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낯선 곳에서 찾은 나의 길

작성자 이경석
아이슬란드 WF39 · FEST/ENVI 2012. 07 Neskaupsstaour

Eistnaflug in Neskaupsstaður - Heavy Rock festival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15일간의 워크캠프를 위해 영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3시간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빛을 가진 아이슬란드가 나를 반겨 주웠다. 미팅 시간이 이른 아침이여서 하루 일찍 레이카빅으로 온 나는 시내 외각의 호스텔에서 하루를 지내고 다음날 아침 월드와이드프랜드 사무소를 향했다. 몇몇 지인들의 추천과 작년 여름 배낭여행 중 만났던 워크캠프 참가자를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서 엄청난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가득 했던 첫만남 역시 아직 서로를 잘 모르기에 다들 어색하게 방 이곳 저곳에 서있었다. 우리 캠프의 장소는 아이슬란드 동쪽 끝에 있는 작은 마을로 레이카빅에서 차로 16시간 정도를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 이였다. 그래서 모두들 미니버스에 타고 아침부터 긴 여정을 떠났는데 버스를 탈 때만 해도 다들 조용히 침묵속에 있더니 버스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명 두 명 서로를 소개하며 친해지기 시작했다. 미니버스는 캠프장소로 가는 동안 아이슬란드의 대표적 관광지를 들리면서 갔는데 우리가 처음 들린 곳은 탄성이 절로 나오는 폭포였다. 캠프를 오기 전 아이슬란드에 관한 책을 통해 아이슬란드의 자연에 대해서 많이 보고 왔는데 역시 실제로 본 자연의 모습은 사진으로 표현 할 수 없는 큰 감동이 있었다. 그렇게 4-5 곳의 믿을 수 없는 아이슬란드의 자연경관들을 보면서 갔더니 아침 10시에 출발한 버스가 다음날 새벽 4시에 캠프지 숙소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모두들 긴 여정 때문에 서둘러 짐을 풀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 만년설과 차가운 바다로부터 날아오는 상쾌한 공기가 우리를 깨웠고 우리의 캠프가 시작되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락 페스티벌 기간 동안 사람들이 길에서 마시고 버린 맥주 캔 등을 줍는 일과 행사장 안을 정리하는 일을 맡았는데 축제가 보통 3시에 시작해서 새벽까지 하기 때문에 3팀으로 나눠서 교대로 일을 했다. 자유시간엔 지역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거나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었다. 활동을 하는 동안 정말로 놀랐던 모습은 행사장 안에선 술에 취하거나 미친 사람인 것 같던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공연장에서 나오면 정말 그 사람들이 맞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로 변하는 모습이었다. 공연장 밖에서 만난 그들은 지금껏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만나왔던 그 어떤 나라의 사람들보다 친절했고 정이 넘쳤다. 아마 인구가 적고 땅은 커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사람 그리워서 그러는 것 같았다.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낯선 이방인에게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고 도와주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새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너무 삭막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참가자 친구들과 같이 일을 하면서 우리들은 더욱 친해졌고 자유시간에는 같이 수영장에 가서 놀기도 하고 공연장에 와서 맥주를 마시며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내가 워크캠프를 오기 전 캠프에 관해서 들었던 이야기들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참가자들이 돌아가며 자기나라의 음식을 만들어 다같이 나눠먹는다는 말이었는데 평소에 먹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나로서는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무척이나 기대되었다. 물론 나도 친구들을 위해 미리 준비해간 소스를 이용해 불고기 덮밥을 만들어 줬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다. 그렇게 돌아가며 각자의 요리를 만들어 먹었는데 운이 없게도 다른 참가자들 중에 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맛은 썩 좋지 않았지만 함께 만들고 나눌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다. 저녁을 먹고 나면 보통 모여서 맥주를 마시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 자기 나라의 간단한 게임들을 소개하며 다 같이 게임을 하면서 놀기도 했는데 다들 영어로 각자의 이야기와 게임을 소개하느라 손짓 발짓 다 써가면서 설명하는데 그 또한 큰 즐거움이었다. 난 딸기게임을 소개했는데 다들 술을 좀 먹은데다가 벌칙으로 자신의 맥주를 원샷하기로 했는데 생각보다 애들이 금방 배워서 나도 여러 번 마셨다. 4일 간의 페스티벌이 끝나고 다 정리한 후 우리는 꿀맛 같은 주말의 휴식을 보냈는데 아침엔 다같이 아이슬란드의 만년설을 보기 위해서 등산을 하고 저녁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는데 여름에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한 크리스마스 파티는 앞으로 평생 있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워크 캠프를 통해서 정말 즐겁고 행복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고 덤으로 소중한 친구들을 얻게 되었는데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친구들과 서로 안부를 나누며 지내고 있다. 다들 언어도 다르고 생긴건 다르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소중한 친구들이고 겨울에 캠프를 통해서 만난 친구들 집에 놀러 가기로 했는데 어서 빨리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
봉사활동을 통해 남에게 도움을 주면서 좀 더 성숙해지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또한 다른 문화의 친구들을 통해 색다른 문화와 전통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워크캠프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닌 큰 길의 시작이란 맘으로 앞으로 계속 캠프에 참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