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벌몬트, 6명의 유쾌한 2주 동거기

작성자 황나은
미국 VFP26-12 · KIDS/ART 2012. 09 미국 벌몬트 주

KIDS AND OUTDOOR ACTIVITIE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Vermont에서의 6명의 유쾌한 2주간의 동거 :)

2012년 9월 2일 Penn station에서 Rutland, Vermont로 가는 기차를 탔다. 이미 2개월 전에 미국에서 지내다가 가는 터라 짐은 짐대로 많고 더운 날씨 때문에 조금은 지쳐있었지만, 새로운 생활에 대한 설렘으로 자리에 앉았다. Hudson강을 따라서 가는 Rutland행 기찻길은 4시간동안 편안하게 해주었다. 그리고 저녁 7시쯤 도착해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웃으며 반겨주었던 캠프리더 Peter와 같이 생활하게 될 Volunteer들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기차역에서부터 만난 6명의 유쾌한 2주간의 동거는 시작되었다.
숙소에 도착한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Community member중 한 분이 집을 워크캠프 기간 동안 빌려주셔서 그 집에서 머물렀기 때문이다. 침실이며 거실, 부엌 거기다 가장 신경 쓰였던 화장실까지 정말 완벽했다. 특히나 1주일정도 Rutland에 가기 전 뉴욕에서 호스텔생활을 했던 나였기에 더욱 신날 수 밖에 없었다. 2주간 지낼 방에 짐을 그냥 던져만 놓고 거실로 올라가 서로의 소개를 마친 뒤 첫날부터 6명의 여자들의 수다는 시작되었다.
다음날 2012년 9월 3일, Work camp일정이 시작되었다. 우리들의 할 일은 Belmont에 있는 Mt. Holly school에서 진행되었다. 우선 이틀에서 사흘 정도는 학교 주변을 따라서 만들어놓은 Nature Trail을 가꾸는 일이었다. 야외수업이나 야외활동을 할 때 아이들이 숲 사이로 만들어진 산책로를 따라서 다닌다. 하지만 계속 비도 왔고, 방학 동안 나무와 풀들이 무작위로 자란 터라 그 길을 따라가면서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목장갑을 끼고 각종 도구들을 이용해 Peter와 함께 산책로를 따라가며 각자 정원사와 목수가 되었다. 처음에는 남자 Volunteer가 없어서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했지만 project를 시작하자마다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각자 너무나도 척척 처음 해보는 것 같지 않게 너무나도 열심히 해서 짧은 시간에 금방 끝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흘 동안 Nature Trail을 가꾸고 본격적으로 아이들과의 학교생활이 시작되었다. 한 달 조금 넘게 지난 지금도 Mt. Holly에서의 추억은 잊을 수가 없다. 아이들 앞에서 소개하기 전에는 조금 두렵기도 했다. 혹시나 아이들과 못 친해질까, 아이들의 이야기를 혹여 잘 못 알아들을까 싶어서 이 생각 저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처음 만난 아이들은 정말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우리를 맞아주었고 오히려 본인들이 우리와 친해지고 싶어서 한마디라도 더 말을 걸어보려 했고 가까이 와서 먼저 자기소개도 하곤 했다. 그런 아이들의 관심과 행동 덕분에 더욱 빨리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특히나 Pink색을 좋아하는 센치한 3학년 Tate와 언제나 나를 흥미롭게 바라봐주던 4학년 Aisy와는 정말 좋은 친구가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관심 없는 듯 대답도 잘 안하고 근처에 오지도 않았던 Tate는 어느 샌가 항상 같이 학교생활을 하게 되어 2주간의 Work camp가 끝나갈 때쯤에는 달력을 보며 이제 다 끝나간다며 슬퍼했다. 그리고 헤어지는 날 울먹이던 11살 꼬마의 모습은 아직도 마음이 짠하다.
Belmont Mt. Holly school은 그리 큰 학교는 아니었다. Pre-Kindergarten부터 6th grade까지 약 100명의 아이들이 재학중인 학교였다. 각 학년에 매 시간마다 한번씩 들어가서 그들이 궁금해하는 한국과 그들이 모르는 한국에 대해 알려주고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마지막 2일~3일 동안은 큰 판자에 아이들과 함께 벽화 작업을 했다. 각자 손의 윤곽선을 그린 후 색칠을 하고 지구를 감싸고 있는 우리들의 손과 함께 의미 있는 문구들을 적었다. 완성된 날 강당에 모두 모여 큰 판에 완성된 벽화를 보며 뿌듯한 마음으로 Work camp를 마무리했었다.
Mt. Holly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2주는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나에게는 아주 뜻 깊었던 시간이었다. Work camp를 하러 가기 오래 전부터 미국에서 하는 Aupair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었지만 이런저런 상황과 조건들 때문에 할지 말지 결심을 못 내리고 있던 터였다. 그러던 와중에 Kids관련 Work camp를 하면서, Mt. Holly학교의 100명의 아이들과 2주동안 지내면서, 특히나 Tate와 Aisy 그 두 꼬마들과 친해지면서 Aupair 프로그램 참가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고 걱정했던 여러 가지 염려들이 모두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독일, 일본, 그리고 미국에서 모인 Volunteer들과 Vermont에서 만난, 때로는 우리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해준 Community member들 또한 정말이지 나의 첫 Work camp에 대한 기억을 잊을 수 없도록 그리고 계속해서 Work camp에 참가하고 싶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들 덕분에 2주를 정말 뜻 깊게 유쾌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저녁마다 서로의 나라에 대한 이런저런 심오한 이야기를 하기도하고, Wi-fi를 하러 졸졸졸 도서관으로 향하기도 하고, Isabelle의 차 안에서 Everybody라는 노래를 크게 틀고 6명이 한 차에 옹기종기 붙어 앉아서 큰 소리로 박수 치며 따라 부르기도 하고, 한가로운 오후엔 Kayak하러 구명조끼를 걸치고 Star Lake로 향하기도 하며, 어린 아이처럼 늦은 밤 별이 쏟아질 것 같은 Vermont의 하늘을 바라보며 소리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Time passed so fast’를 입버릇처럼 말하며 2주를 보냈다.
헤어지는 날은 우리들은 물론 Peter 또한 서로에 대한 아쉬움과 고마움을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는 듯했다. 그리고 우리들 각자는 서로가 본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좋은 영향력과 변화를 가져다 준지 모른다며 너무나 고마워했다. 그리고 또 언젠가 아시아와 독일 그리고 미국에서 모두의 중간 지점이 되는 Iceland로 여행을 가자며, 서로의 결혼식에 초대할거라며 아쉬움을 너스레를 떨며 웃기만 하기도 했다. 그 정도로 Work camp가 끝나는 날 서로가 너무나 아쉬워했다. 그 때문에 언젠가 다시 다같이 만나 Work camp를 했던 그 2주처럼 또 유쾌한 동거를 할 수 있길 나 또한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