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기차 놓치고 텐트살이, 그래도 좋았다

작성자 양아라
프랑스 CONC 041 · RENO 2012. 08 Allegre

ALLEG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를 다녀 온지 한달 가량 지났다. 꿈을 꾼 것 같았던 3주간의 이야기를 되짚어본다.

[The first day]
원래 모이는 날짜는 2012년 8월 2일 금요일이었다. 하지만 파리에서 기차를 놓친 관계로 주말이 지난 그 다음 주 월요일에 홀로 출발하게 되었다. 파리 기차역의 직원까지도 일하면서 한번도 이쪽으로 가는 티켓을 끊어준 적이 없다는 ‘Darsac’역. 2번의 경유를 걸쳐 도착한 Darsac역은, 사람도 없고 고요~한 예전에 없어진 기차역이었다.
캠프리더의 차를 타고 10분 가량을 달려 캠프장소에 도착! 먼저 짐을 내리고 저녁을 먹으러 가자는 캠프의 말에 기분 좋게 숙소에 내렸는데..숙소가 캠프장 안의 텐트였다! 5시간 이상의 이동으로 지쳐있던 나는 텐트를 보고 말 그대로 멘탈붕괴 상태가 되었다. 어벙벙한 상태로 숙소에서 걸어서 20분 가량의 마을 회관에 도착하였다. 처음으로 캠프 참가자과 리더들을 만나고 반갑게 인사를 하니 이제야 정말 워크캠프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를 이끌어줄 캠프리더 프랑스 인 2명, 프랑스 참가자 2명, 독일 참가자 2명 그리고 한국 참가자 4명. 그렇게 3주 간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About working time]
우리가 했던 일은, 마을 안에 있는 오래된 돌길을 복구 하는 작업이었다. 돌길의 울퉁불퉁한 돌을 골라내어 파내고 다시 평평한 돌로 바꿔서 정비하는 일. 내가 하는 일을 들은 학교 선배는 ‘그거 군대에서 하는 일인데 힘들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은 힘들지 않았다. 햇살이 너무 강한 날은 리더와 참가자들이 얘기를 해 보고 오후 일 하는 시간을 줄이기도 하고 리더 또한 천천히 하라고 항상 말해줘서 친구들과 이야기 하면서 노래도 틀어놓고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다만 너무 건조한 날에는 먼지가 매우 많이 날려서 코며 입이며 먼지가 다 들어가는데 마스크를 꼭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 나는 마스크를 못 챙겨가서 손수건을 물에 적셔서 몇 일을 버텼다. 프랑스 참가자 남자애 2명이 너무 일을 못해서 (혹은 열심히 안해서) 리더가 나중에는 ‘Amazing Korean girls’라고 할 정도로 한국 참가자 4명이 리더를 도와 정말 열심히 일을 했다.

[About free time and weekend]
하루 일이 다 끝나면 친구들이랑 캠핑 장에 가서 씻고 다시 회관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다들 자유시간을 가졌다. 매일매일 다른 아이디어로 다양하게 놀았다. 보드게임, 공기놀이를 하거나 영화를 보고 밤에 성벽에 올라가서 다같이 별구경을 하고 하루는 다같이 데낄라를 마시고 하루는 주민들에게 저녁을 초대를 받아서 저녁을 함께 먹고 자정까지 실컷 얘기를 하기도 하고 하루는 주민들과 함께 바비큐 파티도 하고..물론 특별한 것 없이 저녁 먹고 다 따로 얘기를 한다거나 각자 책을 읽는다든지 일기를 쓴다든지 하는 날들도 있었지만 매일매일이 재미있고 함께 계획 하는 시간들도 너무 재미있었다.
주말은 특히 자유시간이 많기 때문에 다같이 계획을 세우고 항상 어딘가에 놀러 갔다. 이웃 동네 축제에 놀러 가기도 하고, 호수에 수영을 하러 가고, 시내에 나가서 놀고. 놀러 가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친구들과 다 함께 계획을 하는 시간 또한 값지고 의미 있었다.

공동체에는 언제나 크고 작은 문제가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우리가 함께했던 3주 동안에도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공동 돈 300유로를 잃어버리는 일이 있는가 하면 리더 한 명은 참가자 모두와 트러블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참가자 모두가 그 문제를 둘러싸고 함께 토의를 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 해결 하는 과정이 나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캠프에 참가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선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인터넷이 되지 않고 텐트에서 잠을 자는 것과 숙소(텐트)와 주 생활 공간(마을회관)이 걸어서 20분이나 걸리는 것 등등 처음 몇 일간은 너무너무 불편하고 힘들었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 바꾸고 바라보니 그런 환경 또한 나에게 너무 새롭고 감사한 것이었다. 내가 또 언제 텐트에서 3주간을 생활 해 볼 것이며,(게다가 프랑스에서!) 인터넷이 되지 않으니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시간이 많아졌고 매일 최소 40분씩은 걷기 운동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 순간순간을 더 즐기고 감사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나중에는 텐트가 안락하게 까지 느껴졌다. ^^;
또 어떻게 보면 위의 이야기와 연관이 될 수 있는 이야기 인데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나를 버리라’는 것이다. 캠프 오기 전, 후의 나의 그리고 우리의 생활은 편한 집과 침대에서 언제나 빵빵 하게 터지는 와이파이로 인터넷과 스마트 폰을 손에 달고 사는 것이다. 그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텐트가 불편하고 싫고,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 것이 너무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또 힘들고 불편한 것은 하지 않으면 되는 한국에서와는 달리 외국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다 보면 힘들고 불편한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한국의 생활을 자꾸 생각하게 되면 생활에 덜 적극적이게 되고 힘들어 지는 것 같다.

워크캠프를 참가 하기 전에도 워크캠프를 친구들에게 엄청나게 홍보를 하고 다녔는데, 다녀오니 워크캠프 전도사가 되었다. 나 또한 기회가 된다면 꼭 ! 다른 워크캠프를 참가 하고 싶다. 특히 한국에서 열리는 워크캠프를 참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밤이면 친구들과 별똥별 떨어지는 것을 세어보던, 3주간의 Allegre를 잊지 못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