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프랑스 교환학생, 워크캠프에 빠지다

작성자 최주희
프랑스 REMPART08 · CONS/ RENO 2012. 07 Noyer,France

Château de Noyers 2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제가 처음 워크캠프를 알게 된 것은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온 이후였습니다. 같이 생활하던 한국인 언니가 지난해에 자신이 했던 워크캠프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이후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평소에도 국제 활동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던 터라 그 이야기를 듣자 마자 귀가 솔깃해졌습니다. 마침 학기가 끝나고 2달이라는 긴 방학이 저에게 주어졌고 그 시간을 어떻게 쓰면 후회하지 않을까 고민을 하다가 워크캠프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국제워크캠프 사이트를 발견했고 그 곳에서 관심이 가는 워크캠프 리스트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개최되는 캠프들을 살펴보다가 NOYER에서 개최되는 워크캠프를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제가 중점을 두던 것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서 개최되는 프로그램인 가”였기 때문에 그 캠프에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주로 어떤 사람들이 캠프에 참가하는 지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했습니다. 단지 인포싯에 쓰여진 내용만 보고 짐을 챙겨 캠프장으로 향했습니다. 처음 캠프장에 도착했을 때 제가 상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캠핑장 같은 분위기에 살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이 야외에 간이로 만들어진 것들 이었습니다. 게다가 핸드폰도 되지 않는 시골마을이었고, 사실 야외에서의 생활이라 모든 것이 불편했지만 항상 편하게만 살아온 저에게는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 되었습니다. 불빛 하나 없는 깜깜한 밤이 되면 잔디에 누워 쏟아 질 것 같은 별을 바라보기도 하고 비 오는 날 강에서 노 젓는 배를 타기도 하고 이 곳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또한 저희 캠프 구성원 또한 다른 워크캠프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저는 대학생만 온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가보니 저희 조의 구성은 정말 다양했습니다. 60세가 넘으신 아주머니부터 대학생까지 모든 세대가 어울렸습니다. 처음에는 걱정을 했지만 구성이 다양한 만큼 더욱 다양한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르신 분들도 아주 활기차시고 열정적인 분들이시라 저희 젊은이들보다 더 열심히 캠프에 참가를 하셨습니다. 저녁이면 정말 너무 배가 불러 숨을 쉬기 어려울 때까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침이면 모두 다 같이 일을 하러 가는 아주 일상적인 생활이었지만 그 모든 과정들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또한 주말이면 다 같이 근처 성을 보러 가거나 소풍을 가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저희 동네에 마침 유명한 음악 축제가 개최되고 있어서 아주 좋은 콘서트들을 무료로 보기도 했습니다.
제가 이 곳에서 한 일은 성벽을 다시 쌓기 위해서 돌을 다듬고 돌을 쌓는 일이었습니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지금 문화재 복구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정부 뿐만 아니라 개인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지역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단체를 설립하고 기금을 모아 문화재를 다시 복원하는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다녀온 곳도 개인이 설립한 단체였습니다. 그 분들이 문화재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을 보면서 평소 문화재에 대해 관심이 없는 제 자신을 반성하게도 만들었습니다. 물론 평소에 전혀 해보지 않았던 일이라 징과 망치로 돌을 다듬고 무거운 돌을 쌓고 석회반죽을 만드는 등의 일은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은 선조들의 방식으로 다시 성벽을 쌓겠다는 관계자 분들의 열정과 문화재에 대한 사랑을 알고부터는 조금 힘들어도 참고 계속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돌을 하나씩 완성해 갈 때의 쾌감이란 겪어보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짜릿함이었습니다. 저는 여기서의 공식적인 일 뿐만 아니라 영어와 불어를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프랑스 인들은 영어를 못했고 영국인들은 프랑스어를 못 했기에 그 두 언어를 동시에 통역해주면서 구성원들과도 좀 더 가까워지고 제 스스로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신선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은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