 26살 이상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서 어렵다거나 말이 안통하거나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리더들은 활발히 우리를 이끌어 주었지만 다들 수줍음많고 낯을 가리는 성격들이라 힘겹게(?) 자기소개를 마쳤다. 그리고는 앞으로 펼쳐질 12일간의 일정표를 만들고 ,식사준비를 직접 해야했기 때문에 두팀으로 나눠 당번을 정했다.
그 다음날 부터는 유네스코 탐방에 나섰다. 마카오에는 포르투갈 점령당시 지어졌던 많은 성당이 있다. 우리가 간 시간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매우 한적한 분위기였다. 내부는 포르투갈에서 직접 공수해왔다는 벽타일로 꾸며진 벽면과 작고 큰 성모마리아상들이 조화되어 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그 외에도 몬테요새 , 세나도광장, 마카오 박물관 등등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대표적 장소들을 둘러보고 근처 조그마한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했다. 대부분 끼니는 직접 해 먹었지만 하루종일 밖에서 유네스코를 돌아야 할 때는 밖에서 먹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멤버 중에 마카오에 사는 사람들이 몇 있었기 때문에 평소 접하지 못했던 진짜 마카오 사람들이 자주가는 맛 좋고 값싼 식당을 많이 알 수 있었다는 점이다. 기억에 남는 요리중 하나는 우설( 소 혀 )을 익혀 위에 새콤달콤한 소스를 뿌린 요리, 담백한 커리를 비롯한 포르투갈 요리를 다루는 음식점이었고, 한 번은 돼지 창자, 오징어, 선지, 두부, 각종 채소를 데쳐서 앙념해서 면과 함께 먹는 요리가 있었는데 처음 듣거나 보는사람은 먹기에 거북스럽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직접 맛보면 정말 맛있고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워크캠프 활동은 크게 유네스코 탐방과 직접 알리기, 축제 참가 및 자원봉사 활동 으로 나눠졌는데 축제는 마지막 날에 열리는 마카오 전통축제 ‘ 舞醉龙- 술취한 용의 축제 ‘ 였다. 축제 몇 일 전부터 우리는 함께 아이디어를 구상해 팜플렛을 직접 만들고 1000여장 정도의 분량을 세나도 광장, 몬테요새 등 주요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축제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하고 팜플렛을 나눠주었다. 중국인들에겐 중국어로, 나머지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에게는 영어로 소개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반응이 크지 않았고 그냥 낯선 잡상인이 다가오는 것쯤으로 여기고 피해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처음 해보는 일인지라 너무 어렵게 느껴졌고 선뜻 다가가 말을 걸기도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설명하는 요령도 터득하고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니 꼭 축제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용기를 얻어 열심히 팜플렛을 나눠줬다. 예전의 나도 팜플렛은 받아봤자 바로 버릴 것이기 때문에 쓰레기 만들지 않겠다고 누가 와서 말 걸라치면 바로 바쁜 척 지나가곤 했다. 어쩌면 그 짧은 시간에도 잠깐의 감정 공유가 일어날 수 있는 그 순간들을 난 그저 무시하고 지나갔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팜플렛을 배부하는 사람들은 아르바이트이거나 , 어떤 캠페인을 소개하는 자원봉사자들 이지만 그들이라고 매일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지진 않을 것이다. 매번 약간의 상처와 움츠러듦을 느꼈을 텐데 그걸 이제야 들여다보려고 하다니 팜플렛 배부 활동은 다시 한번 나에 대해 성찰 할 수 있는 작은 기회였다. 마지막 축제 당일 날에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모두 축제의상으로 갈아입고 행렬의 출발지인 세나도 광장으로 갔다. 그곳에서는 행렬을 책임지는 (용 모양의 작은 상 을 들고 술 취한듯한 동작으로 춤을 추는) 아저씨들과 기자들로 정신이 없었다. 축제 참가자들은 다들 한 손에 맥주를 쥐고 한 모금 마신 후 상대방을 향해 뿜어댔다. 그것은 일종의 축복세례와 같은 것이었다. 상대방에게 그 한해 복이 가득하고 하는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는 행위라고 했다. 나도 그 속에 껴 열심히 뿜어대고 마음껏 축제를 즐겼다. 여태껏 축제를 옆에서 본적은 있어도 내가 한 일원이 되어 참여한적은 처음이라 너무 신선했고 흥분되는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외국인인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가졌다. 기자들도 열심히 우리를 찍어댔고 거리의 사람들도 우리를 응원해주었다. 축제가 마카오 반도에서 이루어 졌다면 콜로안 섬 한 곳에서는 맥주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우리는 행렬을 끝내고 얼른 콜로안 섬으로 넘어가 무한 제공되는 맥주와 각종 안주, 에그타르트를 마음껏 즐겼다. 그날 저녁에는 숙소 뒷마당에서 바비큐파티를 열어 마지막을 장식했다.
한가지 빠뜨린 추억이 있다면 바로 free day ! 이날은 말 그대로 자유롭게 참가자들이 마음대로 자신이 가고싶었던 관광지를 여행할 수 있는 날이다 .그 때 우리는 이미 어느정도 친해졌기 때문에 참가자 모두가 함께 다니며 카지노, 포르투갈 가정집박물관을 구경하고 그 날 만은 사비를 들여 아몬드 쿠키나 육포 같은 특산품, 기념품을 샀다. 또 매끼마다 자기나라의 가정식 반찬을 해서 함께 나눠먹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우리는 한국요리로 김치찌개, 떡볶이, 불고기 등을 했었는데 다 반응이 좋았다. 고추장을 가져가지 않아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없는 재료들로 열심히 만든 요리를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한국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떡볶이는 기본, 이미 여러가지 요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들 먹고싶은 것들을 주문할 정도였다. 한국에 대한 남다른 관심에 대해 하나 더 얘기하자면 특히 아시아권 친구 사이에서 케이팝의 인기는 대단했다 . 다들 핸드폰에 하나씩 정도는 한국 노래나 MV가 있었고 심지어 내가 모르는 노래들도 다들 즐겨듣고 있었다. 내가 오히려 친구들한테 알아간 소식이 있을 정도로 케이팝 열풍을 실감나게 했다.
이번 마카오 워크캠프는 나에게 진정한 소통이 뭔지 깨닫게 해준 좋은 기회였다. 여러 참가자들이 있었지만 나는 특히나 일본인 ‘AZUSA’ 와 대만인 ‘Michelle’ 과 특별히 친하게 지냈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게 처음은 아니었지만 단기간에 여태껏 다른 문화, 다른 공간에서 살아온 사람과 깊게 사귀기란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9일의 시간은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우리는 함께 밥을 준비했고, 같은 방을 쓰며 저녁마다 각자 살아오며 보고 들었던 경험들을 얘기하고 , 24시간 붙어 다녔으니 의식주를 함께한 것이 되었고 비록 9일이었지만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오래 사귄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하는 농담도 그곳에서 스스럼없이 하며 웃고 떠들고, 힘들 때 위로해주고 ,내가 모르는 것들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모든 헤어짐이 다음을 기약하기 어렵기에 페이스 북으로 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정도는 알며 지내고 있다. 다음에 일본을 가거나 대만을 가게되면 꼭 한 번 다시 보고싶은 사람들이 생겼다. 일시적인 만남이었지만 결코 인스턴트의 느낌은 아닌 사람들을 나에게 선물해준 워크캠프는 내인생에 또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