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혼자 떠난 인도, 워크캠프에서 답을 찾다
Open Nature 4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를 처음으로 결정한 계기는 인도에 가고 싶은데 함께 갈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웠고, 혼자 여행하자니 무서워서 였다. 한달간의 시간이 주어졌고 난 그중에 대부분을 워크캠프에서 보내게 되었다. 결과는 너무 만족스러웠고 나는 내 유럽여행에 워크캠프를 다시 포함 시키기로 했다. 그렇게 했지만 겨울에 유럽에서 열리는 워크캠프는 그 수가 제한적이고 이미 많이 마감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항상 신기한 것은 앞서 갔던 인도 워크캠프에서도 그랬지만 선택지가 한 개 뿐이어서 어쩔 수 없이 선택 된 워크캠프가 나에게 너무 잘 맞는 워크캠프였다. 내가 단순히 운이 좋은 것인지 워크캠프의 모든 프로그램이 웬만하면 나와 잘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선택한, 아니 여행기간에 맞출 수 있는 거이 하나뿐이어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워크캠프는 이탈리아 로마 근교의 도시, 몸페오에 위치한 올리브 농장에 가서 농장 주인을 돕는 프로그램이었다. 평소 환경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농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또한 농장 주인이 채식주의자여서 무조건 세번의 식사가 채식으로 준비된다고 했다. 체력적으로 아주 힘들것이라는 안내도 있었다. 가장 나에게 와닿았던 것은 채식으로 준비되는 식사였다. 그 때 난 채식 1년차가 되었던 차에 공동체 생활에서 가장 문제가 될 식사를 완벽하게 해결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 딱 맞춘 프로그램이라고 이마를 탁 치고는 바로 신청했다. 그 때 당시 나는 캐나다에 있었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다시 캐나다로 와야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는 비행기값이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로마에서 몸페오로 가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고 기차값도 굉장히 싸다.(2유로 정도) 도착한 역에는 이미 몇명의 캠퍼가 있었다. 비교적 이 프로그램은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6명 밖에 되지 않았고 신기한 점은 모든 캠퍼들의 국적이 달랐다는 점이다. 캠프 리더(농장주인)은 약속시간에 꽤 늦었다. 보통은 캠퍼들이 늦기 때문에 자기가 기다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변명이야!'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덕분에 많은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가 있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고맙기도 했다. 몸페오는 너무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옛날의 고풍스러운 느낌과 잘 정비되어있었고, 마을에 있는 바에서는 말은 통하지 않지만 항상 미소로 맞이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매년 찾아오는 농장의 손님들에 익숙해져 있는 듯했다. 직접적인 교류가 있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우리를 암묵적으로 환영한다는 느낌은 충분히 받을 수 있었다. 도착한 곳을 보니 우리가 묵을 게스트 하우스가 있었다. 농장 주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시설은 우리나라의 펜션과 흡사했다. 숙소 곳곳에 친환경적인 요소들을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왔다. 따뜻한 물은 태양열로 데우고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이 소소한 것까지 신경 쓴 숙소였다. 봉사자들만을 위한 곳은 아니고, 종종 손님들을 받기도 하기 때문에 시설은 보장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겨울에도 많이 춥지 않은 로마라 그런지 난방장치는 잘 안되어있었다. 가끔 저녁에 잘 때 춥기도 했다. 아, 그래서 침낭은 꼭 필요하다. 숙소에는 우리 말고도 1년 정도 머무르는 핀란드 언니 2명과 자전거 여행을 하다 들른 남자아이 1명 그리고 그 전 캠프 참가자가 계속 남아있던 여자아이를 포함하여 총 10명이 함께 지냈다. 이번 캠프의 참가자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캠프를 참가하고 좋아서 캠프에 다시 온 케이스다. 호불호가 갈리는 캠프이긴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너무 매력적이라 또 다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자마자 우리는 식사 대접을 받았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손님을 받으면 식사까지도 대접하기 때문에 모든 식기들이 다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에게는 유기농 제품을 야박하게 쓰기도 했지만 그래도 높은 수준의 음식들을 먹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단체 생활을 하면서 채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겪었던 불편함이 없어서 더더욱 좋았고, 농장주인 부인의 다양한 채식 레시피 또한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첫 날이기 때문에 테이블 세팅, 요리, 설겆이 까지 원래 있던 캠퍼들이 해주었지만 다음날부터는 스케줄을 만들어서 테이블 세팅과 설거지를 캠퍼들이 맡아서 했다. 요리는 캠퍼 농장 부인께서 해주는 데 맛도 일품이고 건강에도 좋다! 다만 한국에서 나고 태어나 한국음식을 너무 사랑하는 나에게는 아침에 빵과 시리얼을 먹는 것이 고역이었으나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더라. 처음으로 일을 하러 가던 날, 심장이 두근두근 빠르게 뛰었다. 살짝 기분 좋으면서도 인포싯에 써있던 '굉장히 많이 체력적으로 힘들수 있음'이란 글자가 아른아른 거렸다. 평소에 체력이라면 자신있던 나지만 나이가 한 살한살 더해가면서 그 자신감은 이루말할 수 없을 만큼 떨어졌다. 농장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차로 1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었고 농장주인의 차를 타고 다같이 갔다. 날이 좋은 날은 다 함께 걸어가기도 했는데 30-40분 정도 걸린다. 가끔은 피곤해서 얼른 차에 타곤 했지만 아무리 귀찮아도 걸을 수 있다면 걷기를 추천한다.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캠프의 목적은 올리브 수확기에 올리브를 따는 것이다. 올리브 나무 밑에 그물을 깔고 농장주인의 사다리에 올라가 나무가지를 잘라 바닥으로 떨어트리면 그 나무가지에 붙은 올리브를 캠퍼들이 따는 작업이다. 어느정도 나뭇가지를 정리했으면 몇 명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나머지를 정리한다. 나무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올리브가 바닥으로 떨어지면 그물을 잘 모아 상자에 담는다. 이 것 말고도 숙소에서 하는 올리브 다듬기, 올리브 청소하기 등의 일들이 있지만 대표적이고 대부분의 일은 올리브 따기이다. 체력적으로는 아주 힘들지는 않지만 힘들기는 하다. 중간중간 서로 이야기 하면서 노래도 부르고 농담도 해가며 서로를 도와가며 일하는 분위기가 아니였다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유쾌한 캠퍼들을 만난다면 일 또한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먼저 '유쾌하고 열심히 일하는 캠퍼가 되야지!' 다짐하고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체력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내가 덜 하면 다른 사람들이 더 힘들어지게 되니 남들도 독려하면서 가끔 농담도 하고 노래도 해가면서 다같이 열심히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나는 운이 좋아서 너무 좋은 팀을 만났다. 농장 주인도 '너희는 왜 일하는 걸 이렇게 즐거워하는거야? 이상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하는 부분은 팀의 분위기가 어떠냐에 따라서 개인차가 많이 있을 것 같다. 가끔은 비가 오거나 아니면 농장주인이 개인적인 일로 시간이 없을 때, 숙소에서 쉬기도 한다.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모자랐던 잠을 보충하기도 하고, 인터넷 서핑을 하기도 하고, 함께 산책을 가기도 하고, 탁구를 치기도 하고, 농장 개와 놀기도 하면서 보냈다. 기간이 조금 짧은 축에 속하기 때문에 일을 하고 피곤한 상태에서도 친목을 위해 다같이 바에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 모든 것에 강제성은 없으며 몸이 너무 아프면 일하는 날에도 쉬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쉬는 날은 일주일에 1일이다. 보통 2일정도를 쉬는 듯 했는데, 우리 팀은 총 3일 정도를 쉰 것 같다. 쉬는 날에는 숙소비와 식사값으로 어느정도를 지불해야하는데 보통은 여행을 떠나거나 한다고 해서 우리도 로마로 여행을 갔다. 보통은 다음날 일이 있기 때문에 과음을 하지 못하는데 여행을 가서는 마음껏 술도 마시고 서로 속내를 털어놓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쉬는 날에는 농장에 있기보다는 가까운 도시를 여행하기를 추천한다. 마지막 날, 서로를 아쉬워하는 표정으로 우리는 몸페오를 떠났다.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고, 모든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여행을 생각하며 슬픈 생각을 접고 다시 미지의 세계로 출발했다. 처음은 모든 것이 새로웠기 때문에 두근거림과 두려움이 함께 공존했다. 캐나다의 생활이 만족스러워서 워크캠프를 가지 않고 캐나다에 더 머물고 캠프를 취소할까도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하다. 내가 그때 취소를 했더라면 나는 인생에서 기억될 추억을 안락함과 익숙함때문에 잃었을 테니까. 하지만 모든 것은 자기 하기에 달린 것 아닐까. 모든 일에는 개인 차가 있을 테니 필자의 경험을 너무 믿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내 경험보다 더 멋지고 놀라운 경험을 할 수도 있고 그저그런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제발 나보다 더 멋진 경험을 하기를 바라며, 이 글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혹시나 가기로 결정했다면 나는 당신이 너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