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이탈리아, 낯선 곳에서 찾은 용기
Trasimeno Lake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한달 간의 꿈같은 여행을 마친 뒤의 현재 한국에 있는 나의 삶은 아직도 이탈리아에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설렘보다는 처음으로 혼자 하는 해외여행이기에 걱정이 앞섰던 여행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아직도 그때의 추억으로 가득하다. 워크캠프 하루 전 날 로마에 도착해 자유여행을 즐긴 뒤 워크캠프 미팅 포인트로 향하였다. 로마에서 열차로 약 한시간 반 정도 떨어진 Tuoro sul Trasimeno라는 작은 마을이었다. 첫 날부터 나의 여행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열차를 타고 반 정도 왔을까? 전날 묵었던 숙소에 캠프리더의 전화번호를 포함한 워크 캠프의 정보가 적인 수첩을 놓고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다 국제 미아가 되는 건 아닌지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아찔하다. 여행 책자에 다행히 숙소 전화번호가 있어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 캠프 리더의 전화번호를 알 수 있었다. 긴장의 연속 속에 열 차 안에서 반갑게도 한국인 부부를 만나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외국에서 만난 한국인이 어찌나 반갑던지… 미팅 포인트인 Touro sul Trasimeno station에 도착하자 우리나라의 어느 작은 시골의 역과 비슷한 풍경에 친근함을 느꼈다. 내리자 마자 인포싯에서 보았던 Legambiente라는 글자가 적힌 노란색 깃발이 보였다. Legambiente는 내가 봉사하게 될 이 지역의 봉사단체 이름이다. 노란색 깃발을 따라 한 10분 정도 걸으니 3주 동안 지내게 될 캠핑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처음 워크캠프에 지원할 때의 숙소는 old school이였는데 감사하게도 시에서 이 캠핑장의 방갈로를 제공해 주셨다고 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숙소에 앞으로의 3주가 무척 기대되었다. 그 곳에 도착하자 이미 5명의 외국인 친구들이 도착해 스파게티를 먹고 있었다. 어색하게 첫인사를 나눈 뒤 숙소에 짐을 풀고 있는데 한국인 친구가 2명이나 더 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는 그냥 지나쳤을 인연이 이렇게 외국에서 우연히 만나 아주 특별한 인연이 되어 소중한 추억을 나눈 다는 것이 너무 감사했다. 저녁 밤 늦게 LA이에서 온 Andrew를 끝으로 모두 모이게 되었다. 이탈리안 리더 Jackomo, Eden, Giovanni 3명과 섹시혜진이와 청순똑순인화, 독일에서 온 엄마 같은 Regina언니, 멕시코에서 온 장난꾸러기 Jolio,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온 간지베이비 Davide, LA에서 온 만물박사 Andrew, 체코에서 온 귀염둥이 jan과의 추억이 시작되었다. 처음에 어색했던 분위기는 금세 잊혀지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처럼 이야기를 나누며 워크캠프의 첫날이 지나갔다. 그 다음날은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바로 봉사를 시작하지는 않았고 그 마을의 작은 축제에 참여하게 되었다. 삭막했던 아스팔트 바닥에 형형색색의 꽃과 모래로 예쁜 그림들이 수놓여진 길을 걷고 저녁에는 맛있는 소시지버거와 맥주를 마시며 친구들과 더욱 친해질 수 있었다. 월요일이 돼서야 본격적인 봉사활동이 시작되었다. 우리가 봉사하게 될 곳은 캠핑장 앞에 Trasimeno lake의 2개의 섬 중 하나인 Isola Maggiore island 였다. 매일 아침 15분 정도 보트를 타야 그곳에 갈 수 있었다. Isola Maggiore island는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다. 약 70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관광지로 최고의 휴양지였다. 너무 예쁘고 평화로운 그 곳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했다. 주로 한 일은 해변 주변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벤치 사포질과 페인트칠, 수로만들기, 잡초베기였다. 모든일은 공평하게 분배되었고 모두 즐기며 일을 했다. 거의 모든 일이 나에게는 처음 해보는 일이었기에 서툴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새로운 경험에 재밌기도 하고 하루하루 정돈되어가는 Isola Maggiore island의 모습에 뿌듯했다. 일을 일찍 마친 뒤에는 해변 근처 잔디에 누워 낮잠을 자기도 하고 호수에 뛰어들어 물놀이도 하며 이탈리아의 따가운 태양을 즐겼다. 식사는 하루씩 남자와 여자가 돌아가며 준비했고 매일 각기 다른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그만큼 나의 뱃살은 늘어만 갔다. 한국음식으로는 불고기와 육개장, 주먹밥을 만들었는데 외국친구들에게 최고 인기메뉴였다. 요리에도 서툴러 많이 걱정했지만 친구들이 맛있게 먹어주었고 한국의 음식을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데 놀라웠던 것은 외국친구들이 의외로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국인 친구가 있는 친구들도 있었고 특히 2002년 월드컵 때의 한국의 모습이 인상깊었다며 기억하는 친구도 있었다.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나누며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주말에는 Tuoro sul Trasimeno에서 열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리더 중의 한명인 Giovanni의 고향인 Perugia를 관광했다. Giovanni가 추천해준 맛 집에서 맛있는 피자를 먹고 Perujia의 모습이 한 눈에 보이는 viewpoint에서 경치를 즐겼다. 친구들과 함께하니 더욱 즐거운 여행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루하루가 소중했고 아쉬웠다. 여행 이외에도, 하루는 Jackomo의 어머니가 오셔서 팔찌만드는 법도 알려주시고 맛있는 파이도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캠핑장에서 주최하는 와인투어에도 참여하여 이탈리아의 와인을 맛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이렇게 소중하고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City center 근처 공원의 벤치 페인트칠과 꽃을 심는 것을 마지막으로 봉사활동을 마쳤다. 그 다음날 Turo sul Trasimeno center에서 정말 감사하게도 3주동안 봉사활동을 해줘서 고맙다며 우리에게 표창장과 기념품을 주셨다. Tuoro sul Trasimeno에서 Legambinte의 일원으로서 생활했던 3주는 평생 잊지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마지막 날 밤, 호숫가에 누워 이탈리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마지막의 아쉬움을 나눴다. 한국에서는 매일 시간에 쫓기며 바쁘게, 치열하게 살았다면 이 곳에서는 매일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행복하다라는 말을 자주 했던 것 같다., 3주라는 시간이 너무 짧게만 느껴졌다. 한국에 있는 지금 이탈리아에서 나에게 썼던 편지들을 받아 볼 때면 그 시간 꿈만 같이 느껴진다. 단순히 나에게 있어 워크캠프는 하나의 경험으로서 끝난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왔던, 살아갈 인생에서의 엔도르핀이자, 추억의 휴식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