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낯선 땅에서 찾은 따뜻한 마음

작성자 유경림
프랑스 CONC 123 · RENO 2012. 08 monfaucon-montigne

Montfaucon-Montign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첫 해외봉사활동을 머나먼 프랑스로 떠난다니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비행기에 탔다. 비행기에서 3주간 무슨 일들이 일어날 것이고 무슨 일들을 준비해야 할지 차분히 생각하며 12시간의 시간을 견뎠다. 프랑스에 막상 도착하고나니 이제야 낯선 이국 땅에 홀로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고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시작일을 잘 못 알아서 하루 늦게 미팅포인트에 도착했다. 이미 모여있는 참가자들 사이에 덩그러니 끼게 된 것 같아서 더욱 어색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미 도착해서 통성명을 한 참가자들을 뒤늦게 온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말도 걸어주며 일일이 챙겨주었다. 아시안은 나와 일본인 한 명뿐이라서 더욱 낯설게 느껴졌는데 그런 관심들이 나의 얼어붙은 마음을 깰 수 있었다. 3주간 해야 할 스케줄을 정하고 다음날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 마을주민들과 간단한 환영파티 겸 와인파티를 했는데 인심 좋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우리들을 반갑게 맞아주셨다. 국적은 다 달라도 눈빛으로도 충분히 그들의 호의를 느낄 수 있었다. 아침 7시 30분부터 시작하는 봉사활동은 마을의 돌 벽을 쌓는 것이었다. 돌 벽은 말 그대로 돌을 옮겨다가 글루를 이용해 붙이는 일이었는데 정말 노동을 하는 일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바로 일을 한다는 것이 힘들었는데 점점 몸이 적응해서 누가 깨우기도 전에 제 시간에 일어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식사당번을 하고 밥을 만들어 먹었는데 봉사 후에 먹는 점심은 정말 꿀맛이었다. 모든 참가자들이 순번을 정해서 식사를 하고 청소를 했다. 세계 각국의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당번이 아니어도 음식 만드는 걸 도와줬는데 그 과정에서 더욱 친밀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식사 후에는 참가자들이 게임을 정해서 주로 육체적인 게임을 했는데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게임은 공통적인 게임들이 많았다. 나는 주로 한국의 술자리게임들을 소개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다. 덕분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술을 잘 마시고 잘 노는 이미지로 만들어버렸다. 주말마다 근교로 여행을 갔는데, ‘낭트’라는 도시로 간 것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낭트는 처음 듣는 도시였는데 개인적으로는 빠리보다 좋았다. 아프리카와 중동등의 여러 문화들이 혼합되어 더욱 이국적인 분위기였는데 생동감 넘치고 에너지 가득한 매력적인 도시였다. 우리들은 그 곳에서 직접 싸온 샌드위치를 먹으며 그때의 모습들을 추억하기 위해 사진 찍기에 바빴다. 돌아오는 길에 사진을 다시 보니 너무 그리웠다. 또, Pays du fou 라는 놀이공원을 갔는데 그곳에서 주로 쇼를 관람했다. 프랑스만의 문화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날이 조금 더워서 힘들었지만 그만큼 프랑스에서 내가 무엇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는지를 생각할 수 있었다. 하루는 스포츠데이였는데 하루종일 배드민턴, 핸드볼, 농구, 꼬리 잡기 등 각종 스포츠를 즐겼다. 다들 텐트로 돌아가 코를 골며 잠들어버렸다. 주말이 끝나면 다시 봉사를 하는 일상적인 날로 돌아갔는데 하루하루 벽이 만들어져 가는 모습을 보며 우리들은 이제 어떤 벽이라도 다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포부를 들어냈다. 벽이 다 완성되고 마을사람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우리는 조그만 파티를 마련했다. 마을사람들을 초대하기 위해 직접 집집마다 찾아가 홍보포스터를 나눠주고 손짓발짓을 해가며 의사소통을 했다. 초대의 자리에 와준 마을사람들을 위해 각국의 핑거 \푸드를 마련했고 그 동안 있었던 우리들의 추억들을 보여주었다. 완성된 돌 벽을 보니 너무나 감격스러웠고 뿌듯했다. 나에게 남들은 먼 프랑스까지 가서 봉사할 일이 무엇이 있느냐고 물은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그 벽을 본 순간과 팀원들과 헤어지는 순간에는 그런 사람들에게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다. 3주 동안 나는 세계를 여행했고 그들에게 돈을 주고도 못 얻을 ‘유대’를 얻었다. 말이 정확하게 통하진 않았지만 눈을 보며 배려하는 손을 느끼며 국경과 언어와 나이를 초월하는 유대를 형성했다. 한국에 와서 다시 회상하고 있는 지금도 생생하게 아른거린다. 서로의 소식을 페이스북으로만 알 수 있지만 여전히 그리운 존재들이다. 한명한명 소중했고 모두에게 감사하다. 3주간의 워크캠프는 우물 안 개구리로만 살던 나에게 환한 세상을 볼 수 있는 빛을 제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