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멕시코, 바다거북과 함께한 17일
Sea Turtles Preservation Colola X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아직도 생생한 데 그게 벌써 한 달 전 이야기이다. 17일간 바다거북이와 새로 만난 소중한 친구들과 정말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고 왔다. 캠프 장소까지 거의 하루가 걸리기 때문에 시작 하루 전에 멕시코로 입국했다. 주위에서 하도 멕시코 치안 문제로 걱정했기 때문에 처음엔 겁을 먹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쳐다보기만 할 뿐 정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도 맘을 놓게 된 건 모렐리아에서 같은 캠프의 참가자들을 만나게 된 후부터였다. 한국에서부터 이틀이 넘게 걸려 도착한 캠프는 자연 그 자체였다. 드넓게 펼쳐진 태평양 해변에 코코넛 나무와 나뭇잎으로 지어진 건물(?) 몇 개. 워크캠프 홈페이지에서 같은 프로그램 후기를 많이 읽고 간 터라 어떻게 보면 열악한 시설에 대해서는 오히려 생각보다 좋다고 느꼈다. 캠퍼들끼리 서로 소개를 하고 2-30분이 걸리는 인근 마을로 장을 보러 갔다. 이 마을은 우리의 식량과 인터넷과 해변 수영까지 거의 모든 것을 담당한 중요한 마을이다. 매일 점심과 저녁 2시간 전쯤에 마을로 가서 식재료들을 사왔고 매우 느리지만 유일한 인터넷 카페에서 컴퓨터도 가끔씩 할 수 있었다. 봉사활동 일은 거북이가 알을 낳으러 해변으로 오는 밤시간에 했기 때문에 오전과 오후시간은 자유롭게 보낼 수 있다. 책을 보거나 해먹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인근 해변으로 단체로 수영을 가기도 했고, 나중엔 마을에 있는 학교나 유치원도 찾아가 영어 수업을 돕거나 같이 아이들과 놀아주었다. 주말에는 다같이 모여서 맥주와 데낄라를 함께 마시며 캠프파이어를 자주 했고 일부는 인근 도시로 놀러가기도 했다. 주 목적인 바다 거북이 보존활동은 크게 4가지로 나뉘었다. 거북이가 해변에 올라와서 낳은 알을 다시 파내서 캠프로 보내는 팀, 받은 알들을 캠프에 다시 구덩이를 파서 묻는 일, 부화한 새끼 거북이들을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는 일, 알을 낳으러 해변으로 오는 거북이들을 등록하는 일이다. 이 바다거북이의 알은 그냥 자연상태로 두면 오히려 부화율은 높지만, 바다로 새끼거북이들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개나 새에게 잡아먹히기 쉽고 또 알 도둑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작업을 한다고 한다. 이 곳으로 알을 낳으러 오는 거북이의 종류는 3가지인데, 그 중 negra라는 종이 대부분이었다. 처음 본 바다거북이 새끼는 매우 사랑스러웠다. 이렇게 큰 거북이의 새끼는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다들 귀여운 자태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사진을 찍어댔다. 밤에 부화하여 70cm의 모래를 뚫고 밖으로 여러마리가 한꺼번에 나오는 장면은 정말 경이로웠다. 그 작은 것들이 눈에 모래 묻히면서 본능적으로 위로 올라와 불빛을 따라 가는 모습이 신기했고 새끼들을 대야에 모아 바다로 보내줄 때는 아기 멀리 떠나보내는 부모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어미 거북이를 대하는 일도 매우 놀라웠다. 어떻게 알고 이 해변으로 찾아와서 깊이 모래를 파고 알을 낳고 또 덮고 하는지 놀랄 일이다. 중간중간 어미도 힘이 들어 한숨을 푹푹 쉬면서 눈에 눈물까지 고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장 위험에 처한 멸종위기등급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수가 많이 줄어 이런 작업을 하고 있는 건데도 매일 해변으로 오는 거북이가 정말 많다보니 우리끼리 얘네 멸종위기 맞냐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드넓은 태평양의 정말 아름다운 바다 거북이, 멸종되지 않고 계속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 캠프가 끝나기 전 날 이런 좋은 현지 사람들, 매일 함께 즐겁게 지냈던 친구들과 밤마다 보던 거북이들까지 다음날이면 헤어진다는게 정말 믿기지 않았다. 지금도 오래 알고 지냈던 것처럼 친해진 사람들이 너무나도 그립다. 앞으로 또 새롭게 만날 인연을 기대하며 colola, ¡ad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