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구마모토, 샤워 없는 2주간의 행복

작성자 오인정
일본 NICE/12-27 · ENVI 2012. 03 일본 구마모토현

Minamata 1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1) 출발까지
사실 워크캠프에 대해서 친구에게 들었을 때가 미나마타 워크캠프가 시작되기 2달전 이었다. 친구의 추천으로 워크캠프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일본 워크캠프 항목으로 들어가니 3개가 남아있었다. 전공이 일본어이고 가깝기 때문에 일본을 선택했다. 하지만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권이 얼마 없었다. 남은 3개의 워크캠프 인포메이션을 읽어보면서 미나마타 워크캠프를 보게 되었는데 내용이 정말 좋았지만 샤워시설이 없는 점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이점은 워크캠프에 와서 생각이 바뀌었다. 매일매일 마을사람들 집에서 돌아가며 욕실을 빌리면서 그들과 교류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한달 가량 남았을 때 거의 마지막 순서로 워크캠프를 신청하고 배표를 예매했다. 미나마타는 후쿠오카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어서 미팅시간을 맞추기 위해 전날 밤을 배에서 자고 아침 7시 반에 하카타항에서 내리는 배를 예매했다. 하지만 배표 교환을 위해 부산여객터미널에 오후 5시 이전에 도착해야 해서 광주에서 16일 12시반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거의 이틀에 걸쳐 미나마타까지 간 셈이다. 이틀 동안 혼자서 미나마타까지 가면서 짐도 많고 워크캠프를 괜히 신청했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지만 참여하면서 내가 괜한 걱정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카타역에서 3번의 JR 환승을 거쳐 드디어 미나마타역에 도착하게 되었다!

2) 워크캠프
미나마타역에 도착하니 나 혼자 한국인이었다. 다른 한국인 멤버 2명은 전날 와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멤버들을 만났는데 일본인 4명, 프랑스인 1명, 이탈리아인 1명으로 나는 일본어도 영어도 안 나오고 갑자기 얼어버렸다. 몇 시간 후엔 급속도로 친해졌지만…그리고 워크캠프 기간 동안 우리의 발이 되어줄 자전거를 빌려서 가려는데 나는 자전거를 못 타서 준페이상의 차로 후쿠로공민관까지 갔다. 사실 인포싯에 마을회관이라고 써있어서 별로 큰 기대는 안했는데 생각보다 깨끗해서 좋았다. 첫째 날은 마을주민들이 우리를 위해 각자 음식을 해오셔서 웰컴파티를 해주셨다. 마을 분들은 다들 너무 착하고 좋았다. 사실 워크캠프라고 해서 매일매일 일만 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는 처음 이틀 동안 환경대학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미나마타병과 에코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저녁에는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미나마타병등의 사고에 대해 디스커션이 있었다. 언어문제로 일본어로 하고 바로 영어로 통역해야해서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긴 했지만 내용이 알차서 듣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을 할때는 후쿠시마 출신의 관계자분이 오셔서 현재 후쿠시마의 상태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해주셨는데 벌써 1년이 흐르고 사람들이 잊어가고 있지만 이들의 고통은 아직도 현재 진행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미나마타 자료관에 갔을 때 미나마타병 유가족분께서 오셔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사실 미나마타병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많은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두팀으로 나누어서 하루씩 에코하우스에서 숙박하게 되었는데 에코하우스는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굉장히 쾌적하고 특히 난로가 정말 따뜻했다. 공민관은 밤에 추웠는데 에코하우스는 따뜻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환경대학을 수료하고 진정한 워크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에코하우스의 밤부게이트를 만들기 위해 대나무숲에 가서 대나무를 자르는 팀과 밤부게이트 해체하는 팀으로 나누었다. 나는 대나무숲 팀으로 갔는데 정말 정글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땅이 젖어있어서 몇 번이나 엉덩방아를 찧어 가면서 대나무를 잘랐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대나무숯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다들 한번씩 전기톱으로 대나무를 잘라보고 작은 도끼로 대나무를 4등분하는 작업을 했다. 나중에는 다 쪼갠 대나무를 가마 안에 넣어서 불을 붙이는 작업도 했다. 그리고 우리가 갔을 때가 미나마타에서 유명한 사라다양파의 수확시기라서 마을 주민의 양파수확도 도와 드렸다. 다른 일을 할 때는 우리끼리 도시락을 싸가서 점심을 먹었었는데 양파 수확팀은 밭 주인 지역주민이 점심을 해 주셔서 서로 양파밭에 가려고 경쟁이 붙었었다. 둘째 주에는 남자멤버들만 오렌지밭에 있는 잡목을 베는 작업을 했는데 정말 힘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들끼리 순서를 정해서 돌아가면서 식사당번과 설거지당번, 목욕팀을 정했었다. 보통 아침에는 빵과 핫케익, 전날 저녁에 남은 음식과 전날 저녁에 목욕하러 간 지역주민 집에서 받은 음식 등을 먹었다. 점심에는 지역 주민 분께서 차려 주시거나 주먹밥, 컵라면 등을 먹었고 저녁에는 자신들의 나라 음식이나 여러 맛있는 음식들을 해 먹었었다. 이탈리아인 멤버는 자신이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소스로 스파게티를 만들어 주었고 우리는 부침개를 만들었다. 그리고 일본인 멤버들은 오코노미야키와 규동을 만들어 주었다. 에코하우스에서는 관계자분께서 우리에게 닭고기스프도 만들어 주셨었다. 그리고 워크캠프 중에 이탈리아인 멤버가 생일이어서 서프라이즈 생일 파티도 했다. 몰래 편지도 쓰고, 공민관도 꾸미고, 케익도 주문하고 12시 땡 하고 파티를 해주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그리고 프리데이때는 다같이 유노츠루 온천에 가서 온천도하고 족욕도 하고 신사도 가고 미나마타 시내에서 스티커사진도 찍고 밥도 먹고 놀았다. 버스막차가 일러서 늦게까지 놀지 못한게 아쉬웠다. 그리고 공민관에서는 매일 밤마다 탁구도 치고, 게임도 하고 자기네 나라 술도 나누어 마시고 마을주민들이 가져다 주시는 술과 과자 등으로 파티를 했다. 항상 밤 늦게 잤지만 너무너무 재미있는 하루하루였다. 그리고 3월 24일~25일은 홈스테이 날이었다. 24일에 국제교류페스티벌로 자신의 나라 소개 프리젠테이션과 여러 가지 공연들을 보고 각자 홈스테이 집으로 갔다. 두 명씩 짝으로 갔는데 우리는 세 팀이 같이 움직였다. 한 집에서 저녁을 같이 먹었는데 직접 화덕에서 피자도 구워주시고 맛있는 음식도 많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25일에는 3333계단도 오르고 온천에도 다녀왔다. 그리고 2주째는 페어웰파티를 준비했는데 한국인 멤버 언니가 음식준비 리더를 맡고 러시아인 멤버가 공연 준비 리더를 맡아서 했다. 그리고 우리들의 2주간 사진을 모아서 프리젠테이션도 만들었는데 정말 좋았다. 음식은 각자 자신들의 나라의 음식을 만들었는데 처음 접해보는 음식도 많았지만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공연은 프랑스인 멤버는 자신의 특기인 기타와 노래를 준비했고, 이탈리아인 멤버도 노래를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팀은 올챙이송을 율동과 함께 1절은 한국어로 2절은 일본어로 번역해서 불렀다. 일본인 팀은 구마모토 캐릭터인 구마몬송을 구마몬 탈을 만들어서 춤과 함께 선보였다. 그리고 러시아인 멤버는 왈츠를 준비했는데 내가 파트너가 되었다. 4일전부터 속성으로 왈츠를 배워서 췄다. 원래는 공민관 안에서 추려고 했는데, 공민관 안은 이미 테이블로 꽉차서 공민관 앞 뜰에서 자동차 라이트 불빛으로 비춰서 췄다. 많이 부족했지만 다들 칭찬해 주셔서 감사했다. 그리고 우리의 리더인 카오루에게 서프라이즈 선물도 주고 정말 재미있었다. 헤어지는 날, 너무 섭섭하고 아쉬웠다. 2주라는 기간이 처음에는 길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생각해보면 너무 빠르게 지나간 것 같다. 처음에는 말도 안 통하고 어색하고 어떻게 이 멤버들과 2주 동안 생활하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너무너무 재미있었고 모두를 미나마타라는 공간에서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워크캠프가 끝나고 몇 일이 지났지만 서로를 그리워하고 페이스북 그룹에서 매일매일 채팅하고 이야기 하고 있다. 아마 이번 미나마타 워크캠프는 절대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 같다. 미나마타 지역주민들, 워크캠프를 통해 알게 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