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베를린, 3주 만에 지핀 뜨거운 가슴

작성자 양민정
독일 VJF 2.3 · 교육/스포츠/문화 2023. 07 - 2023. 08 독일

Never Forget: Sachsenhausen 1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의 대학 생활 중 절반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전면 비대면이었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해외여행은 물론 해외 경험도 없었고 외국인 친구를 만날 기회가 적어 언어 역량을 키우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특히나 나의 전공은 무역학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역량인 외국어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기 위해 해외에서 더 많은 세상을 경험하고 배우는 것을 늘 갈망했었다. 그러던 중 국제워크캠프라는 프로그램을 발견했고 다른 문화와 환경, 기후에서 자라온 타국인들과 3주의 시간 동안 자고 먹고 놀고 봉사한다는 사실은 내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으며,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기대가 됐다.

현지 활동 및 특별했던 에피소드

1. 프로그램 내용

- 역사 공부
이 프로그램은 3주 동안 독일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활동을 주로 하며 시간을 보낸다. 숙소 근처에 작센하우젠 수용소가 있어 그곳을 방문하여 가이드에게 설명을 듣고, 각자 관람을 하고, 이후 토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으며, 베를린 도심에 나가 다른 역사 박물관에 방문하기도 하였다. 또 어느 날은 실제 수용소에서 수감자로 지내시던 분들의 자녀분이 방문하여 실제 있었던 이야기와 사진을 보여주셔서 간접적으로나마 수감 생활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후 팀을 나눠 독일 역사에 관련한 노래와 그림을 제작하며 역사를 기념하는 활동을 진행했고, 이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프로그램이 마무리되었다.

- 봉사활동
오전에 역사 공부를 했다면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부터는 박물관 근처 농장(?) 같은 곳에 가서 나무를 베고 잡초를 제거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비가 와도 우비를 쓰고 했으며 안전장비는 목장갑 하나였기에 위험해 보이긴 했으나, 봉사정신을 가지고 열심히 임하려고 노력했다. 봉사는 주 2~3회 1~2시간씩 했다.

- 숙소
숙소는 매우 깔끔했고 정돈되어 있었다. 2층짜리 집에서 지냈으며 4인 1실을 썼고 화장실 1개 샤워실 1개가 있었다. 다만 숙소가 도심과 매우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도심이나 마트를 가기 위해서는 항상 10분 이상의 거리를 자전거로 타고 오고 가고 해야겠다. 팜플렛에는 세탁기가 있다고 써져 있었지만 실제 숙소에는 세탁기가 고장나 있어서 사용을 할 수 없었고, 1시간 넘게 걸리는 베를린으로 가서 세탁을 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워크캠프에서 제공하는 팜플렛을 무조건 신뢰하면 안될 것 같다.

- 식사
식사는 당번을 매일 돌아가면서 자기 나라의 음식을 해주었다. 우리 프로그램에는 1팀당 12~15명씩 2팀이 있었고, 대부분이 요리에 능숙한 친구들이 아니라 서툴러서 맛이나 양은 무척 아쉬웠다. 그래서 난 애들이 해주는 음식으로는 배가 안 차서 따로 또 해먹었다.. 또 식사와 청소 당번이 정해져 있긴 했지만 처음에만 지켜지다가 뒤로 갈수록 통제가 잘 안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식사 관련해서 참가자들에게 자율성을 주는 것보다 워크캠프 주최사에서 체계적으로 정해주는 게 활기차게 봉사를 하기 위해선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아무래도 영양과 관련된 문제이니 이는 어느정도의 간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문화 차이
문화 차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같이 생활하는 유럽인 친구가 잘 안 씻고 화장실 변기 물도 잘 안 내려서 난감했다. 무작정 참지는 않았고 대화를 통해 풀어보려고 노력했으나 그럼에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서 같은 방을 쓰는 입장으로써 참 난감했다.

참가 후 변화와 느낀 점, 하고 싶은 이야기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1. 예산 분실
워크캠프에서 제공한 예산을 팀리더 중 한 명이 관리하고 있었는데 이를 분실하여 문제가 되었다. 예산이 분실된 사실을 우리에게 알리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이때 봉사자들의 명단을 경찰에 넘겼다는 얘기를 듣고 프로그램 종료 후 한국에 돌아갈 수 있는 건가라는 두려움까지 들었다. 프로그램 종료 며칠 전까지 이 문제로 학생들 사이에서 매일 새벽까지 토론이 이어졌고 이 기간 동안은 수업과 봉사활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예산을 개인적인 여행 경비로 사용했다는 추측이 있었는데 이는 끝까지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결국 이 사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채 프로그램이 종료되었고, 나중에 어찌저찌 예산을 메꿔서 잘 해결되었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한 워크캠프측 정책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2. 팀리더 부재
팀리더 중 두 명이 연애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사적인 이유로 종종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식사와 청소 당번 참여도 미흡했다. 또한 주말에는 캠프를 이탈하여 여행을 하기도 하였으며, 다른 친구에게 방을 바꿔달라 부탁하여 둘이 한방을 쓰기도 했다. 무엇보다 팀리더로서 적합한지 의문이 들었고, 팀리더에 대한 통제가 미흡하다고 생각했다.


하루하루가 새로운 일의 연속이었고,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타국인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온전히 학생들에게 자유를 주기보단 어느 정도의 간섭과 통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을 하게 될 또 다른 학생들에게 보다 편안하고 활기차게 봉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