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인도, 혼돈 속에서 찾은 질서

작성자 김상진
인도 FSL WC 513 · SOCI/ COMM 2012. 01 인도 RAJASTHAN - JODHPUR

Rajasthan – Jodhpur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을 인도로 택한 점은 가장 좋을수도 가장 나쁠수도 있는 선택이라 인도 체험자들은 나에게 말했다. 이 말의 의미는 인도가 해외여행에 있어 난이도가 제법 되는 국가라는 것이다. 지나간 기억은 항상 긍정적인 부분만을 남기기에 지금 나는 첫 해외여행의 목적지가 인도였음에 나름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워크캠프를 통하여 인도를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긴 비행 끝에 도착한 인도는 혼돈 그 자체였다. 인도의 수도 델리로 저녁 11시에 도착한 나에게 펼쳐진 광경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람들과 가축들과 자동차와 릭샤(지붕 달린 택시 오토바이.)들로 뒤섞인 모습 그리고 그들이 내는 굉음들의 하모니였다. 인도의 도로는 멈추지 않는다. 신호체계도 모호하며 차선도 없다. 그리고 그들은 도로의 차선대신 경적음으로 자신들의 길을 만들어낸다. 횡단보도도 없으며 길거리에는 쓰레기통 대신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들이 매립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가축들은 온 세상을 축사로 삼아 거리를 활보한다. 내가 살던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에 나는 넋을 잃고 반쯤 정신을 놓은 채 다녔다. 커미션보이와 릭샤꾼들의 흥정, 동행자가 당한 소매치기, 100루피라던 라이터가 마지막에는 10루피까지 깎이던 가게, 먹고 있는 음식까지 구걸하던 거지들, 여행자들이 주인공인 흉흉한 소문들까지… 인도에 대해 오만정이 떨어지려던 찰나에 나는 워크캠프 장소인 조드푸르에 도착했다.

조드푸르의 역에 내리자마자 시작된 거지들의 구걸로 인해 ‘아 이곳도 별반 다를 것 없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팀 리더를 만나고 우리의 숙소에서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봉사활동은 인도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바꾸기에 충분했다. 처음 도착한 봉사활동지인 학교에서 귀여운 아이들의 반가운 첫인사와 지역민들의 환영은 내가 보아왔던 상업적인 인도가 아니라 정 많고 순수한 인도의 재발견이었다. 매일같이 똑같은 모습으로 환영해주는 아이들과 우리가 봉사자임을 알고 어딜가나 반겨주는 지역민들을 보며 인도의 한쪽 측면을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하려던 내가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인도의 다른 측면을 보여준 것은 봉사활동, 즉 워크캠프였다.

워크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하는 봉사자들이라 생각한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친절하고 재미있는 봉사자들과 함께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서양인들은 개인주의가 강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함께한 봉사자들을 보며 맞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모두의 건강을 걱정해주고 자신의 것을 나누던 착한 독일인 크리스틴, 재밌는 장난과 익살스러움으로 모두와 친하게 지냈던 네덜란드인 크리스를 보며 내가 겪어보지 않고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 외에도 모두에게 선물을 주던 타이완의 잭,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던 프랑스인 마리, 친절한 한국인 형과 동생, 가장 수고해준 팀리더 발라까지. 나에게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선물해준 너무나도 고마운 사람들. 이 모든 사람을 만나게 해준 워크캠프에게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낀다.

워크캠프에서의 활동은 그리 힘들지 않다. 우리가 2주동안 해왔던 일 들을 전문가가 한다면 일주일도 걸리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나에게 있어 워크캠프의 2주는 일만 하고 봉사를 한 것이 아니라 견문을 넓히고 생각을 깨치는 시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환경에서 다국적의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문화를 교류해보는 것 만으로도 소중한 시간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평생 달의 한쪽만을 보고 살아간다고 한다. 하지만 달의 반대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노력하고 기회를 잡는다면 우리는 달의 반대편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는 달의 반대편을 본 자 만이 알 것이다. 앞으로도 워크캠프가 삶의 다른 측면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