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이탈리아, 뜻밖의 아름다운 만남

작성자 서윤지
이탈리아 Leg03 · ENVI 2012. 06 - 2012. 07 Castro, Italy

Alto Sebino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한달 동안의 길었던 유럽 여행을 마치고 밀라노에서 베르가모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어떤 인연을 만나게 되고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한편으로는 이 더운 여름날 어떤 일을 어떤 강도로 하게 될지 두렵기도 하였다. 이미 한달 동안의 여행으로 몸이 지칠대로 지쳤기 때문이다. 베르가모에 내려서 버스를 타는데 한참을 해맸다. 여기저기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다른 답만 해줄 뿐이다. 결국은 버스를 탔다. 그 버스 안에서도 불안해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어떤 사람은 잘못탔다고 그러고 어떤 사람은 로베레에 간다고 그러고 혼란만 가중될 뿐이였다. 그렇게 불안불안하게 결국은 로베레에 도착을 하였다. 로베레에 내리자 마자 나는 깜짝 놀라였다. 오기 전엔 우리나라 처럼 산과 들이 펼쳐진 시골을 생각했는데 로베레는 산과 호수로 둘러싸인 너무 아름 다운 마을이였던 것이다. 마치 스위스에 온 느낌이였다. 호텔들이 있는 것을 보니 로베레도 작은 관광지였던 것 같다. 내가 워크캠프를 했던 곳은 정확히는 로베레 옆인 카스트로라는 곳이였다. 로베레에 내리니 사람들이 픽업을 하러 나왔다. 로베레에서 카스트로까지는 차로 5~10분거리. 숙소에 도착해서 먼저 도착해 있던 아이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멕시코, 러시아, 스페인, 프랑스, 터키, 그리고 한국 이렇게 6개국에서 온 아이들로 우리 워크캠프는 구성되었다. 인사를 마치고 숙소를 둘러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좋았다. 우리의 숙소는 예전에 학교였던 곳이였는데 주방도 있고 침대도 있었다. 학교 앞에는 호수와 산이 펼쳐져있고 잘 곳도 편하고 1달이 넘는 여행으로 지쳤던 몸을 편히 쉬게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행인 것은 하루에 5시간 정도만 일을 하고 나머지는 자유시간이라고 하니 요양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에 너무 기뻤다. 오기 전에 예전에 신입생 때 갔던 농활을 떠올리며 엄청 피곤한 2주가 되겠구나 하고 두려워했었기 때문이다. 짐을 내려놓고 아이들과 서로 어울리고하며 첫날을 보냈던 것 같다.
다음 날 아침, 8시에 학교를 떠나 우리가 봉사활동 할 곳으로 갔다. 장소는 학교에서 멀지 않은 뒷산이였다. 우리가 할 일은 산의 산책로를 정돈하는 일이였다. 도구를 들고 나무와 풀을 베어냈다. 중간에 지치지 않게 쉴 타임과 초콜릿 등으로 에너지를 채우게 해주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뜨거워지는 햇살에 힘들었지만 그래도 참을만 하였다. 12시 30분정도까지 일을 하고 학교로 돌아와 식사당번 아이들이 미리 준비해 놓았던 점심을 먹었다. 여기서는 우리가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한다. 그리고 한번씩 자기나라 음식을 대접해야 한다. 재료는 우리가 요구를 하면 리더가 사다준다. 생각보다 2주내내 푸짐하게 먹었다. 배고플 사이가 없었다. 유럽 여행 다닐 때보다 훨씬 잘 먹었던 것 같다. 그렇게 점심을 먹으면 그 다음부터는 자유시간이다. 수영을 하러 가기도 하고 도서관으로 가서 인터넷을 하기도 했다. 밤이 되면 아이들은 어울리며 술을 마셨다. 그렇게 일주일을 아침에 일을 하고 그 이후에 자유시간 이렇게 보냈던 것 같다. 중간에 토일월 이렇게 휴식시간을 주었다. 이 때를 이용하여 아이들은 가까운 도시로 여행을 갔다. 보통 베니스로 많이 갔다. 밀라노가 제일 가깝긴 하지만 밀라노에는 별로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들은 베르가모로 여행을 가기도 하였다. 나는 다른 한국인 동생과 친하게 지냈는데 우리는 이미 베니스에 갔었기 때문에 밀라노에 가기로 하였다. 사실 우리는 관광이 목적이 아니라 우리의 식사당번때 만들 불고기양념을 사기 위해 나간 것이였다. 카스트로에 딱히 할 것이 없기도 하고 말이다. 미리 오기 전에 밀라노에서 불고기 양념을 사왔으면 좋았을 텐데 미처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냥 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요리를 잘 하는 편이 아니라 불고기 양념을 직접 만드는 것은 너무 모험이었다. 그리고 한국 음식을 처음 접해보는 아이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다. 다른 음식을 만들까도 했지만 외국아이들에게 대접하기에는 불고기가 안전하기에 불고기를 하기로 하였다. 그 다음날 불고기를 요리 했는데 소고기는 너무 비싸서 돼지고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너무 기뻤다. 우리가 만든 음식을 아이들이 너무 잘 먹어줘서 뿌듯했다.
그렇게 3일간의 휴식이 끝나고 화요일이 되었다. 이제부터 우리가 하는 일은 풀뜯기가 아닌 우리가 참여하게 된 단체에서 하는 축제를 돕는 것이였다. 축제에서는 주로 음식을 팔았는데 우리는 설거지를 하거나 웨이터 등 레스토랑에서 하는 일들을 하였다. 가끔 이탈리아 사람들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물어볼 때가 있는데 그 때는 우리를 리드하는 리더에게 곧바로 가면 도와주었다. 전에 한번도 레스토랑에서 일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재미있게 느껴졌다. 점점 손님이 많아져서 엄청 바빴지만 그래도 풀을 뜯는 일보다는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축제 시작하기 전과 끝나고 난 후에 밥을 먹었는데 주방에서 직접 만들어서 주셔서 너무 좋았다. 우리가 준비할 필요도 없고 또 그 분들이 우리를 이뻐주셔서 이것저것 엄청 많이 주셨고 또 그 분들은 요리를 많이 해보신 분들이라 맛있었다. 축제 기간 내내 맛있는 음식을 너무 잘 먹어서 배가 항상 볼록했었다. 축제를 돕는 일은 저녁 5시부터 했기 때문에 그 전에는 아이들과 학교에서 그냥 놀거나 카약을 하기도 했다. 카약을 했던 일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맑은 호수 위에서 그림 같은 산에 둘러싸여 노를 젓는 것은 너무 재미있었다.
그렇게 꿈 같은 시간이 가고 마지막 날이 되었다. 아이들과 아쉽지만 작별인사를 하고 밀라노에 왔다. 2주동안 여러 아이들 속에서 시끌벅적하게 있다가 갑자기 혼자가 되니 외로움이 밀려왔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을. 2주라는 시간 동안 다양한 나라에서 온 아이들과 어울리며 조금이나마 그 나라 문화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고 또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하는지도 배울 수 있었 던 것 같아서 의미있었던 시간인 것 같다. 단순히 봉사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외에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