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오로라를 쫓아, 아이슬란드 2주

작성자 임보라
아이슬란드 WF108 · 환경/보수/예술/스터디 2016. 02 아이슬란드

Aurora hunting and Renovation in the East of Icel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제 친동생이 먼저 워크캠프에 대해 알고 다녀온 적이 있어서 저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봉사활동에 중점을 두고, 원래 해외봉사가 하고 싶던지라 찾던 중에 아이슬란드를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녀온 것은 2016년 2월로, 신청은 10월에 해서,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편이 방영되기 전이라 사실 아이슬란드에 대한 관심이나 정보가 쏟아넘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환상이 있었고, 오로라 헌팅이 포함된 이 활동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나중에 취업을 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기회가 될 때 보고 싶었습니다. 결국 참가동기의 8할은 아이슬란드에 대한 환상과 오로라에 대한 기대였습니다.
저는 상당히 2월에 가는 것을 10월 초에 신청하여, 상당히 빠르게 한 편이었습니다. 영어로 지원서를 잘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신청한 것이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합격 결과를 알고서도 비행기표는 미적거리다가 12월에 샀던 기억이 납니다. 결과를 알면, 비행기표를 빨리 삽시다ㅎㅎ
준비는 대부분 인포싯으로 하게 되는데, OT와 워캠프리스쿨이 꽤 도움이 되었습니다. 먼저 아이슬란드에 갔다오신 분의 경험담도 듣고 물어보면서 중요한 정보도 얻었고, 카페에서도 열심히 찾았습니다.
아이슬란드 워캠 준비에서 가장 핵심은 신발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이킹 생각이 없더라도, 패션을 챙기고 싶은 분이라도, 뭐 요즘은 패션으로도 많이 신는 것 같은데, 그 쏘렐 부츠 같은 부츠를 꼭 챙기시길 바래요. 어딜 돌아다녀도 필수템!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제가 지냈던 곳은 학교였는데 워캠 봉사자용 숙소로 쓰고 있었나? 기억은 안나네요. 그곳에서 지내며, 그 건물이 보수공사 중이라, 제가 했던 일 중 하나가 그곳 공사를 돕고 청소하는 일이었습니다. 톱질도 해보고 사포질도 하고 별의별 일을 했었네요. 주변에 사시는 분 말농장에 가서 냄새나는 곳에서 땅도 파고, 일 도와드리기도 했구요. 지금 한참 지나서 가서 한 게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다 당시에는 나름 힘들다고 했던 일들이네요ㅎㅎ
참가한 사람들은 리더와 그곳에 상주하는 봉사자를 포함해서 16명까지 되었던 것 같아요. 리더급? 이라고 할만한 사람들이 3명쯤, 참가자들이 13명 정도. 한국인은 저 포함 3명이었지만, 각 나라에서 한명 혹은 두명만 왔었습니다. 총 7-9개국 에서 모였던 것 같네요. 두어명 빼고는 대부분 영어를 잘했습니다.
마지막쯤에 무례하게 대했던 프랑스 친구 때문에 같이 있던 한국인 언니들이 기분이 안좋아져서 하루 정도 먼저 출발하기로 했었습니다. 저도 그 후에 여행일정도 있고, 돌아가는 길의 험난함을 예상하고, 같이 물타기해서 비행기를 예약해서 먼저 같이 출발했습니다.
숙소에 화장실은 있지만 샤워실이 없어서 다같이 30여분 정도를 걸어서 마을의 수영장에 가서 씻어야 했습니다. 수영장은 마을 사람 모두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야외수영장이고 따뜻한 물이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나가기가 너무 귀찮고 멀었지만, 덕분에 매일 수영복 입고 탁 트인 뷰를 보면서 수영장에 있었네요. 그곳에서 다같이 놀기도하고, 다른 마을사람들이랑도 이야기하고 좋았습니다. 그곳을 오고가면서 봤던 경치나 수영장에 들어가서 보던 그 눈덮인 산이 아직도 꿈만 같네요.
그 와중에 오고가면서 봤던 오로라까지 합치면, 옅은 것까지 총 4-5번은 본 것 같습니다. 제대로 댄싱오로라까지 본 것은 두번 정도? 같이 업로드한 사진은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던 독일친구가 찍어서 보내준 것입니다. 전 카메라를 갖고 별 하나도 찍지 못했죠... 오면 배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카메라별로 다른 것도 많고, 그냥 잘 찍는 친구의 사진을 받고 그랬습니다ㅎㅎ아, 저 사진의 오로라가 굉장히 진해보인다고 해야하나? 그런데, 실제로는 훨씬 옅었습니다. 저것보다 더 격렬한 오로라를 후에 봤습니다.ㅎㅎ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처음엔 모르는 사람들과, 그것도 외국인들과 영어로 살아간다는 것이 당연히 두려웠습니다. 그래도 역시 지내보니, 사람사는 것이다 싶더군요. 그리고 마찬가지로, 서로 비난하거나 감정 상하는 일도 일어났었습니다. 그게 당연한건데, 이제껏 편견을 갖고 있었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왠지 유럽, 미국 사람들은 항상 쾌활하고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들일거라고 긍정적 프레임을 씌웠었던 것 같다 싶었어요. 의기소침하기도 하고 소심하기도 하고 다혈질이기도 한 그냥 사람들이다 라는 걸 새롭게 받아들이게 된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해외 여행은 많이 다녔어도, 하루종일 붙어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외국인인적은 처음이었는데, 많은 것을 깨닫고, 또 영어로 하루를 살아가는 부담감도 덕분에 덜어졌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에는 딱히 실감이 안났었는데, (부피를 줄이기 위해 썼던)스포츠타올 대신 보송보송한 수건을 쓰고, 제가 제일 좋아했던 포근한 샤워가운을 입고 나오니 집에 왔구나, 하고 실감이 났습니다. 그때서야 후유증이 꽤 가겠구나 싶었습니다. 역시나 그곳에서 너무 여유롭고 때론 지루하게 생각했던 그 일상들이 그립고, 밑도 끝도 없이 사진에 빠져지내는 날들이 꽤 있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조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