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삽질하다 마주한 스위스의 황홀경 스위스, 두려움이 설렘

작성자 정하영
스위스 WS16HK · 환경/보수 2016. 06 - 2016. 07 스위스, binn, heiligkreuz

PILGRIMS TRAIL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한번도 혼자 어딜 가거나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하는 경험이 없는 나에게 국제워크캠프는 큰 도전이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용기내 신청을 했다. 산책하고 등산하는 것을 좋아해 자연 환경이 멋진, 꿈에만 그리고 있던 알프스, 스위스를 선택했다. 참가 보고서를 꼼꼼히 살피던 중 한 보고서가 눈에 들어왔다. 스위스의 산 중턱에서 하이킹 코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데, 일은 정말 힘들지만 삽질을 하다가도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면 보이는 대자연의 풍경이 너무나 황홀해서 힘든게 싹 잊혀진다는 후기였다. 나는 고민도 안하고 바로 이거다! 하며 신청을 했다. 아무렴 일이 힘들면 어떠한가, 그런 멋진 풍경 속에 있는 나를 상상하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감이 밀려왔다. 캠프는 2주였고 1주일은 따로 여행계획을 세웠다. 한번도 혼자 국내 여행조차도 가본적이없기에, 또 물가가 어마무시한 스위스이기에 여행계획을 아주 꼼꼼히 짰다. 어떤 루트로 가야 비용과 시간이 가장 효율적인지 따져가며 계획을 세웠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던게 여행에서 아주 큰 도움이 되었고 스위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또, 시간이 남았을 땐 미리 알아봐 두었던 짧은 코스의 작은 산 또는 호수 건너 마을에 가며 알찬 여행을 할 수 있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스페인,터키,프랑스,캐나다, 러시아 친구들, 그리고 캠프 리더인 스위스 친구를 만났다. 워낙 내성적인 성격에 말수도 없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더 작아지는 내가, 그것도 해외에서 외국인들 사이에 껴서 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걱정이 컸는데, 다들 정말 착하고 친절하고 배려넘치는 친구들이었다.
캠프 일정은, 오전7시에 기상하여 조식을 먹고, 산 중턱에 있는 숙소에서 걸어서 20분거리인 산길로 들어가 하이킹 코스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점심은 숲 속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작업은 오후3시면 끝이 났다. 야산을 하이킹 코스로 만들기 위해서 삽질하고, 바위, 돌을 제거하고, 풀을 뽑고, 작은 시냇물이 있으면 나무를 잘라 작은 다리를 만들기도 하고, 일이 쉬운 일은 아니였지만 힘들지는 않았다. 그 자연 속에 있는 자체가 행복했다. 그리고 항상 작업이 끝나면 주변으로 하이킹을 갔다. 정말 좋았던 점은, 그 지역이 아직 관광지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여서 일반 관광객이었다면 쉽게 갈수 없을 곳을 많이 갔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고 터키 친구가 나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했다. 날 보며 굉장히 흥미롭다고 했다. 왜냐고 물으니, 이 친구가 처음 나를 봤을 때, 이 캠프와 맞지 않는 친구라고 생각 했다고 한다. 하이킹 코스를 만드는 작업으로 일이 힘들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작고 연약해 보이는 저 친구는 적응하기 힘들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캠프가 진행되면서 보니, 삽질도 열심히 하고 일도 열심히 하면서 한번도 힘들다는 소리도 안하고, 작업 후 하이킹에 가서도 산도 잘 타고 계속 웃고 있어서 놀라웠다고 한다. 사실 내가 보이는 것에 비해 체력이 좋긴하다. 체격 좋은 서양인들 사이에서도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서 그랬나보다. 스위스 친구도 자기가 알고 있는 한국 친구들중에 가장 강한 친구라며 엄지 척을 해주었다.
이 곳은 일이 힘든 대신, 숙소와 식사가 정말 훌륭했다. 산 중턱에 있는 펜션은 경치도 끝내주었고, 2인 1실로 각 방에 화장실도 있고 각자 큰 침대를 사용했다. 아침은 요거트, 치즈, 빵, 과일 등 매우 좋았고, 저녁은 항상 풀 코스 요리로 나왔다. 펜션 주인장이시자 셰프이신 할아버지께서 항상 샐러드, 애피타이져, 메인, 디저트로 마무리 해주셨다. 왠만한 이탈리안 레스토랑보다 맛있었고, 디저트도 항상 새롭게 만들어 주셨다. 특히 마지막날 특별히 야외에서 먹었던 화덕 치즈 요리! 큰 치즈를 화덕에 넣고 일부를 녹인후 감자와 스테이크가 담긴 접시위로 치즈를 쓸어 내려 담아주셨다. 정말 최고였다.
그리고 정말 잊지못할 기억! 펜션 전체를 소등을 하면 아주 깜깜해 어느것도 잘 보이지 않는데, 야외 나무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담요를 덮고 누워 별을 봤다. 쏟아질 듯 수 많은 별들과 별똥별을 보면서 수다도 떨고.. 정말 행복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두려움을 안고 떠났던 스위스 였지만, 어려울 것도 없었고, 무사히 스위스와 캠프생활을 즐기고 옴으로써, 나도 해냈다는 뿌듯함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두렵지 않고, 낯선 환경에서도 적응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문화와 언어가 다르면 나와 많이 다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건 편견이였다. 전혀 이질감은 못 느낄 정도로 재밌었고 말도 잘 통했다. 같은 유머코드를 가지고 있는 것 또한 놀라웠다.
이젠 등산을 할 때 잘 정리된 길과 미끄러지지 않고 발을 디딜수 있게 산 바닥에 설치된 나무판, 양 옆으로 치워져 놓여진 돌들을 보면서 큰 감사함을 느낀다. 한걸음 한걸음마다 느껴지는 정성과 노력에 감탄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이런 게 보이지도 않았고 미처 깨닫지도 못했었다. 산길을 만들어 주신 분들 덕분에 자연을 즐기는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정말 행복하고, 그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