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일본 야마구치, 샴푸 없는 10일

작성자 나미선
일본 NICE/58 · KIDS/ EDU 2012. 08 일본 야마구치

Hagi (Yamaguch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8월 9일
워크캠프 첫날! 시모메역에서 좀 많이 기다린 후 캠프 코디네이터인 야수가 차로 우리를 데리러 왔다. 원래 9일부터 22일까지의 일정이었는데 현지 사정상 10일부터 20일까지로 갑작스럽게 변경되어 9일은 홈스테이를 할 수 있다고 해서 9일부터 미팅포인트로 갔지만 홈스테이 안하고 바로 캠프로 갔다. 이 날은 한국인 캠퍼 5명밖에 없어서 캠프 스탭들이 저녁을 해 주셨다.

8월 10일
본격적인 시작인 이 날에 모든 워크 캠퍼들이 도착하였다. 클리닝 팀, 쿠킹 팀 다 정하고 자기소개 하였다. 인포짓에서도, 워크캠프 홈페이지에서도 전혀 못들은 사실인데 여기서 생활하면서 샴푸, 비누, 세제 전혀 못쓴단다. 정말 절망적이다. 그래서 머리도 물로 감을 수 밖에 없었고, 빨래도 마찬가지고…. 각자 먹은 밥은 천쪼가리로 닦은 다음에 물로 설거지 하였다. 비위생적이다 참으로.

8월 11일
아침부터 우리 캠프 장소인 학교 실내 대청소를 하였다. 그리고 오후에는 강사분들 모시고 스터디 했는데너무 지루했다. 그리고 내가 이날 저녁 쿠킹팀이라서 모니와 마리아와 비빔밥을 만들었다! 대성공적이었다. 밤에는 캠프파이어랑 웰컴파티를 하였다.

8월 12일
이 날부터 본격적인 일을 하였다. 나는 키즈캠프를 하러 왔는데 실상은 하드 워킹이었다. 정말로 너무 힘들었다. 벽돌을 나르고 대나무 옮기고 나무 껍질 벗기고 …이런 일을 하리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워크캠프 홈페이지에 올라온 정보와 실제가 너무 달라서 한국인 캠퍼들의 불만이 많았다. 현지 코디네이터가 내일 떠나고 진짜 캠프리더가 오기 때문에 저녁엔 코디네이터 야수를 위한 파티를 하였다.

8월 13일
새로운 캠프 리더가 왔지만 에코샴푸를 가져온다고 했는데 안가져왔다. 그래서 또 다시 물로만 머리를 감았다. 여기 일이 너무 힘들어서 초콜렛이 너무 먹고프다. 이날 아침이랑 점심 쿠킹팀이었는데 밥의 양을 잘못 맞춰서 망했다. 모두들 배고파 했다.

8월 14일
오늘은 온천가는날이다! 양로원가서 우리가 그동안 준비한 올챙이송과 노토로 초등학교 교가를 불렀다. 할머니들이 너무 우셔서 마음이 짠했다. 온천가서 정말 오랜만에 미친듯이 샴푸로 머리를 감았다. 기분 최고였다. 그리고 하기 성터 들르고 마을 회관가서 마쯔리 참여했다. 마쯔리에서도 마을 주민분들 모아놓고 올챙이송이랑 응원가? 불렀는데 그 응원가가 예전 일본 군가였다는 사실에 캠프 호스트인 이토상이 한국인 캠퍼들에게 사과하였다.

8월 15일
이날은 프리데이다. 야마구치의 베스트 관광지인 루리코지에 다녀왔다. 그리고 유다온센 지역가서 족욕도 하였다. 캠프로 돌아와서 일본인 캠퍼들과 광복절에 대해 회의하면서 역사토론을 하였다. 일본인들이 일제강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교과서에 배우는 내용들을 알게 되었다. 우리도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역사에 대해 알려주고 위안부의 실체를 알려주자 일본인 캠퍼 료코가 울면서 뛰쳐나갔다. 광복절날 이렇게 서로의 역사에 대해 토론하는 진지한 자세가 너무나 뜻 깊었던 시간이었다.

8월 16일
아침부터 통나무 나르기 너무 힘들었다. 너무나 고된 일 탓에 현기증을 느껴서 잠시 나는 쉬었다. 점심은 근처 계곡에 가서 오니기리를 먹었다. 저녁에 한국문화 시간을 가져서 공항에서 가져왔던 팜플렛으로 한식, 한옥, 한지, 한글, 소녀시대 등을 설명하였다. 다들 너무 경청해 주시고 질문도 많이 해주셔서 뿌듯한 시간이었다.

8월 17일
엄청엄청 힘든 하드워킹이었다. 삽으로 수로를 파고 낫으로 땅을 일구고 통나무 옮기고 … 여자로선 정말 하기 힘든 일이었다. 계속되는 불만이 쌓이자 캠프 호스트인 이토상이 화가 나셨다. 그런데 우리는 키즈캠프를 하러 왔는데 왜 하드워킹 하냐고 묻자 nice와 iwo사이에 정보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책임을 회피하였다. 이날 내 사촌동생 하모니의 생일이어서 모든 캠퍼들과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하였다.
8월 18일
풀과 흙으로 뒤덮여 버린 돌계단을 다시 원상태로 복귀시키는 일을 하였다. 너무너무 힘들었다. 더위도 힘들도 벌레도 힘들고 … 여기 와서 모기에 100방은 족히 물린 것 같다. 통신도 안터져서 가족들과 연락하는데도 힘이 들었다. 이날 만든 불고기는 맛있었다. 저녁에 매실사케 먹었는데 끝내줬다. 카드게임도 너무 재밌었다.

8월19일
마지막날이다. 학교 대청소를 한 다음에 옷갈아입고 마을 주민분들에게 파티 초대장 돌리러 갔다. 캠프로 돌아와서 잡채와 고추장 불고기를 만들었다. 캠프에 도움을 주시고 관심이 있는 분들이 오셔서 작은 파티를 하였다. 우리가 그동안 지냈던 사진들을 모아서 사진전도 하고 그림연극도 보았다. 마지막날마 올 것 같지 않았는데 왔다. … 하드워킹은 너무나 힘들어서 탈출하고 싶었지만 너무나 귀엽고 착한 캠퍼들을 만나서 너무나 좋은 추억을 안고 돌아간다. 죽을것처럼 힘들었지만 진짜 재밌었던 워크캠프였다. 특히 광복절날 역사회의는 나에게 너무 뜻깊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