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Alpe Dosso, 고된 만큼 아름다운 추억

작성자 박상은
이탈리아 Leg18 · ENVI 2012. 07 Alpe Dosso

Alpe Dosso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저는 교내 해외자원봉사단으로서 이탈리아 Alpe Dosso 라는 산에 파견되었습니다. 전공이 영어교육이라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에는 전혀 두려움이 없었지만 배낭을 메고 2시간 넘게 1500m 부근에 있는 숙소까지 올라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두렵고 겁이 났습니다. 가기 전에 최대한 짐을 빼고 배낭을 꾸렸지만 평소 운동을 별로 하지 않아서인지 체력적으로 산에 오르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한국인참가자는 저와 남자인 친구 한명이 있었는데, 우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럽 친구들이었고 그 사이에서 하이킹을 따라잡기란 너무 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런 곳에 배정이 되었는지 불평도 많았고 산이라 2주간 어떻게 인터넷 등과 단절된 생활을 해야할 지 막막했습니다. 일은 하루에 3~4시간 정도였으며 필요에 따라 더 할 때도 있고 날씨가 안좋으면 쉬기도 했습니다. 주로 한 일은 나무를 베어서 그 나무 껍질을 벗기는 것이었는데 나중에 펜스를 만들거나 산에서 구조물을 만들 때 쓰려고 봉사자들에게 그런 일을 맡겼습니다. 일을 하다 사소하게 다치는 친구들도 많았고 산이라 벌에 쏘이기도 했습니다. 차차 그런 일들은 적응이 되어갔고 고립된 산 속이라 그런지 참가자들과 매일 밤 음악을 틀며 춤을 추고 지역 주민들이 지원해주는 와인과 전통술로 파티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인터넷이 원활하지 않아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과 연락이 쉽지 않았던 것이고 또 전기가 밤에만 쓸 수 있어서 전자기기를 원활히 쓰지 못한 점, 찬물로 샤워를 해야 할 때 등이었습니다. 음식은 이탈리아의 주식인 파스타와 리조또 등을 먹었는데 매끼 치즈와 빵 등을 제공해주었고 과일도 주어서 크게 불만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각국의 친구들이 각자 나라의 음식들을 선보이기도 했고 저희도 한국의 불고기 소스와 김, 고추장 등을 가져가 요리해주니 맛있다고 하였습니다. 주로 오전쯤에 일을 마치고 나면 자유시간이 많아서 한가롭게 산맥에 둘러싸여 책을 보거나 썬탠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고 요리를 준비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유럽 친구들과 자기 나라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 문화적 교류를 했고 일주일이 지나가자 친구들이 모두 편하고 좋았습니다. 간혹 일을 게으르게 해서 미움을 받은 친구가 있기도 했지만 배려심 많은 친구들이 이해해 주고 같이 도와주어 원만히 해결되었습니다. 주말에는 산 정산으로 하이킹을 갔는데 저는 산에 오르는 것이 너무 힘들고 일을 하다 허리에 무리가 가서 같이 올라가지는 못했습니다. 이후에 일을 하러 산에 올라가서 주변 나뭇가지들도 치우고 소와 말 같은 가축들도 보았습니다. 이때 찍은 사진이 여기 지역 신문에 나서 제 이름이 기사에 나온 적도 있어서 정말 신기하고 기뻤습니다. 처음에는 빨리 시간이 지나서 산에서 내려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슬펐고 아름다운 산에서의 풍경에 동화되었습니다. 캠프가 끝나고 하나 둘 친구들을 기차 역에서 떠나 보낼 때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눈물을 보였습니다. 나중에 꼭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저는 그 이후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이켜보면 다시는 내 인생에 없을 순간들이라는 생각이 들고 참 값진 경험, 평생을 살며 두고두고 추억할 거리를 만들어 온 것 같습니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만큼 성숙해질 수 있었던 기간이고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워크캠프에 또 참가하고 싶습니다. 제 젊은 날의 아름다운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