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졸업 선물 같은 2주

작성자 허수진
아이슬란드 WF21 · ENVI/MANU 2012. 07 - 2012. 08 아이슬란드

East of Iceland - close to natu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함께 영국 어학연수 길에 오른 친구를 통해 알게 된 국제워크캠프! 평소 자원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이 국내에서도 다양한 자원봉사에 참여하곤 했던 나에게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되었다. 항공편을 예약하고 어학연수가 마무리 되던 즈음, 여러 나라에서 온 많은 친구들과 함께할 생각에 들떴고,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오로라를 볼 수 있고 자연에 푹 빠져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지낼 수 있다는 아이슬란드로 떠나게 되었다. 처음 그곳을 찾았을 때에는 여름날 갑작스런 추위에 놀라기도 했고, 긴장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이슬란드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워크캠프 사무실에서 마주하게 된 파란 눈의 친구들. 동양인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그때 모습을 드러낸 쏭!. 우리 캠프의 리더 송현이 언니. 나중에 언니에게 들은 바로는 한국인 리더는 자기뿐이라고. 그 한국인 리더가 있어서인지 나는 좀 더 적응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 튼, 그곳에서 각자 자기소개도 하고 어색한 분위기 속에 우리 숙소인 에스키피오르로 떠나게 되었다. 차로는 반나절이 걸리는 먼 거리지만, 그 덕에 곳곳을 구경하며 우리는 조금씩 가까워 지고 있었다. 여러 나라에서 찾아온 친구들이 두 세 명씩 짝을 지어 운 좋게 함께 온경우가 많아서 그룹그룹끼리 친해지는 방식이었다. 나도 운 좋게도 친한 친구와 함께 같은 곳에 합격이 되어서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친구들에게 다가갔다. 함께 음식도 나눠먹고, 사진도 같이 찍고, 늦은 밤 숙소에 도착할 즈음에는 이미 우리는 매우 가까워져 있었다.
다음날부터 시작된 우리의 일과, 먼저 숙소를 정리하고 각자의 잠자리 마련. 우리들만의 집이 생긴 것이다. 신기했던 것은, 샤워장이 따로 없는 숙소여서 20분에서 30분 정도를 걸어 가까이에 있는 수영장으로 가야 했다. 매일같이 걷던 우리는 추위에 떨며 추억을 쌓았다. 인터넷도 터지지 않아 수영장 옆에 있는 카페에 가서 해야 했다. 상황은 열악했지만, 그게 더 추억이 되었고, 숙소에서는 오직 서로서로에게 집중하여 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인상 깊었던 것은, 히치 하이킹! 주말, 우리는 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은 팀을 나누어 히치 하이킹. 은근 누가 먼저 숙소에 도착할 것인가 신경전도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히치 하이킹을 해본 적도 없고 집에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걱정도 많이 되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요령도 생기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히치 하이킹의 즐거움을 얻었다. 그래서 그 이후 수영장이나 카페에 갈 때에도 히치 하이킹을 종종 하곤 했는데, 특히나 내가 히치 하이킹이 잘되는 편이어서 친구 하나는 늘 히치 하이킹이 필요할 때 나를 찾곤 했었다.
숙소에서 친구들끼리 함께 올림픽도 열었다. 런던올림픽이 한창이던 그때, TV도 없던 우리는 우리들만의 올림픽을 열어 여러 가지 게임을 했다. 자루달리기, 숨 오래 참기, 사과 빨리 깎기 등. 숨막히게 웃고 즐거웠다.
함께 일하는 것도 즐거웠지만, 함께 있는 시간들이 즐거웠다. 게으름쟁이 오망, 아부지 벤, 사차원 헤수스, 애교 쟁이 사라, 쿨 걸 베르타, 귀여운 주앙, 한국사랑 카롤리나, 승부욕 폭발 제이콥, 소심 쟁이 라스, 어른스러운 오시, 아이 같은 마리아, 당당한 그녀 미카, 여성보호 메리, 다정녀 제인, 철부지 안드레아스, 동생 오빠 같은 민, 그리운 우리 한국인 리더 쏭까지, 한 명 한 명 다시 보고 싶고 그리워진다.
워크캠프는 자원봉사로써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뿌듯함을 느끼는 일이기도 하지만,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게도 한 것 같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나에게는 졸업전의 크나큰 추억이자 큰 선문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