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혼자 떠나 더불어, 워크캠프

작성자 이지연
독일 VJF 1.4 · ENVI 2012. 07 Zarnekla

Zarnekla (Vegetarian Camp)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도착: 교환학생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외국인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귀고 싶다는 욕심에 워크캠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혼자 여행을 한 후에 워크캠프를 참가하게 되었기 때문에 얼른 좋은 친구들을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3가지의 픽업 시간 중 조금 무리해서 가장 이른 시간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베를린에서 9시 20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고 3시간이 걸렸습니다. 늦게 도착하면 친구를 사귀기 조금 더 힘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한 선택이었지만, 도착시간과는 상관없이 모두 좋은 친구들이 될 수 있었습니다.

◆생활환경: 집주인이 사는 집, 그 앞에 있는 barn,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트레일러에서 생활할 수 있는데, 저는 집주인이 사는 집에서 살기로 정했습니다. 온 순서에 따라 머물 장소를 정했기 때문에 너무 늦지 않게 도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화장실은 집 밖에 있고 푸세식이라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곧 익숙해졌습니다. 샤워는 바깥에 있는 태양열 샤워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뜨거운 물이 나온 적은 없었던 것 같고 집 안에 있는 샤워시설은 나무로 불을 때서 따뜻한 물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인원이 많기 때문에 매일 안에 있는 욕실에서 샤워하기는 힘들었습니다.

◆날씨와 옷: 해가 쨍쨍한 날도 있고 비가 오는 날도 있었지만 흐린 날이 가장 많았던 것 같습니다. 7월임에도 불구하고 쌀쌀한 적이 많아서 긴 옷들이 꼭 필요했습니다. 또, 일할 때 모기 같은 벌레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긴 바지가 꼭 필요합니다. 여행하며 저가항공 비행기를 자주 이용했는데 수하물을 추가하는 돈을 아끼려고 최소한의 짐만 준비해서 긴 잠옷을 챙기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저는 반바지를 잠옷으로 입곤 해서 추운 새벽에 감기에 걸려 고생을 했습니다.

◆음식: 아침으로는 빵과 시리얼, 요거트 등을 먹었습니다. 점심과 저녁은 당번을 정해서 직접 요리해 먹어서 매번 다양한 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채식주의자 캠프라는 타이틀 때문에 항상 배고플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언제나 푸짐하게 먹었고 가끔 집 앞 정원에 나가 많은 종류의 열매를 따먹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한 번은 준비해간 고추장과 현지에서 준비한 재료들로 다른 한국인 참가자와 비빔밥을 준비해서 친구들에게 한국의 맛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음식재료는 모두 유기농으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언제나 건강해지는 느낌으로 즐겁게 맛있는 식사할 수 있었습니다.

◆일: 매년 하는 일이 같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올해에는 커다란 호수 만들기, 호수 만들 자리에 있는 나무 제거, 작은 연못 만들기, 잡초 제거, 풀 베기, 벌레 수집을 했습니다. 큰 낫과 삽, 도끼를 이용하거나 손으로 나무를 나르는 일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낯선 도구들을 사용하는 게 힘들었지만 이웃 세바스찬의 도움으로 도끼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 나중에는 도끼 다루는 것이 무섭지 않았습니다. 그 자체로 무거운 장비들이라 처음에는 부족한 팔 힘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쓰다 보면 익숙해졌습니다. 매일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정해서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것 저것 해본 후 가장 저에게 잘 맞는 호수 만드는 일에 가장 많이 참여했습니다. 호수를 만드는 데에 포크레인이 동원되었는데, 직접 운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색다른 경험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직접 땅을 파기 보다는 삽을 이용해서 포크레인이 하지 못하는 지면을 고르게 하는 일을 했는데 친구들과 각자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노래를 들으며 하니 고단함이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한 번은 지역신문 기자가 저희가 한 일을 취재해서 지역신문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해 워크캠프 참가자도 리포트에 적은 것을 보면 아마 매년 워크캠프가 있을 때마다 취재하는 것 같습니다.

◆여가생활: 워크캠프라고 해서 일만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주말에는 주변 도시들을 방문해서 유네스코 문화유산과 박물관도 찾아가는 등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1~2시간을 타고 강에서 수영을 하고 놀거나 카누를 타는 등 색다른 경험을 해서 즐거웠고, 강제적으로 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고 여러 가지 중에 선택하거나 집에 머무르며 휴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평일에는 이웃들과 포크댄스를 추거나 교회에서 열린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하고 환경에 관련된 영화보고 토론하기나 카드게임을 즐겼습니다. 날이 좋은 날은 바깥에서 축구나 ‘자가’라는 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은 바깥에서 불을 피우고 늦은 시간까지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주에는 목표된 일이 대부분 마쳐졌기 때문에 잼 만들기나 꿀벌 보러 가기 등 재미있는 활동들을 할 시간이 더 많았습니다. 캠프 전반적으로 진행되었던 마니또(Secret friend)게임을 하며 자기의 비밀친구에게 편지를 쓰거나 선물을 하는 등 소소한 재미도 있었습니다.

◆언어: 집주인을 제외한 독일 현지 친구들은 모두 영어 실력이 뛰어났지만 대부분 친구들은 간단한 의사전달만 가능할 뿐 토론은 힘든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모두 자신을 제외하고 자신의 모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구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영어를 사용하기보단 계속 자신의 언어로 대화하는 순간이 잦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호기심으로 간단한 단어들을 자신의 언어로 서로에게 가르쳐주어 우정이 돈독해졌습니다. 예로는, 저는 “친구야”, “사랑해”, “고마워” 등을 친구들에게 알려주니 친구들이 저를 볼 때마다 “친구야, 사랑해.”라고 웃으며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저 또한 체코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로 간단한 단어를 배워서 어눌한 악센트로나마 친구들을 웃게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인터넷: 집주인이 사용하는 컴퓨터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지만 속도도 느리고 사용시간에 따라 이용료가 부과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주변 도시로 당일치기 여행을 갔을 때 T mobile에서 3G 인터넷만 사용하는 유심카드(10유로)를 구입해서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한 번도 사용한 적 없습니다. 제 휴대전화로 느리지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워낙 시골이고 날이 흐린 날엔 전혀 이용할 수 없는 날도 있었습니다.

◆기념품: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준비한 기념품은 이미 교환학생 중에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어서 가진 것이 별로 없었지만 가지고 다니던 동전이나 젓가락을 친구들에게 주었습니다. 특히 젓가락은 친구들에게 젓가락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젓가락을 사용함으로써 두뇌개발에 좋다는 이야기 등을 자연스레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기념품인 것 같습니다. 멕시코에서 온 친구는 자신의 나라의 전통 장난감, 동전 등을 기념품으로 나누어 주었는데 친구들 반응도 좋았고 함께 가지고 노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치며: 한국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닐 때 한 학년을 마칠 때마다 롤링 페이퍼를 하며 모두가 모두에게 메시지를 남기곤 했던 것이 좋은 생각 인 것 같아 친구들에게 제안, 설명하여 마지막 날에 짤막한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든 친구들이 좋은 이야기를 써주었지만 저에게 가장 감동이 주었던 메시지가 있습니다. “모든 한국 사람이 너와 같다면 나는 한국이 정말 좋아.” 전 단지 좋은 친구를 사귀고 좋은 친구가 되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우리나라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준 것 같아 참 행복했습니다. 이른 새벽에 베를린으로 향하는 열차를 탄다고 하니 싫은 내색은 전혀 하지 않고 역까지 데려줄 뿐 아니라 열차를 함께 기다려준 집주인, Roland는 언제나 고마운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