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가덕도, 2주 만에 찾은 우리만의 공간

작성자 박서영
한국 IWO-74 · ENVI 2012. 07 - 2012. 08 대한민국 부산

BUSAN IN NATUR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가 끝난 지 벌써 2달이 되간다. 워크캠프에 참가할 때만 해도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땀을 비질비질 흘리는 여름이었는데, 어느 새 날씨는 선선해지고 바람이 나를 스쳐 지나간다. 나에게 올해 여름 워크캠프는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느지막히 다시 돌아보게 된다.
부산시청역 맥도날드에서 어색한 첫만남. 집합시간보다 먼저 와서 같은 공간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서로 아는 척 하기도 힘들 던 우리가, 첫 대화의 어색함을 떨칠 수 없어 서로가 땅만 쳐다보던 우리가,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가까워질 수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우리의 캠프는 가덕도에서 시작되었다. 부산시청에서 꼬박 한 시간 가까이 차로 달려 도착한 그곳은 우리만의 공간이었다. 첫날 지겨운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서로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던 그 곳. 누가 친해지라고 강요해서도 아닌, 우리만의 공간 속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관계를 만들어 나아갔다. 가덕도에서의 마지막 밤은 특히 잊을 수가 없다. 가덕도에서의 4박 5일의 일정이 되는 마지막 밤. 우리는 가덕도 페인트칠 작업을 마치고, 한국의 전통 술인 막걸리로 뒷풀이를 했다. 자기들은 보드카만 마신다며 막걸리를 깔보던 러시아 친구들마저 술에 흠뻑 취하게 한 그 막걸리. 술에 취한 우리는 어깨동무하며 신나게 방방 뛰다가 마당 앞에 놓여있던 페인트통을 엎어버렸다. 넓은 마당 앞 바닥이 모두 흰색 페인트로 뒤덮여 버렸다. 우리의 4일동안의 노력이 한 순간의 실수로 모두 헛수고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페인트가 바닥에 완전히 물들기 전에 대야로 물을 퍼붓고, 호스로 물을 뿌리고, 때아닌 오밤중 마당 바닥 미싱을 하였다. 다들 술이 취한 채로.. 다행히 다음날 날이 밝고 확인하여 보니, 마당 바닥은 정상으로 돌아와 있었고, 우리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캠프 중간에의 수많은 에피소드를 뒤로 하고, 우리에게도 여지없이 이별의 시간은 찾아왔다. 아직 하루라는 시간이 더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곧 헤어진다는 아쉬움에 분위기가 많이 침체되어 있었다. 서로가 함께 한 시간들을 우리가 찍은 사진들로 만들어진 비디오로 되돌아보며, 내 몸에 흐르던 전율의 느낌은 아직도 쉬이 잊혀지지 않는다. 되게 오래 전부터 함께 해오던 사람들 같은데 벌써 헤어지다니. 비디오를 보고 서로가 캠프를 뒤돌아보며 한 마디씩 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말을 못 잇기도 했던 그 때의 그 느낌은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나에게 있어서 이번 워크캠프는 호기심으로부터 시작해서, 감사함으로 끝났다. 고립된 공간에서 외국인들과 한국인들이 섞여 어떻게 지낼까라는 작은 호기심에서, 모두가 여기 있어줘서 고맙다는 감사함.. 그렇게 짧고도 길었던 2주가 지나고 만남의 설렘과 이별의 아픔을 겪었던 우리. 9월 러시아 친구들을 마지막으로 부산 워크캠프에 참가했던 외국인 모두가 떠나갔다. 하지만 우리의 단체 카톡방은 아직도 살아 숨쉬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든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을 우리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두들 잘 지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