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퀘벡, 쓰레기 매립지의 아름다운 변신

작성자 김주형
캐나다 CJ-2016-02 · 환경 2016. 06 - 2016. 07 캐나다 퀘백 주 Sainte-Therese

Jardin des sources 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지내고 있던 당시 한국에 돌아가기 전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워크캠프를 꼭 가야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우연히 퀘백 주에서 열리는 두 워크캠프를 알게 되었다. 두 워크캠프가 같은 퀘백 주이지만 드넓은 캐나다 땅에서는 또 전혀 다른 매력이 있는 곳임을 알게 되었고 때마침 두 워크캠프 사이에 일주일 간격이 있었다. 당시 워크캠프를 신청할 때에는 앞선 워크캠프를 마치고 일주일 동안 퀘백을 여행하며 다음 워크캠프를 바로 출발할 계획이었지만 어쩌다보니 사정상 토론토에 다시 돌아와 출발하였다.

직전 워크캠프에서 불어를 조금이라도 더 알면 더 뜻깊은 추억이 될 것 같아 새로운 워크캠프를 준비하는 일주일 동안 유튜브를 보며 간단한 불어 인사말을 익혔다. 또 역시나 호떡과 떡볶이를 챙겼고, 친구들과 함께 한국의 마스크팩을 같이 하면 재밌을 것이라는 생각에 우스운 가면 같은 마스크팩을 준비해가며 혼자 웃음짓기도 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Sainte-Therese에 도착하고서야 안 사실이지만, 이 워크캠프는 매년 여름 열리는 워크캠프로써 한때 쓰레기 매립지였던 곳을 십여년 넘는 노력 끝에 깨끗하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탈바꿈시킨 곳이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쓰레기 줍기, 식물들 가지치기, 연못 청소 등 대체로 어렵지 않은 일이었고 주말에는 가까운 몬트리올에 가서 놀이공원이며 박물관이며 다채로운 여가생활을 할 기회가 많았다.

퀘백 출신의 리더와 멕시코에서 온 3명의 친구들, 프랑스에서 온 3명의 친구들, 그리고 체코 친구 1명과 나까지. 여덟 명의 워크캠프 봉사자와 Sainte-Therese 그곳 청소년 열명 정도의 봉사자, 그리고 정원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잘생긴 두명의 청년이 3주를 함께 보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나는 유일한 한국인, 아니 유일한 동양인이라는 사실이 난생 처음으로 내가 '외국인'이라는 느낌을 받게 하기도 했다.

한국말을 가르쳐달라는 친구들에게 나는 우리나라 고유의 놀이문화를 알려주고 싶었는데, (사실 술게임인) '쇼킹게임'을 친구들에게 알려주었고 그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 어려운 한국말로 다 노래를 부르고 소리를 질러가며 게임을 하는 친구들의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사실대로 말하면, 이 워크캠프는 우리들 사이에서 조금 갈등이 많았다. 열명인 우리에게 주어진 고작 다섯 대의 자전거, 일이 너무 힘들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며 어린 애 마냥 투정부리는 팀원들, 늦잠 잔 팀원들을 무시하고 혼자 일터로 나간 리더, 리더가 자신들을 억압하는 것 같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팀원... 워크캠프를 해외에서 신청한 나는 사전교육을 따로 받지 못했던 지라 이런 갈등이 생길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해서 많이 당황스러웠다. 나까지 어느 한쪽에서 누군가를 지지하는 입장에 서면 싸움이 터질 것 같아 항상 어중간하게 내 입장을 표명했던 것이 기억난다. 워크캠프를 준비할 때 마냥 행복한 순간들만 상상하지 말고 갈등이 닥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꼭 사전에 고민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2016년 여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함께 만들었고 공유했다. 정원에서의 3주 동안 뜨거운 햇빛 밑에서 일을 했던 덕분에 나는 지금 태어나서 최고로 까만 피부를 갖게 되었지만, 나는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하다. 정원 깊숙히에 우리들의 이름을 새겨 놓았는데 언젠가 꼭 한번 다시 그곳에 찾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