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20시간의 고독한 레이스

작성자 우진희
아이슬란드 WF48 · ART/CULT 2012. 07 Reykjavik

Latin American days in Reykjavi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도착
아이슬란드 수도, 워크캠프 Latin America Days 의 개최지인 Raykjavik에 가는 일 자체가 나에겐 첫 번째 여행이었다. 20시간동안 3번의 비행기, 코펜하겐 공항에서의 1시간 20분만에 짐 찾고 비행기 갈아타기 등
잠은 잠대로 못 자고 밥은 겨우겨우 배만 채우며 미칠듯한 피곤과 함께 했었다.
심지어 마지막 항공기 Iceland Express를 타고 드디어 마지막 목적지 Raykjavik에 도착했을 때의 막막함이란. 어디서든 바로 쓰러져 잘 수 있을 것 만 같은 피곤함, 배고픔. 쌀쌀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인포싯에 나온 맵만 보며 추위에 떨어가며 도착한 워크캠프 사무실 화이트하우스.

.....
아무도 없나
노크를 몇 번 해봐도 고요한 침묵만이 맴돌았다. 그렇다 지금은 새벽 3시.
몇 분 후에야 왠 파자마 입은 멕시코 남자가 문을 열어주었고(앞으로 엄청난 캐릭터를 맡게 될 Rodrigo!!) 결국 그의 도움으로 근처 게스트하우스에서 Raykjavik 아니 유럽대륙에서의 첫날밤을 묶게 되었다. 정말 샤워만 하고 미친 듯이 잤었다. 너무 행복하고 간만에 느껴보는 안도감이었다.
여행의 설렘은 이미 지쳐버려 사라져 버렸고, 막막함과 후회만 밀려오던 찰나에 숙면이란.

그렇게 워크캠프의 첫날은 밝아오고 있었다.


만남
다음날 오전 11시.
드디어 시작되는 워크캠프 친구들과의 만남.
Francois, Valentin, 그리고 우리 워크캠프 멤버 중 나의 첫만남 상대이자 가장 기억에 남을 멤버 Varya.
2시가 되어 미팅 포인트에서 결국 모든 친구들을 만났다.

첫날부터 뭔가 팍팍 통해 너무 신나게 수다를 떨었던 Silvia, Carlos.
우린 첫 일주일 동안 꽤나 친하게 뭉쳐 다녔었다.

첫날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모두와 친해질 수 있었던 Ice Breaking 시간, 매일매일 다양한 음식문화를 맛볼 수 있는 저녁 식사 시간, 휴식시간에 즐겼던 국적불명의 다양한 게임 등 하루하루가 잊을 수 없는 새로운 사건의 연속 이었다.

그리고 주말에 떠나게 된 Golden Circle, Vik.
사람을 소리 없이 집어 삼킬 것만 같던 어마어마한 폭포, End of the world 라고 외쳐댔던 수많은 순간들, 마치 달 위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빙하 위에서의 믿기지 못할 시간. 주말 소풍은 내생에 최고의 경험만을 남겨주었다. 한국에서 정말 먼 북쪽나라까지 와서 북쪽의 특징들을 모조리 흡수 할 수 있었던 너무나 값진 경험과 그런 소름 돋는 순간을 함께 했던 소중한 친구들.

활동
2주차부턴 본격적으로 라틴 아메리카를 이해하기 위한 각종 워크샾들이 진행되었다.
멕시코, 스페인,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직접 초청해 라틴댄스, 드럼, 음식, 라틴아메리카의 문화, 현지인들의 실제 생활양식 등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다양한 사실 배우기 및 체험하기.
페루 전통영화 상영 후 함께 토론해보기
각자 원하는 나라를 선택해 모두들에게 소개 발표하기
(나와 Elina, Helena는 체게바라의 나라 아르헨티나를 선택하여, 국기, 전통의상이 그려진 티셔츠를 만들어 아르헨티나 전통 춤 차카레라 댄스 공연을 했다.)

모두 맡은 바 임무를 다하며 하나 둘씩 준비를 해나갔고, 그렇게 공식적인 봉사활동의 마지막 날이자 우리가 그 동안 준비해온 모든 것을 펼칠 축제의 날, 라틴아메리카 데이는 다가왔다.
시내 중심에 있는 그래피티공원에서 그 동안 준비해온 다양한 활동들(댄스, 음식, 드럼, 음악, 각 나라의 소개, 우리들이 다시 만든 라틴아메리카 지도 등)을 흥겨운 분위기 속에 현지인들과 함께 멋지게 해냈고
그렇게 우리의 마지막 날은 점점 지나가고 있었다.

헤어짐
계획된 모든 활동이 끝나고 각자 나머지 여정에 맞춰 하나 둘씩 숙소를 떠나갔다.
왠만하면 다시 만나기 힘들거라는 걸 알면서도 언젠간 꼭 다시 만나자고 속삭였던 매정했던 순간들.
헤어지는 순간 1시간 전까지 마치 우리는 절대 헤어지지 않을 사이라는 듯 흥겹게 떠들고 놀았던 우리들이었지만, 헤어지는 순간이 점점 다가옴에 따라 흥겹던 웃음소리도 조금씩 눈물로 변해갔다. 우리들이 만난 지 고작 2주 밖에 안됐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며, 꼭 우리는 다시 만날 거라고, 지금 잠시만 이별하는 것 뿐이라며 서로를 달래주던 그 헤어짐의 순간, 버스정류장에서의 눈물로 흠뻑 젖은 마지막 포옹이 모든 워크캠프 활동보다 가장 인상 깊었고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후기
봉사활동보다는 다양한 환경에서 자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생활이 무척이나 하고 싶었다.
이번 워크캠프를 통해 목표한 바를 매우 충분하게 경험할 수 있었고, 그 동안 조금이나마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았던 서양 사람들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말끔히 날려버린 좋은 경험이 되었다. 그들도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들, 청춘이었고, 모두가 함께 웃고 웃을 수 있는 친구였다.
세계 다양한 곳곳에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은 한 나라안에서 계속 살아가야 할 나에게 좀 더 넓게 보고 세계적인 스케일로 생각 할 수 있는 큰 사람이 될 수 있는 멋진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