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파리 근교, 홀로 떠난 용감한 첫 워크캠프
ATHIS MON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내가 워크캠프를 알게 된 것은 학기초였다. 학교의 공지를 통해서 워크캠프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알아보니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바로 신청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내가 가게 된 곳은 프랑스의 ‘아티스 몽스’ 라는 파리에서 약간 떨어진 지역이었다. 처음에는 가게 된다는 사실에 신났지만 점점 일말의 불안감이 찾아왔다. 나이도 어리고, 영어를 하는 것도 문제고, 더군다나 혼자 미팅포인트 장소까지 가야 한다니!!!!!!!!!! 다른 건 괜찮았는데 정말 걱정되는 건 혼자서 미팅포인트까지 찾아가야 한다는 점이었다. 과연 내가 무사히 미팅포인트까지 찾아갈 수 있을까…. 할 수 있을까… 정말 출발하기 하루 전까지도 그 생각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드디어 7월 10일! 떨리는 마음으로 찾아간 미팅포인트….. 딱 가보니 기차역이 휑~ 두리번거리다가 저기 건너편에 있는 큰 가방을 가지고 있는 일행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긴가 민가 해서 일단 가보자!! 라는 심정으로 건너편으로 건너갔다. Workcamp? 라고 물어보니 Oh!!! Yes!!! Yes!!!! 라면서 반겨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영어 잘하냐는 질문… 솔직히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을 할 것인가… 몇 초간 고민하다가 딱히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조금 할 줄 안다고 말을 했더니…. 이 친구들이 내가 영어를 진짜 못하는 걸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나를 빼놓고 자기들끼리 얘기를 하는 것이다. 내가 끼어들고 싶어도 자기들끼리 무슨 할 얘기가 많은지 계속 얘기를 하는 것이다. 내 성격이 좀 소심한 탓도 있지만 애들이 영어를 너무 잘했다. 진짜 잘했다. 한국에 있었을 때 워크캠프에 모인 애들도 영어 못한다고 우리랑 수준 비슷하다고 하길래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 애들이 영어를 정말 잘하는 것이었다!!!! 자기나라의 모국어인양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었다. 오자마자 어떤 큰 벽에 가로막힌 느낌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하나 둘씩 오는데… 나는 솔직히 한국인은 나 혼자여도 다른 동양인 애들도 있겠거니 싶었는데 다들 서양 애들이고 동양인은 나 혼자인 것이었다! 정말 막막했다… 동양인 혼자여도 좋은 점도 있겠지만 애들이 다들 영어를 너무 잘하고 모국어는 달라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다 되니까 그 속에서 나는 소외감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막막했다. 여기서 어떻게 3주를 버틸지 벌써부터 그런 고민이 드는 것이었다. 어쨌든 이런저런 걱정을 하고 있는 사이 리더가 와서 같이 베이스캠프로 향했다. 우리 팀이 머물게 된 베이스 캠프는 아파트였다. 아파트의 한 호실을 빌려서 거기서 3주 동안 생활 하는 것이었다. 작은 아파트에 14명이 같이 생활을 한다니… 완전 정신 없는 3주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첫날은 일을 하지 않고 서로 자기소개를 하면서 홈팀을 정하고 우리가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일단 모인 친구들을 소개하자면 우리 팀의 리더인 소피와 블쥐니 이렇게 프랑스인 2명, 러시아에서 온 타냐와 냐스탸, 체코에서 온 피터와 로만, 스페인에서 온 하비엘과 카렌, 터키에서 온 에킨과 세르타치, 세르비아에서 온 낸시와 미릿샤, 우크라이나에서 온 스타스, 한국에서 온 나를 포함해서 총 14명 이었다. 정말 다양한 국가와 서로 다른 국가를 가진 아이들의 모임이었다. 친구들의 소개만 봐도 정말 정신 없고 복잡한 3주가 될 것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는가? 이렇게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나서 우리들은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어떤 아파트를 새로 페인트칠하고 한쪽 벽면에 모자이크를 만드는 일이었는데 처음에 이런 일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속으로 쉽다고 생각했다가 정말 후회했다.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일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다시 쓰도록 하고… 다음으로 홈팀을 정했다. 2명이 한팀이 되어서 그 날 홈팀인 사람들은 일을 안하고 집에서 머물면서 집안일과 음식을 하는 식으로 하고 제비 뽑기로 홈팀을 정했는데… 정하고 보니 내가 바로 내일 홈팀인 것이었다!! 체코에서 온 로만과 함께 말이다. 아니 바로 홈팀이라니!!! 내가 요리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로만도 요리를 잘 못한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대충 로만이랑 무엇을 만들지, 너는 어떤 요리를 할 수 있는지 얘기를 하고 나서 아이들한테 어떤 것이 먹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냥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 달란다. 그래서 밥이랑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야채요리들이랑 샐러드를 만들기로 했다. 솔직히 워크캠프에 오기 전에 외국 애들한테 불고기랑 호떡을 만들어주면 정말 좋아한다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불고기 소스랑 호떡믹스를 가져가긴 했는데… 그건 훗날을 위해 아껴두기로 하고 평범한 요리를 하기로 했다. 그 날의 저녁은 파스타와 치즈와 샐러드! 배가 고팠던 지라 맛있게 먹었다. 근데 이런 음식들을 워크캠프 하면서 매일매일 먹으니 나중에는 매운 음식이 정말 너무 그리웠다… 이렇게 식사를 마친 뒤 우리들은 각자 잡은 자리에 가서 매트를 깔고 침낭을 깔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렇게 워크캠프의 첫날이 지나갔다.
그 다음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날!! 내가 제일 먼저 일어났다. 아마 익숙하지 않은 곳에 혼자 있다 보니 저절로 눈이 떠지는 것 같았다. 원래 홈팀은 일을 안하는 건데 오늘은 특별히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첫날이라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듣기 위해 다같이 일하는 장소로 갔다. 아파트 1층과 그 계단까지만 페인트 칠을 하고 한쪽 벽면에 모자이크를 만든다고 하는데 모자이크를 만들어야 하는 벽을 보니까 한 6미터? 7미터쯤 되는 것 같았다. 일단 그 벽에 모자이크를 하기 위해서 어떤 밑그림이 필요한지 서로 상의를 했다. 그리하여 정해진 밑그림은 가운데에 지구가 있고 그 지구를 두 손이 받치고 있으며 양 옆으로 사람들이 서로서로 손을 잡고 있는 그런 그림이었다. 첫날이니 모자이크를 할 큰 종이 위에 밑그림만 그리고 오늘 일은 여기서 마치는 것으로 정하였다. 이 세상을 상징하는 여러 동물들도 그리고 사람들도 그리고 지구도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그리다 보니 어느새 밑그림이 완성이 되었다. 여기까지만 한 뒤 집에 가서 홈팀인 나와 로만은 열심히 어제 만들기로 한 밥과 야채 요리들과 (야채요리라고 해 봤자 그냥 당근과 양파 그런 것들을 볶은 요리였다.) 샐러드를 만들었다. 그렇게 식사를 하는데 이 아이들은 정말 항상 치즈를 같이 곁들여 먹는 것 이었다. 정말 항상 빼놓지 않고 매일매일 같이 먹는 것이었다. 애들이 너무 잘 먹길래 나도 한번 먹었다가 내 입맛과는 맞지 않아서 그 뒤로는 치즈를 잘 안 먹었지만…. 하여간 여기 애들은 치즈를 무슨 간식처럼 잘라먹는걸 보고 놀랬던 그런 기억이 있다.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14명이 먹는 거니까 많이 준비해야 하기도 했고 특히나 식사 하고 난 후에는 설거지 양이 진짜 많았다. 로만과 나는 그냥 묵묵히 설거지만 할뿐… 양이 진짜 많았다. 그리고 애들이 밥을 먹고 난 뒤에도 차나 커피나 간식이나 이런 것들을 먹는데 그런 것도 다 치워야지… 진짜 청소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홈팀이 되면 그냥 일을 하는 것 보다 할 일이 더 많았다. 정말 집안일들이 많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밤이 되서야 좀 쉴 수 있었다. 프랑스에 와서 신기했던 것들 중 하나가 여기는 해가 정말 늦게 진다는 점이었다. 밤 10시여도 밖이 훤하다. 그래서 처음 여기 왔을 때 시간 가늠을 잘 못했었다. 오후 4시인 것 같은데 시계를 보면 8시 이러니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정신 없는 하루가 지나갔다.
우리는 항상 아침 8시 40분쯤 되면 일터로 향했다. 아침은 그냥 각자 알아서 먹는 식이었다. 사람을 나눠서 한 팀은 모자이크를 할 준비를 하고 한 팀은 페인트칠을 하는 식으로 일을 하였다. 페인트칠을 하는 것이 처음인지라 좀 서툰 면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잘할 수 있었다. 페인트칠을 몇 일에 걸쳐서 하고 있는데 우리의 기술적 부분의 리더인 블쥐니가 하는 말이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모자이크를 완성 못할 것 같다고 해서 페인트칠을 하던 팀들도 다들 와서 모자이크 하는 일을 도왔다. 원래의 모자이크 밑그림은 동물들이 같이 있는 그런 그림이었는데 블쥐니가 이런 것 까지 같이 하면 도저히 제 시간 안에 못 끝낼 것이라고 해서 동물들은 삭제하고 중요한 사람과 지구, 손 이렇게 3부분만 하기로 했다. 나머지 남는 부분들은 그냥 색을 나눠서 채우는 식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모자이크를 하는데 모자이크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가로 세로 3cm 정도 크기의 불투명 유리로 된 모자이크 조각들을 일일이 하나하나 손으로 다 붙여야 하는데 정말 눈 아프고 허리 아프고 하는 그런 작업이었다. 근데 그것도 그냥 모자이크 조각 자체를 크게 붙이면 괜찮은데 그걸 또 3등분 4등분 잘라서 붙여야 하니까 정말 손이 많이 갔다. 밑그림 위에 풀을 묻힌 모자이크 조각들을 하나하나 붙이는 일을 몇 시간이고 하다 보니 정말 온몸이 뻐근했다. 하지만 우리의 기술리더인 블쥐니가 빨리 하지 않으면 지금 이렇게 동물을 생략한 모자이크도 제 시간 안에 못 끝낼 것 같다고 하길래 속도를 내면서 모자이크를 했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모자이크에 매달리고 몇몇 아이들만 페인트칠을 마무리 하는 그런 식으로 매일매일 일을 하였다. 모자이크를 할때 마다 말이 없어지는 우리들… 처음에는 얘기하다가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말이 없어진다. 왜냐하면 힘드니까! 그래도 중간중간 간식도 먹고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쉬는 시간을 가지긴 했는데 그때만 애들이 활기찼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 조용해진다. 침묵 속에서 일하는 우리들… 정말 웃겼다. 매일매일 모자이크에만 매달리다 보니까 서서히 완성될 기미가 보이고 있었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저걸 언제 다 완성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같이 모여서 열심히 묵묵히 하다 보니 어느새 모자이크가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점점 완성되어가는 모자이크를 보면서 정말 뿌듯했다. 이렇게 서서히 완성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들은 어느새 익숙해진 손길로 빠르게 모자이크를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뭐 그렇게 서두른 이유에는 블쥐니가 말했던 ‘너희들 모자이크 빨리 완성하면 프리데이를 하루 정도는 가질 수 있을 거야.’ 이 말도 한 몫 하긴 했다.
하루에 보통 5시간에서 6시간 정도 일을 하였다. 아침 9시부터 일을 시작해서 2시나 3시쯤 되면 일이 끝났다. 일하는 동안은 한번의 쉬는 타임만 있을 뿐 밥도 안 먹고 그냥 일만 하는 그런 식이었다. 그렇게 일이 끝나면 배고픔을 호소하면서 집에 가서 그때 식사를 하는 그런 식이었다. 그 뒤로는 자유시간! 몇몇 애들은 카드게임이나 보드게임을 하면서 노는 아이들도 있고 몇몇 애들은 파리로 놀러 나가는 그런 아이들도 있었다. 나는 쉴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파리로 놀러 나가거나 했다. 이렇게 따로따로 놀 때도 있었지만 주말이 되면 같이 소풍을 가거나 같이 가고 싶은 곳에 간다거나 했다. 베르사유 궁전에 같이 가보기도 하고 오르세 미술관에 가기도 하였다. 또 3주간 워크캠프를 하면서 중간중간 행사도 있었는데 다른 워크캠프 팀이랑 만나는 미팅이 2번 있었고 그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바비큐 파티도 2번 있었다. 정말 다들 즐거운 경험 이었다. 워크캠프를 하면서 이런저런 재밌는 추억들을 많이 만드는 것 같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우리들의 일도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모자이크도 이제 완성 단계에 들어가서 우리들은 쉬엄쉬엄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내면서 불고기도 해주고 호떡도 해주고 그랬는데 불고기를 처음에 만들었을 때는 소스 조절을 못해서… 애들한테 맛있다는 소리를 못 들었다… 원래 이 아이들은 자기들이 맛있으면 맛있다고 말을 해주는 아이들인데 맛있다는 말이 안 나온걸 보니 맛이 없었던 것이 분명했다. 정말 미안했다. 그래서 두 번째로 했을 때는 애들의 입맛을 고려해서 사과를 갈아 넣어 좀 단맛이 나게끔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었더니 애들이 맛있다고 해주는 것이 아닌가!!! 정말 감동이었다. 그리고 호떡을 만들었을 때는 정말 애들이 잘 먹었다. 내가 해놓은 호떡들을 맛있다고 계속 먹는 아이들을 보니 정말 흐뭇했다. 외국 애들한테는 아무래도 좀 단 음식들이 잘 먹히는 것 같았다.
모자이크가 마무리 되고, 페인트칠도 마무리가 다 되어서 워크캠프 끝나는 전날에 지역 주민들과 같이 모여서 조촐한 기념 파티를 열었다. 같이 음식도 나누어 먹고 사진도 찍으면서 얘기도 나누고 그랬다. 그렇게 고생하면서 만든 모자이크를 보니 정말 뿌듯하기도 하고 내가 한 일이 이렇게 여기에 남는구나 라고 생각하니 워크캠프를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크캠프가 끝나는 마지막 밤에는 다들 잠자기 싫어서 밤 늦게까지 얘기를 나누는 애들도 있었다. 드디어 워크캠프가 끝나는 날, 서로서로 포옹을 하며 잘 지내라고 인사 나누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그렇게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면서 3주간의 길고도 짧은 워크캠프는 끝이 났다. 그 동안의 추억들을 생각하면 그립기도 하지만 우리들은 아직 연락을 주고받으니까 괜찮다!! 우리에게는 페이스 북이 있으니까!! 가끔씩 아이들이 페북에 올려놓은 사진들을 보면서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정말 많은 일들도 있었고,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많은 추억들도 만들었던 것 같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워크캠프!!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드디어 7월 10일! 떨리는 마음으로 찾아간 미팅포인트….. 딱 가보니 기차역이 휑~ 두리번거리다가 저기 건너편에 있는 큰 가방을 가지고 있는 일행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긴가 민가 해서 일단 가보자!! 라는 심정으로 건너편으로 건너갔다. Workcamp? 라고 물어보니 Oh!!! Yes!!! Yes!!!! 라면서 반겨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영어 잘하냐는 질문… 솔직히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을 할 것인가… 몇 초간 고민하다가 딱히 잘하는 편이 아니어서 조금 할 줄 안다고 말을 했더니…. 이 친구들이 내가 영어를 진짜 못하는 걸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나를 빼놓고 자기들끼리 얘기를 하는 것이다. 내가 끼어들고 싶어도 자기들끼리 무슨 할 얘기가 많은지 계속 얘기를 하는 것이다. 내 성격이 좀 소심한 탓도 있지만 애들이 영어를 너무 잘했다. 진짜 잘했다. 한국에 있었을 때 워크캠프에 모인 애들도 영어 못한다고 우리랑 수준 비슷하다고 하길래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 애들이 영어를 정말 잘하는 것이었다!!!! 자기나라의 모국어인양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었다. 오자마자 어떤 큰 벽에 가로막힌 느낌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하나 둘씩 오는데… 나는 솔직히 한국인은 나 혼자여도 다른 동양인 애들도 있겠거니 싶었는데 다들 서양 애들이고 동양인은 나 혼자인 것이었다! 정말 막막했다… 동양인 혼자여도 좋은 점도 있겠지만 애들이 다들 영어를 너무 잘하고 모국어는 달라도 영어로 의사소통이 다 되니까 그 속에서 나는 소외감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정말 막막했다. 여기서 어떻게 3주를 버틸지 벌써부터 그런 고민이 드는 것이었다. 어쨌든 이런저런 걱정을 하고 있는 사이 리더가 와서 같이 베이스캠프로 향했다. 우리 팀이 머물게 된 베이스 캠프는 아파트였다. 아파트의 한 호실을 빌려서 거기서 3주 동안 생활 하는 것이었다. 작은 아파트에 14명이 같이 생활을 한다니… 완전 정신 없는 3주가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첫날은 일을 하지 않고 서로 자기소개를 하면서 홈팀을 정하고 우리가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일단 모인 친구들을 소개하자면 우리 팀의 리더인 소피와 블쥐니 이렇게 프랑스인 2명, 러시아에서 온 타냐와 냐스탸, 체코에서 온 피터와 로만, 스페인에서 온 하비엘과 카렌, 터키에서 온 에킨과 세르타치, 세르비아에서 온 낸시와 미릿샤, 우크라이나에서 온 스타스, 한국에서 온 나를 포함해서 총 14명 이었다. 정말 다양한 국가와 서로 다른 국가를 가진 아이들의 모임이었다. 친구들의 소개만 봐도 정말 정신 없고 복잡한 3주가 될 것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는가? 이렇게 서로 자기소개를 하고 나서 우리들은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어떤 아파트를 새로 페인트칠하고 한쪽 벽면에 모자이크를 만드는 일이었는데 처음에 이런 일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속으로 쉽다고 생각했다가 정말 후회했다.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일에 대한 얘기는 나중에 다시 쓰도록 하고… 다음으로 홈팀을 정했다. 2명이 한팀이 되어서 그 날 홈팀인 사람들은 일을 안하고 집에서 머물면서 집안일과 음식을 하는 식으로 하고 제비 뽑기로 홈팀을 정했는데… 정하고 보니 내가 바로 내일 홈팀인 것이었다!! 체코에서 온 로만과 함께 말이다. 아니 바로 홈팀이라니!!! 내가 요리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로만도 요리를 잘 못한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대충 로만이랑 무엇을 만들지, 너는 어떤 요리를 할 수 있는지 얘기를 하고 나서 아이들한테 어떤 것이 먹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냥 너희들이 할 수 있는 요리를 만들어 달란다. 그래서 밥이랑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야채요리들이랑 샐러드를 만들기로 했다. 솔직히 워크캠프에 오기 전에 외국 애들한테 불고기랑 호떡을 만들어주면 정말 좋아한다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불고기 소스랑 호떡믹스를 가져가긴 했는데… 그건 훗날을 위해 아껴두기로 하고 평범한 요리를 하기로 했다. 그 날의 저녁은 파스타와 치즈와 샐러드! 배가 고팠던 지라 맛있게 먹었다. 근데 이런 음식들을 워크캠프 하면서 매일매일 먹으니 나중에는 매운 음식이 정말 너무 그리웠다… 이렇게 식사를 마친 뒤 우리들은 각자 잡은 자리에 가서 매트를 깔고 침낭을 깔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렇게 워크캠프의 첫날이 지나갔다.
그 다음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날!! 내가 제일 먼저 일어났다. 아마 익숙하지 않은 곳에 혼자 있다 보니 저절로 눈이 떠지는 것 같았다. 원래 홈팀은 일을 안하는 건데 오늘은 특별히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첫날이라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듣기 위해 다같이 일하는 장소로 갔다. 아파트 1층과 그 계단까지만 페인트 칠을 하고 한쪽 벽면에 모자이크를 만든다고 하는데 모자이크를 만들어야 하는 벽을 보니까 한 6미터? 7미터쯤 되는 것 같았다. 일단 그 벽에 모자이크를 하기 위해서 어떤 밑그림이 필요한지 서로 상의를 했다. 그리하여 정해진 밑그림은 가운데에 지구가 있고 그 지구를 두 손이 받치고 있으며 양 옆으로 사람들이 서로서로 손을 잡고 있는 그런 그림이었다. 첫날이니 모자이크를 할 큰 종이 위에 밑그림만 그리고 오늘 일은 여기서 마치는 것으로 정하였다. 이 세상을 상징하는 여러 동물들도 그리고 사람들도 그리고 지구도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그리다 보니 어느새 밑그림이 완성이 되었다. 여기까지만 한 뒤 집에 가서 홈팀인 나와 로만은 열심히 어제 만들기로 한 밥과 야채 요리들과 (야채요리라고 해 봤자 그냥 당근과 양파 그런 것들을 볶은 요리였다.) 샐러드를 만들었다. 그렇게 식사를 하는데 이 아이들은 정말 항상 치즈를 같이 곁들여 먹는 것 이었다. 정말 항상 빼놓지 않고 매일매일 같이 먹는 것이었다. 애들이 너무 잘 먹길래 나도 한번 먹었다가 내 입맛과는 맞지 않아서 그 뒤로는 치즈를 잘 안 먹었지만…. 하여간 여기 애들은 치즈를 무슨 간식처럼 잘라먹는걸 보고 놀랬던 그런 기억이 있다.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14명이 먹는 거니까 많이 준비해야 하기도 했고 특히나 식사 하고 난 후에는 설거지 양이 진짜 많았다. 로만과 나는 그냥 묵묵히 설거지만 할뿐… 양이 진짜 많았다. 그리고 애들이 밥을 먹고 난 뒤에도 차나 커피나 간식이나 이런 것들을 먹는데 그런 것도 다 치워야지… 진짜 청소할 것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홈팀이 되면 그냥 일을 하는 것 보다 할 일이 더 많았다. 정말 집안일들이 많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밤이 되서야 좀 쉴 수 있었다. 프랑스에 와서 신기했던 것들 중 하나가 여기는 해가 정말 늦게 진다는 점이었다. 밤 10시여도 밖이 훤하다. 그래서 처음 여기 왔을 때 시간 가늠을 잘 못했었다. 오후 4시인 것 같은데 시계를 보면 8시 이러니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이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게 정신 없는 하루가 지나갔다.
우리는 항상 아침 8시 40분쯤 되면 일터로 향했다. 아침은 그냥 각자 알아서 먹는 식이었다. 사람을 나눠서 한 팀은 모자이크를 할 준비를 하고 한 팀은 페인트칠을 하는 식으로 일을 하였다. 페인트칠을 하는 것이 처음인지라 좀 서툰 면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 잘할 수 있었다. 페인트칠을 몇 일에 걸쳐서 하고 있는데 우리의 기술적 부분의 리더인 블쥐니가 하는 말이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모자이크를 완성 못할 것 같다고 해서 페인트칠을 하던 팀들도 다들 와서 모자이크 하는 일을 도왔다. 원래의 모자이크 밑그림은 동물들이 같이 있는 그런 그림이었는데 블쥐니가 이런 것 까지 같이 하면 도저히 제 시간 안에 못 끝낼 것이라고 해서 동물들은 삭제하고 중요한 사람과 지구, 손 이렇게 3부분만 하기로 했다. 나머지 남는 부분들은 그냥 색을 나눠서 채우는 식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모자이크를 하는데 모자이크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가로 세로 3cm 정도 크기의 불투명 유리로 된 모자이크 조각들을 일일이 하나하나 손으로 다 붙여야 하는데 정말 눈 아프고 허리 아프고 하는 그런 작업이었다. 근데 그것도 그냥 모자이크 조각 자체를 크게 붙이면 괜찮은데 그걸 또 3등분 4등분 잘라서 붙여야 하니까 정말 손이 많이 갔다. 밑그림 위에 풀을 묻힌 모자이크 조각들을 하나하나 붙이는 일을 몇 시간이고 하다 보니 정말 온몸이 뻐근했다. 하지만 우리의 기술리더인 블쥐니가 빨리 하지 않으면 지금 이렇게 동물을 생략한 모자이크도 제 시간 안에 못 끝낼 것 같다고 하길래 속도를 내면서 모자이크를 했다. 거의 모든 아이들이 모자이크에 매달리고 몇몇 아이들만 페인트칠을 마무리 하는 그런 식으로 매일매일 일을 하였다. 모자이크를 할때 마다 말이 없어지는 우리들… 처음에는 얘기하다가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말이 없어진다. 왜냐하면 힘드니까! 그래도 중간중간 간식도 먹고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쉬는 시간을 가지긴 했는데 그때만 애들이 활기찼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 조용해진다. 침묵 속에서 일하는 우리들… 정말 웃겼다. 매일매일 모자이크에만 매달리다 보니까 서서히 완성될 기미가 보이고 있었다. 처음에 시작했을 때는 저걸 언제 다 완성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같이 모여서 열심히 묵묵히 하다 보니 어느새 모자이크가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점점 완성되어가는 모자이크를 보면서 정말 뿌듯했다. 이렇게 서서히 완성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들은 어느새 익숙해진 손길로 빠르게 모자이크를 완성해 나가고 있었다. 뭐 그렇게 서두른 이유에는 블쥐니가 말했던 ‘너희들 모자이크 빨리 완성하면 프리데이를 하루 정도는 가질 수 있을 거야.’ 이 말도 한 몫 하긴 했다.
하루에 보통 5시간에서 6시간 정도 일을 하였다. 아침 9시부터 일을 시작해서 2시나 3시쯤 되면 일이 끝났다. 일하는 동안은 한번의 쉬는 타임만 있을 뿐 밥도 안 먹고 그냥 일만 하는 그런 식이었다. 그렇게 일이 끝나면 배고픔을 호소하면서 집에 가서 그때 식사를 하는 그런 식이었다. 그 뒤로는 자유시간! 몇몇 애들은 카드게임이나 보드게임을 하면서 노는 아이들도 있고 몇몇 애들은 파리로 놀러 나가는 그런 아이들도 있었다. 나는 쉴 때도 있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파리로 놀러 나가거나 했다. 이렇게 따로따로 놀 때도 있었지만 주말이 되면 같이 소풍을 가거나 같이 가고 싶은 곳에 간다거나 했다. 베르사유 궁전에 같이 가보기도 하고 오르세 미술관에 가기도 하였다. 또 3주간 워크캠프를 하면서 중간중간 행사도 있었는데 다른 워크캠프 팀이랑 만나는 미팅이 2번 있었고 그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바비큐 파티도 2번 있었다. 정말 다들 즐거운 경험 이었다. 워크캠프를 하면서 이런저런 재밌는 추억들을 많이 만드는 것 같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우리들의 일도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모자이크도 이제 완성 단계에 들어가서 우리들은 쉬엄쉬엄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내면서 불고기도 해주고 호떡도 해주고 그랬는데 불고기를 처음에 만들었을 때는 소스 조절을 못해서… 애들한테 맛있다는 소리를 못 들었다… 원래 이 아이들은 자기들이 맛있으면 맛있다고 말을 해주는 아이들인데 맛있다는 말이 안 나온걸 보니 맛이 없었던 것이 분명했다. 정말 미안했다. 그래서 두 번째로 했을 때는 애들의 입맛을 고려해서 사과를 갈아 넣어 좀 단맛이 나게끔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었더니 애들이 맛있다고 해주는 것이 아닌가!!! 정말 감동이었다. 그리고 호떡을 만들었을 때는 정말 애들이 잘 먹었다. 내가 해놓은 호떡들을 맛있다고 계속 먹는 아이들을 보니 정말 흐뭇했다. 외국 애들한테는 아무래도 좀 단 음식들이 잘 먹히는 것 같았다.
모자이크가 마무리 되고, 페인트칠도 마무리가 다 되어서 워크캠프 끝나는 전날에 지역 주민들과 같이 모여서 조촐한 기념 파티를 열었다. 같이 음식도 나누어 먹고 사진도 찍으면서 얘기도 나누고 그랬다. 그렇게 고생하면서 만든 모자이크를 보니 정말 뿌듯하기도 하고 내가 한 일이 이렇게 여기에 남는구나 라고 생각하니 워크캠프를 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크캠프가 끝나는 마지막 밤에는 다들 잠자기 싫어서 밤 늦게까지 얘기를 나누는 애들도 있었다. 드디어 워크캠프가 끝나는 날, 서로서로 포옹을 하며 잘 지내라고 인사 나누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그렇게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면서 3주간의 길고도 짧은 워크캠프는 끝이 났다. 그 동안의 추억들을 생각하면 그립기도 하지만 우리들은 아직 연락을 주고받으니까 괜찮다!! 우리에게는 페이스 북이 있으니까!! 가끔씩 아이들이 페북에 올려놓은 사진들을 보면서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정말 많은 일들도 있었고,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많은 추억들도 만들었던 것 같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워크캠프!!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