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레이캬비크, 나를 찾는 혼행의 시작

작성자 김주원
아이슬란드 SEEDS 099 · 환경/예술/문화 2019. 11 - 2019. 12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Advent Photography & Environment in Reykjavi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를 결심한 2019년의 겨울은 휴학하고 반년이 되어가던 시기였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 속에서 내가 선택한 전공과, 직업 등 모든 것에 회의감이 가득했으며, 적성에 더 잘맞는 무언가를 찾아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어머니의 소개로 워크캠프 기구를 알게되었고 이왕이면 더 멀리, 친구도 가족도 없는 곳에 처음으로 혼자가서 생활하자는 마음에서 아이슬란드 포토캠프에 참여하게되었다. 우선은 카메라조차 없었기에 주위에 사진을 전공하는 지인에게 카메라를 빌리고(혹시나 삼각대가 있다면 삼각대도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에서 꼭 경험해보고 싶은게 무엇일지 꽃보다 청춘을 보며 캠프 당일을 기대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당시 하던 고민이 너무 자연스러운 과정이는 생각을 하게 해준 캠프였다. 40대에 일을 그만두고 온 포르투갈 아저씨, 글이 써지지 않아 여행을 다니는 중이라던 벨기에 남자애와, 패션 회사를 다니다 온 파리 언니, 네덜란드에서 유학하던 중국과 한국 친구들, 채식을 하던 이탈리아 동생 등 언급도 하지 못한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었다. 우리는 와플을 만들다 태우고, 서로의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얘기했으며,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것을 앞으로 하고 싶은지에 대해 자주 얘기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침을 같이 먹는것이 익숙해지고 저녁에 영화를 함께보며 잠드는 날이 많아졌다. 너무 그리운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했던 특별한 에피소드는 아무래도 투어를 갔었던 날이다. 아이슬란드는 날씨가 굉장히 오락가락하는 나라다. 투어를 해야하는데 비가 엄청나게 와서 모두가 쫄딱 젖은채 폭포를 보고, 블랙샌드 비치를 보았으며 고생했던 기억때문에 더 생생하다. 또 다른 날엔 오로라를 찍기위해 밖에서 밀키웨이가 보이는 곳에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오래동안 기다렸던 날이었다. 발이 꽁꽁 얼지않게 신발 속에도 핫팩을 붙이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오로라 대신 엄청난 밀키웨이만 보다 왔지만 전혀 질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아직도 눈을 감고 그때를 생가하면 눈물이 날 것 같다. 말그대로 쏟아질 것 같은 별과 어둠이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당시에 나는 2학년 1학기를 끝내고 휴학을 한 상태였다. 주변친구들은 모두 학교에 다니는 중이었고 휴학한 후 가장 많이 들은 말이 '휴학하고 뭐하게?'였다. 나는 나에게 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왜 다들 저렇게 조급해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2년에 한번은 아니라도 21살동안 내 인생에 대한 피드백과 리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게 당시 내 주변 상황에서는 자연스럽지 않게 느껴졌다. 그런 상태에서 아이슬란드로 향하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른 나이와 연령과 인종의 사람들과 교류하니 내가 하는 고민이 너무 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유롭게 자신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었으며,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데 필수적인 시간이었다. 아이슬란드에 다녀온 후 그 때 찍었던 사진으로 만든 작업물들도 세개가 넘으니 그때의 경험이 나에게 꽤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