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난민 아이들의 웃음, 내겐 희망이었어

작성자 주영은
네덜란드 SIW-22-04 · 복지/아동 2022. 08 Emmen, Netherland

Refugee Centre Emmen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참가 동기:예전부터 해외봉사활동이 버킷리스트 항목 중 하나였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이루지 못했다가, 마침 독일 교환학생이었던 이번 학기 국제워크캠프기구에서 해외워크캠프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평소에도 난민 이슈나 아동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캠프가 열리는 시기 역시 독일 교환학기가 끝날 때랑 비슷하여 참가하게 됐습니다.

참가 전 준비 : 난민에 대해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아 책이나 뉴스를 봤습니다.

워크캠프에 기대했던 점 : 난민 실태에 대해 잘 알게 되어 한국에 돌아가 목소리를 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친해지고, 문화를 교류하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영어가 편해지고 싶었습니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함께 한 사람들 : 참가자 5명(남2 여4) / 리더 2명
한국(1명), 스페인(3명), 포르투갈(2명), 아제르바이잔(1명), 멕시코(1명)

활동했던 네덜란드 에멘의 난민캠프 AZC에 사는 난민들은 주로 '난민 심사에는 불합격했지만, 18세 미만 자녀들이 있어서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쫓겨나지 않는 난민들' 입니다. 네덜란드에서 직업을 구할 수는 없지만, 자녀들의 양육을 위해서 일단 일시적으로는 위험한 모국으로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이 캠프에는 18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우리 봉사자들의 일은 이 아이들과 정말 끝내주게, 재미있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놀아주는 것입니다. 10시부터 5시까지 오전 시간과 오후 시간으로 나누어 아이들과 놉니다. 즉흥적으로 프로그램을 짜기도 하고, 그냥 술래잡기를 하면서 노는 등, 정해진 규칙은 없습니다.

숙박은 난민캠프와 자전거로 30분 떨어져 있는 작은 캠핑 사이트입니다. 캠프를 오고 가고 해서 매일 자전거를 1시간 이상을 타야 합니다. 본인이 미리 구비해온 텐트 안에서 자고, 캠핑 사이트에 만들어 놓은 취사장에서 밥을 해먹게 됩니다. 캠프에서 지원해 준 돈과 사전에 참가자에게 걷은 인당 50유로로 식비를 충원합니다. 아침은 이전에 사놓은 빵과 햄, 치즈 등과 먹습니다. 그리고 점심은 난민캠프에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아침에 미리 싸서 가져갑니다. 저녁은 참가자마다 돌아가며 요리를 합니다. 여름이라 더울 줄 알고 얇은 침낭 하나만 가져가서 너무 추웠는데, 난민캠프 관계자분들의 배려 덕분에 담요나 매트리스를 얻어 더 편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난민캠프와 난민의 실태에 대해 잘 알고 싶어 지원한 봉사활동이었지만, 난민캠프가 베일에 싸인 곳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그런 폐쇄적인 곳에 이방인이지만 2주 동안 활동했다는 것이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들 하나하나가 모두 상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놀았던 지난 2주 동안 아이들의 웃음을 보면서 진심으로 행복했었습니다.

또한 같이 함께했던 참가자들 역시 너무 좋았습니다. 처음에는 스페인인과 포르투갈인이 다수라 주로 스페인어로 이야기해서 2주 동안 외롭지 않을까 걱정했었습니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친해질수록 너무나도 좋은 친구들이라는 게 보였습니다. 리더 친구 둘은 융통성 있게 일과 휴식시간을 조율해 줬습니다. 재정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참가자 친구들 역시 누구 하나 튀는 사람이 없었고, 누구 하나 힘들어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외향적, 내향적이라는 것에만 차이가 있었을 뿐 누구 하나 벽을 두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서로 서툴고 불편한 영어룰 쓰면서도 경청하려고 노력하고, 친해지려고 노력했습니다. 낯 가리고 적응하는데만 3일 걸렸을 뿐 그 이후부터는 서로 허물없이 대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전 워크캠프 후기들을 보면 인종차별을 당하거나 소외됐다는 후기들을 봐 이전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마 아이들 봉사에 지원한 사람들이라 다들 착하고 선해서 그렇지 않을까라는 추측입니다. 물론 활동 도중 몇 차례 위기가 있긴 했지만, 잘 헤쳐 나갔었습니다. 추운 텐트 안에서 자고, 매일 빵을 먹는 건 한국인으로서 고역이긴 했지만, 이 친구들과 함께라 견딜 수 있었습니다. 언젠간 또 만날까 싶지만, 벌써부터 보고 싶은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에멘에서 만났던 네덜란드인들은 하나같이 모두 친절했습니다. 네덜란드 현지 자원봉사센터 SIW의 자원봉사자분들부터 시작해서, 난민캠프 AZC의 관계자분들 덕분에 활동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에멘이라는 도시는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지만, 너무나도 평화로운 곳입니다. 그저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기만 해도 힐링이 됩니다. 자전거를 타고 매일매일 1시간씩 오고 다녔던 수많은 길들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에멘 곳곳의 호숫가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잤던 시간, 수영을 했던 시간. 그저 캠핑 사이트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수다를 떨었던 시간.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인 것을 알기에 애틋합니다.

저에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던 워크캠프였습니다. 매우 추천합니다.

(하단 링크는 이번 워크캠프 관련 정보와 후기가 담긴 제 블로그 주소입니다. 더욱 자세한 정보를 얻고 싶으시다면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