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파리 근교, 3주간의 낯선 설렘

작성자 김소정
프랑스 SJ37 · RENO 2012. 07 Wissous, in the North of Paris

Meuliere et Festiv'ete a Wissous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 워크캠프 장소로 가던 날, 같은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한국인 오빠와 파리에서 만나 함께 워크캠프지로 향했다. 우리의 워크캠프 장소는 파리의 근교 마을이었기에 지하철을 이용했다. 지하철과 마을 버스를 타고 도착했던 미팅포인트. 복잡한 파리와는 다르게 한적한 미팅포인트였던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우리는 잘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도착 인증샷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정류장을 보니 종이에 ‘잘 찾아왔다며 우리의 체육관으로 오라는 내용’이 써져있었다. 체육관을 찾아가는 중간중간 잘 찾아오고 있다며, 계속 위치를 안내하는 종이를 보았고, 서툰 서체의 영어 문장을 보며 그것을 프랑스인 캠프리더가 정성스레 써냈을 거라고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훈훈했다. 드디어 체육관 앞에 도착했고,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 앞으로 3주동안 이곳에서 각국의 친구들과 지내야한다고 생각하니 기대되면서도 내가 잘 지낼 수 있을까 긴장이 됐다. 걱정되는 마음을 뒤로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고, 넓은 체육관에 잔잔하게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것 같았지만 체육관 깊은 곳에 한 여자가 앉아있었고, 그녀는 여자 팀리더였다. 그녀와 인사를 나눈 오빠와 나는 2층에 올라가서 짐을 풀었다. 우리가 짐을 푸는 동안 미리 도착해 에어배드까지 준비해 놓은 친구들은 당구를 치고 있었고, 짐을 다 푼 우리는 참가자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첫째 날 밤까지 참가자 친구들이 계속 도착했고, 우리는 테이블에 모여 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 각자의 나라에서는 몇 시 이며, 프랑스까지 오는데 몇 시간이 걸렸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 하였고, 늦은 밤이 되어서 잠이 들었다. 첫 날 많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 불편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서로 말의 의미를 알아듣는 다는 것에 신기했다. 그러면서도 한편 3주동안 의사소통을 하는데의 불편함이 나아질까 싶었다. 그렇기에 첫째날 침대로 가면서 앞으로의 생활이 조금 걱정되기도 했다.
둘째 날은 참가자 17명 모두가 함께 앞으로 우리가 일하게 될 공원에 가보았다. 우리가 벽을 만들 곳과 벽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돌을 구해올 곳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공원에서 어색함을 깨기 위한 게임을 했다. 팀리더가 제안한 게임을 하며 즐거움을 느꼈고, 우리는 조금씩 어색함을 풀어나갔다.
세 번 째 날부터는 일을 하나 했다. 그러나 비가 오는 관계로 숙소에서 앞으로의 요리팀과 하루하루의 일과등을 정했다. 요리팀은 요일별로 나누어서 3주동안 하기로 했고, 일과는 일주일치씩 정했다. 그렇게 우리는 생활 수칙을 정하고, 체육관 내에서 탁구와 풋볼 게임 등을 하며 놀았다. 워크캠프의 처음은 그랬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하고싶은 일들을 하며 즐겼다.
드디어 네 번 째 날부터는 일을 시작했다. 날씨가 완벽히 좋지는 않았지만 공원에 나가 팀을 나누었다. 한 팀은 벽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팠고, 다른 팀은 벽을 만드는데 쓸만한 돌을 구하기로 했다. 첫날 돌을 구하는 팀이었던 나는 평평하고 깨끗한 돌을 찾았다. 그리고 그 돌들을 벽이 세워질 곳까지 옮겼고, 일을 하는 도중에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특히 나는 타이완에서 온 동양 소녀와 가장 친했는데, 우리는 함께 화장실에 가고싶다며 비밀스러운 얘기도 했고, 한국을 좋아하는 그 친구덕에 한국의 아이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일을 하며 벽을 쌓아갔다. 그리고 첫 번째 주말이었던 토요일날 우리는 모두 함께 파리에 가기로 했다. 금요일 점심식사 후 파리의 명소중 어디에 가면 좋을지 우리는 미팅을 했다. 참가자들 대부분이 평소 파리에 대해 낭만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듯 했다. 많은 친구들이 의견을 제시했고, 한국인 오빠와 나 또한 가고싶었던 곳을 이야기 했다. 결국 우리는 에펠탑을 시작으로 몽마르뜨 언덕 등 많은 곳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토요일, 모두 함께 도착한 에펠타워 앞에서 우리는 많은 사진을 찍었다. 에펠탑을 처음 보는 친구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함께 감탄했다. 에펠타워 앞에서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몽마르뜨 언덕에 올라갔었고, 다음으로 노트르담 성당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다른 워크캠프를 만났고 점심을 먹었다. 반갑게도 다른 워크캠프에 한국인 참가자가 두 명 있었다. 우리는 반가워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각자 워크캠프의 의식주에 대해 이야기 하고 함께 사진도 찍었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우리는 두 워크캠프 전체가 함께한 게임 후에 헤어졌다. 그리고 오후, 각자 가고싶은 곳에 다녀오고 에펠타워 앞에서 다시 만난 우리 워크캠프 참가자들은 함께 프랑스 혁명일의 퍼레이드를 보았다. 에펠타워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며 함께 감탄했고, 거대한 규모의 불꽃놀이를 보았다. 굉장히 아름다워서 많은 사진을 찍었고 그 장면을 머릿속에 깊게 간직하기로 했다.
첫 번째 주말. 토요일은 그렇게 파리의 유명 관광지를 다녀보며 보냈고, 토요일은 느릿하게 일어나 여유로운 식사를 하고 모두가 숙소 대청소를 했다. 워크캠프가 시작한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본격적으로 일도 시작했고, 파리에서 주말을 보내고 나니 조금쯤 내가 워크캠프지 마을의 주민인 것 같기도 했다. 체육관의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따사롭고 그 빛만큼 평화로운 주말이었다. 넓은 체육관을 누비며 빛을 받고 있던 친구들은 마치 꿈 속 인물들 같으면서도 무척 편하게 느껴졌다.
두 번째 주가 시작되었고, 우리는 계속 일을 했다. 아침을 먹고 9시에 공원으로 나가면 우리는 벽을 쌓는 팀과 돌을 모아오는 팀으로 나누어 일했고, 11시쯤 중간에 쉬는시간을 갖고 그날의 키친팀이 준비해 온 스낵을 먹었다. 무거운 돌을 나르고 먹는 스낵과 휴식시간은 달콤했다. 바게트 샌드위치로 배울 채우고 다시 돌을 나르고 벽을 쌓으면 금새 일이 끝나는 시간인 2시가 되었다. 그 때면 즐거워서 사용했던 도구들을 씻고 숙소로 향했다. 노동 후에 먹는 점심 또한 언제나 달콤했다. 그렇게 우리는 점심을 먹은 뒤 자유시간을 보내면서 일주일을 지냈다.
그리고 두 번째 주 주말에는 각자가 하고싶은 일을 하기로 했다. 토요일 오전, 나는 알마니아의 두 친구들 그리고 한국인 오빠와 샹젤리제로 쇼핑을 하러 나섰다. 쇼핑을 좋아하는 두 알마니아 친구들과 나는 씩씩하게 샹젤리제를 활보했고, 한국인 오빠는 그런 우리와 함께 옷을 봐주었다. 그렇게 토요일은 쇼핑을 하며 보냈고 일요일은 첫 번째 주와 마찬가지로 대청소를 하고 쉬며 시간을 보냈다.
에너지를 충전하며 주말을 보냈고, 셋째 주가 시작되었다. 처음 워크캠프지에 왔을 때 ‘언제 3주를 보내지’ 라고 생각했었지만, 어느덧 마지막 주가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우면서도 무척 아쉬웠다. 마지막 주 인 만큼 일주일 계획 중 마지막 날에 ‘인사를 해야 할 시간’ 이라고 적은 누군가의 문장을 보며 많은 친구들이 아쉬워했다. 마지막 주 인 만큼 우리는 함께 모여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가자들 중 스페인 커플이 있었는데, 그들의 첫만남 이야기부터 시작해 모든 친구들의 사랑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으며, 그동안 찍은 각자의 사진을 서로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금요일이 왔고, 그 날 우리의 벽이 완성되었다. 아름다운 벽에 참가자들은 자신의 이름과 하고 싶은 말을 적기로 하였고, 다음날인 토요일에 마을분들과 시장님을 초대해 벽을 보여드리기로 했다.
벽을 만든 이후, 우리에게는 토요일과 일요일, 월요일과 화요일이 남아 있었다. 많은 친구들이 파티를 좋아했기에 우리는 남은 세 날 동안 파티를 하기로 했다. 토요일에는 시장님과 마을 주민들게 벽을 보여드리고 파티를 했고, 밤 늦게까지 공원에서 춤을 추었다. 춤을 춘 곳은 우리의 벽이 있는 바로 옆이었다. 우리는 늘 그 공원에서 일하고 놀았는데, 마지막 파티까지 그곳에서 하니 공원이 애틋하게 느껴졌다.
일요일에는 참가자들 모두가 파리에 있는 호수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에서 호수를 보고 수영장도 갈 계획이었으나 비가 와서 계획만큼 다양한 활동을 하지 못했다. 아쉬워하면서도 빗속을 뚫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푹 쉬었던 것 같다. 다음날인 월요일에는 그동안의 생활을 둘러보며 솔직하게 워크캠프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친구들은 불만족스러웠던 것과 만족스러웠던 점,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였다. 그 시간을 통해 친구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게되었고, 어느정도는 친구들의 생각에 동의를 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우리가 헤어지기 전 날의 해는 저물어갔다. 월요일 저녁 우리는 소소하게 테이블에 모여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침대로 향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아침. 모두는 각자 떠날 준비를 했다. 짐을 정리하고 에어배드의 바람을 뺐다. 우리가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매일 식사를 함께 하던 1층의 테이블 앞에 캐리어를 들고 선 모두는 포옹을 했다. 나는 친구들 한 명 한 명 과 포옹을 하며 하고싶은 이야기를 했다. 그동안 정말 고마웠고 너를 만나게 되어 좋다고. 그리고 네가 원하는 일들을 하면서 즐겁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시 만나기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언젠가 다시 꼭 만나고 싶은 친구들과 인사를 하면서 굉장히 아쉬웠다. 포옹을 하고 또 하고 고맙다는 말을 계속 했다. 두 팀 리더들과도 포옹과 함께 인사를 했다. 발이 떨어지지 않아 길고 긴 인사를 했고, 오랜 시간이 걸려 체육관의 문 앞까지 가서 섰다. 그곳까지 함께 나와 인사를 해주는 친구들과 또 포옹을 했다. 모두가 정이 많이 들어 나와 함께 나서는 친구들도 계속 인사를 했다. 나는 남자 팀리더와 다시 포옹을 하고 싶었고, 다른 친구들이 인사를 하는 틈을 타 그에게 다가갔다. 나와 안으면서 그는 “너는 아름답고, 그 아름다움을 바꾸지 말라.” 고 이야기 하였다. 3주동안 워크캠프에서 내 별명은 princess 였다. 동양인인 나의 외모를 좋게 평가해 준 친구들이 나를 그렇게 불러주었고, 처음에는 어색했던 나도 그 별명에 익숙해져 장난스레 공주인 척을 하며 지냈었다. 그렇기에 팀리더가 ‘너는 아름답다.’ 고 해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말은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적인 것을 담아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헤어지기 전 날 나는 두 팀리더에게 작은 선물과 함께 편지를 깜짝 이벤트로 전달하였고, 그들은 “너는 정말 프린세스다.” 라고 하였다. 그렇게 3주동안 함께 지내면서 많은 정을 느꼈기에, 그리고 그 속에서 참가자들은 많은 친구들의 장점을 발견했기에, 남자 팀리더 엘리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3주동안 나는 주기보다 받기를 더 했다고 생각했던 내게, 엘리의 그 말은 굉장히 고마웠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었다. 내가 내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아름다워 보였었나?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있다니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나 자신은 비록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앞으로 많이 베풀고 내적으로 더 아름다워지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엘리의 그 말이 잔잔하게 귓가에 맴돌았고 감동적인 마음과 함께 다른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체육관을 나섰다. 그렇게 나의 워크캠프, 꿈과 동화 같던 생활은 끝이 났다.
3주간의 워크캠프를 하면서 유럽 친구들은 조금 차가울 것이라던 나의 편견은, 유럽 참가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오히려 그들은 타인을 배려하고 사랑한다는 생각으로 바뀌어 갔고, 그들을 보며 나 또한 더 이해하고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하여 그처럼 따뜻한 친구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3주간의 동화를 오랜 시간 간직하고 싶고, 그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 나는 내적으로 계속 아름다워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