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스위스에서 만난 다국어, 다문화

작성자 김아영
스위스 WS12ES01 · EDU/KITCH 2012. 07 Estavayer-le-lac

SUPERBEACH CAMP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이 워크캠프는 다른 일반적인 워크 캠프와는 조금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스위스 학생를 대상으로 한 언어교환캠프가 총 6주간 estavayer-le-lac에서 열린다. 이 언어교환캠프의 목적은 프랑스어를 잘 모르는 대부분의 스위스독일어권 아이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것이다. 학생들의 나이는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다양하다.매우 스위스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 캠프에서는 한 나라에서 4가지 언어를 쓰는 문화를 체험 할 수 있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다른 곳이기에 ‘모국어’ 개념에 대해서 많이 생각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참가하는 학생의 수가 대략 70명이 조금 넘기에, 이 규모를 담당 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 우선 캠프를 총괄하는 리더가 있다. 프로그램 체어맨인 필리프, 그리고 그의 아버지, 실질적인 리더 베니, 그리고 베니의 오른팔 격이었던 마우루스, 스위스 국내 자원봉사자 담당자인 루니, 국제 자원봉사자 담당자임과 동시에 봉사자인 이그나시오. 그리고 학생들의 선생님이 되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기억에 남는 친구들이라면, 장난끼가 가득한 토마스, 귀여운 파리지앵인 귀욤, 한국에 관심이 많은 크리스뗄, 주방일도 많이 도와준 베스나가 있다. 사실, 선생님들은 더 많이 있었는데, 와서 몇 일만 하다가 가는 사람도 있고, 중간에 오는 사람도 있어서 모두 친해지지는 못했다. 요리 담당자인 셰프는 이보였다. 하지만 일주일 뒤에는 이보 동생인 삼손도 와서 총 두명의 셰프가 있었다. 하지만 삼손도 일주일만 있고 가야하는 상황이었다. 이렇듯 한 그룹 별로 스케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스케줄이 일일이 달라서 오고가는 사람이 항상 있어왔다.
국제 워크캠프 참가자는 한국에서 온 나를 포함해서, 카탈루니아의 강렬한 태양을 닮은(하지만 매우 게으른) 로베르토와 델리아, 그리고 독재치하에 있는 민스크에서 온 꿈 많은 소녀 카트리나 총 4명이었다. 스위스 국내 자원봉사자들은 꽤나 많았다. 러시아 출신이지만 스위스에서 산 남자애(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기억이 안난다.), 중국인이지만 독일에서 태어나 자란 비비안, 비비안의 단짝인 바비 인형같은 나인, 기분이 롤러코스터인 사라, 법학을 공부하는 똑소리나는 모니카, 수줍지만 단호한 스베니아, 자유로운 라틴계의 피를 가진 에메랄드 눈을 가진 야라, 매력이 흘러 넘치는 소피아... 이 아이들과 같이 놀고, 돌아다니고 했기 때문에, 그 외의 봉사자들은 이름을 기억하기 힘들다. 이 아이들 중에서도 중간에 개인적은 스케줄로 캠프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도 있어서 쿠킹 팀을 결정할 때 꽤나 혼란스러웠다. 팀을 수정해야 하는 경우, 일 분배를 수정해야하는 경우가 만만치 않게 생겼기 때문이다. 이렇게 항상 사람이 많다 보니, 분위기는 항상 북적거렸고, 심란하면서도 밝고 쾌활했다.
내가 참여한 국제자원봉사자는 총 6주의 프로그램에서 2주 동안 봉사를 하는 것이었다. 쿠킹 팀을 짜는 것은, 국내자원봉사자와 국제자원봉사자를 섞어서 같이 짰다. 쿠킹팀 1,2,3로, 이 세 팀이 하루에 한 끼 씩 담당하는 것이었다.
아침식사 준비는, 그 중에 가장 간단했다. 빵을 썰고, 버터를 썰고, 햄과 살라미를 썰고, 치즈를 썰고, 시리얼, 우유, 잼, 뉴텔라, 요거트 등을 뷔페식으로 바깥에 차려놓는 것이었다. 그러나 excursion 야외활동이 있는 경우에는, 아침 준비와 동시에 샌드위치 재료도 준비해야 한다. 토마토를 썰고, 치즈도 샌드위치 용으로 썰고, 햄도 준비하고 버터, 삶은 계란, 샌드위치 소스 등등 또 다른 한 켠에 재료를 마련해 놓아야 한다. 일요일 아침은 11시에 브런치를 먹는데, 스크럼블 같은 것들이 더 추가된다.
점심과 저녁 식사는, 고기가 들어가거나,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나 다양한 리조또 요리를 한다.
오늘은 아침을 1팀이, 점심을 2팀이, 저녁을 3팀이 한다면, 그 다음날은 아침을 3팀, 점심을 1팀이, 저녁을 2팀이 하는 것을 기본으로 스케줄을 구성했으며, 이 틀 안에서 수정하면서 일을 분배했다.그리고 설거지 거리가 매우 많고 힘들었기 때문에, 그 식사의 요리팀이 아니더라도 다 같이 뒷정리를 도와주기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좁은 주방에 많은 봉사자들이 북적이다 보니, 은근히 일을 안하고 빠지는 경우, 혹은 쉬운 일만 골라서 하는 경우 등의 문제가 생겼다. 우리는 불만사항을 가지고 그 불만을 리더에게 제기하면, 일을 하지 않는 시간, 혹은 저녁 자유 시간에 중간 회의를 했다. 그 회의를 통해서 서로가 중간 평가를 내렸다. 여태까지 잘 해온 일부터 시작해서, 조금 고쳐야 할 사항이 있다고 생각하는 점도 얘기했고, 또 앞으로는 어떻게 일을 하자고 이야기도 나눴다. 이런 회의가 자주 열려서 의견을 서로 조율하거나 효과적인 방안을 제시 할 수 있었다. 중간 회의가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문제도 많았다는 것이지만, 그런 문제를 대화를 통해서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의 중요성 깨달았고, 동시에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방안을 배울 수 있었다.
요리사 이보의 동생인 삼손이 와서 이보를 도울 때, 삼손은 우리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 전체적으로 팀을 바꾸면서 시스템을 새로 만들었다. 좁은 주방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으면서, 일을 쉬운 일만 찾아서 하고, 중간중간에 사라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차라리 한 요리팀이 요리와 뒷정리를 모두 처리하고 나머지 일은 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 그러면 한 끼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약간은 부담은 되지만, 서로 불평이 안나오고, 일도 균등히 분배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조그마한 결함은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메뉴였다. 메뉴에 따라서 일의 강도도 조금씩 달라졌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나는 이런 식으로 의견을 내고, 서로 같이 해결하려는 모습을 통해서 단순히 일하는 것만이 아닌, 문제 해결 능력을 배웠다.

Estavayer-le-lac는 스위스의 호수 캠핑장의 매력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건물에서 2-3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아름답고 커다란 호수(정말 바다같은 호수이다.)는 이곳이 바로 스위스라는 것을 알려준다. 백조들이 무리를 지어 헤엄치는 곳, 엄마오리와 아기오리들이 노닐고, 한 없이 맑은 호숫가에는 다양한 크기의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곳. 그 곳이 바로 Estavayer 다.
호숫가 앞에 있는 큰 캠핑장에 가서, 각양각색으로 꾸며 놓은 자신들의 여름 보금자리를 구경하면서 산책하는 것도 재미있다. 호숫가를 따라서 조깅을 하면 정말 멋진 파노라마를 보면서 운동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은 잔디밭이나 작은 모래사장에서 선탠을 하기 때문에, 비치타월,비키니와 선글라스가 필수이다. 태닝을 하면서 읽을 책과 들을 노래를 담은 mp3까지 있으면 에스타바이예에서 완벽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곳에서 가끔은 바나나에 초콜릿을 끼워놓고 모닥불을 피워서 구워먹기도 하고, 발리볼도 하고, 저녁에 삼삼오오 맥주를 들고 나와서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도 나누기도 한다. 밤에는 하늘에 별들이 무수히 많다. 맑은 밤이면 별을 보면서 누워있는 것도 매우 좋다. 정말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별무리들이었다. 한국에 와서 그리운 것들 중에 하나가 별들이다. 또 수상스키를 탈 수 있는 기회도 있는데, 나는 그 때 일이 있어서 타지 못했었는데, 매우 안타까웠다.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 가까운 이웃 동네로 야외 활동을 나간다. 기차를 타고 짧게는 15분 길게는 40분 정도 걸리는 동네를 가는데, 스위스의 다양한 동네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excursion 장소에 도착하면, 그 때부터 개인적으로 활동 할 수 있다. 쇼핑을 하고 싶다면 쇼핑, 그냥 길거리 관광을 하고 싶다면 할 수 있고, 레스토랑에 가고 싶다면 가도 된다. 하지만 꼭 약속시간과 장소에 정확히 돌아가야 한다. 천천히 여유있게, 스위스의 작은 동네들을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가게들도 구경하고, 길거리에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든 것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어느 날에는 옆 동네에서 음악 축제가 있었다. 친구들과 일을 모두 끝내고 밤 10시 기차를 타고 새벽 1시 기차를 타고 돌아오기로 기차로 한 정거장에 있는 옆 동네로 놀러갔다. 2개의 무대가 있었는데, 한 곳에서는 일반 통기타로 음악을 연주하는 곳이었고, 다른 한 쪽은 힙합 공연이었다. 우리는 통기타로 연주하는 곳에 가서 우리끼리 신나게 춤을 추면서 소리지르면서 놀았다. 할아버지들과 아주머니들이 웃음기 가득히 쳐다보았지만, 우리는 아랑곳 않고 신나게 춤을 추었다. 그리고는 힙합 공연하는 곳으로 갔다. 맨 앞자리로 가서 우리는 또 다시 열심히 놀았다. 일본인 힙합퍼가 메인인 공연이었는데, 너무나도 재미있었다. 그 가수는 조그마한 동양인이 신나게 노는 것을 보고서 나에겐 음악시디를 선물해 주었다! 열정적인 공연을 보고나서 우리는 맥주 한 잔을 마시고 비오는 새벽 추적추적 비를 맞으면서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아이들은 전부 나에게 ‘너 같은 아시아인은 본 적이 없어! Amazing Kim!’ 이라고 말해주었다. 자기들이 여태 만나온 아시아 애들이나, 한국 애들은 거의 대부분이 수줍어하면서, 춤도 잘 안춘다면서 나는 어디서 왔냐고 농담으로 되묻기도 했다.
대부분 밤에는 술을 마셨다. 맥주, 와인, 보드카 등등 다양한 술을 마셨다. 서양 애들이 술을 잘마신다는 것은 이야기로만 들어서 몰랐는데, 직접 와서 보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우리나라는 술자리에서는 술게임을 하면서 원샷을 많이하고, 술 마시는 것이 주를 이루는데 반해 이곳에서는 술은 천천히 마시면서 서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주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서 대부분의 술자리는 새벽4시쯤이 되어야 끝이 났고, 한창 신이 오를 때면 건물 안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느라 새벽 6시까지 노는 애들도 있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술을 많이 안마시고, 피곤해서 1시쯤에 잤는데도, 다음 날에 피곤했는데, 나보다 더 많이 논 아이들은 다음날에도 쌩쌩했다. 오히려 제일 일찍 나와서 수업 준비를 하는 애도 있었다.
매주 금요일에는 학생들을 위해서 디스코 파티가 열리고, 목요일에는 가라오케가 열린다. 디스코파티와 가라오케 준비는 자원봉사자들이 하고, 학생들은 신나게 즐기기만 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취침시간이 되면 디스코 파티와 가라오케는 우리들의 것이 된다. 어느 날은 너무 신나게 놀아서 경찰까지 온 적도 있었다. 다들 웃어넘기고 재밌어 했지만, 경찰 아저씨들의 표정만큼은 살벌했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한국의 알코올송이라면서 술자리 놀이를 알려주었다. 그러면 다들 너무 재밌어 하면서 술을 마실 때마다 어눌한 발음으로 ‘쭉쭉쭉~’을 외치면서 율동도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것 저것 다양한 것을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 개고기, 남북 관계, 한국 사회 등등을 물어보았지만, 역시나 가장 많은 질문은 대부분이 ‘~는 한국어로 뭐야?’ 혹은 “ ~, 이 말 좀 한국어로 써줘” 등이었다. 소리도, 철자도 아예 다른 한국어를 마냥 신기해했다. 어느 날은 스위스에서 신라면을 사서, 저녁에 끓여먹었다. 요리사 이보는 얼굴이 빨게지면서 ‘crazy korean’을 연발했고, 한국에 관심이 많은 크리스뗄은 너무 맛있다면서 ‘not that hot’거리면서 잘도 먹었다.
이 곳에서는 불어를 가르치기 때문에, 혹여 불어에 관심이 많다면 수업을 들을 수 도 있다. 물론 자신의 일을 다 마쳤을 경우이다. 나는 기욤이 하는 불어 심화 반에서 수업을 받았다. 첫 주는 세르즈 겡즈부르 전기 영화를 보면서 그 때 당시 프랑스 문화와 음악에 대해서 토론하였고, 둘째 주는 일반 토론을 하였다. 예를 들면 토론 주제로 매우 흔한 안락사 문제부터 시작해서 스위스만이 가지고 있는 언어문제에 관해서도 토론해 보았다. 가끔은 장난으로 시작한 ‘프랑스vs스위스’ 토론이 정말 심각하게 치닫는 경우도 있었지만 마무리는 항상 즐겁게 끝났다.
숙박 시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정말로 재미있다. 첫 주는 요리 봉사자들과 선생님 봉사자들 모두 건물 안에서 생활했다. 한 방에 열두명이 묵었는데, 남녀 혼방이었다. 아이들이 매우 개방적이어서 그런가, 여자애들도 방안에서도 옷을 잘 훅훅 갈아입고, 남자애들도 속옷 바람으로 돌아다니곤 했다. 방도 매우 개방적이었는데, 아무도 물건에 손을 대지 않았다. 다른 한 주는 텐트에서 생활을 했다. 텐트도 우리가 직접 쳤는데, 꽤나 재미있었다. 이미 프랑스에서 3주 동안 텐트 생활을 하고 와서 텐트 생활도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 빨래는 호숫가에 세탁기가 있어서 돈을 주고 그 곳을 이용했다. 샤워실과 화장실은 붙어있었는데, 샤워실은 샤워부스가 3개 밖에 없어서 가끔은 샤워를 하기 위해서는 기다려야만 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혼자 샤워하고 싶어서 아침 일찍 하거나 저녁 늦게 했다. 마당에는 길 고양이가 자주 놀러 왔었고, 쉬는 시간에는 커피를 들고 나와서 뒷마당에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날씨는 대부분이 맑았으며 가끔 비가 왔다. 습하지도 않고 쾌적한 날씨였다.

개인적으로 너무 그립다. 맑은 공기와 그림 같은 풍경, 좋은 사람들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함께한 2주 동안 나는 너무 행복했다. 나는 나중에 꼭 가족들을 데리고 이 곳에서 여름을 보내고 싶다. 그 정도로 행복하고 즐거운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