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필요 없을 것(크르느믄 끝느브르...), 사람이 밀집할 수 있는 실내공간은 피할 것, 익숙한 도시 속에서 새로운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 이런 기준으로 국내 여행지, 나들이 장소를 생각해봤어요.

익숙한 도시의 한 복판에서, 문득 낯선 여행지에서 느꼈던 그 감성이 되살아날 때가 있어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저는 현존하는 근대 건축물을 만날 때 그렇더라고요. 서울, 전주, 대구에 남아있는 근대건축물을 소개해드릴게요. 

서울 덕수궁 석조전 


덕수궁 석조전(사진: 한국관광공사)

덕수궁 석조전은 대한제국 때 외국 사신들을 접견하던 곳이에요. 광무4년(1900)에 착공해 융희3년(1909)에 준공한 건물로, 조선 왕조에서 마지막으로 지은 큰 규모의 건물인데요, 건물 외관은 19세기 초 유럽에서 유행했던 신고전주의 양식을 따른 것으로 정면에 있는 기둥의 윗부분은 이오니아식으로 처리하고 실내를 로코코풍으로 장식했어요. 3층 건물인데 1층은 접견 장소로, 반치하층은 시종인들의 대기장소로, 2층은 황제의 거처로 사용되었다고 해요. 

석조전이 있는 덕수궁의 정문 대한문에서는 수문장들의 실제 교대장면을 재현한 덕수궁 왕궁수문장 교대식을 매일 3회(11:00, 14:00, 15:30) 진행하니까요, 시간에 맞추어 봄 나들이에 나서보는 것도 좋겠어요. 


서울 문화역 서울284 


문화역 서울284(사진: 한국관광공사)

서울역은 격동의 근대사를 함께한 상징적 공간이죠. 문화역 서울284는 서울역사의 건축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살펴보는 공간투어가 가능한 곳이에요. 구서울역사를 복원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거듭난 곳인데요, 연중 다양한 전시와 공연, 문화행사, 상설 프로그램이 열리는 곳이라 흥미로운 것들이 많아요. 


서울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사진: 한국관광공사)

날씨 좋은 날 산책하면 너무 좋은 정동에 위치한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에 한국 전통 건축 기법을 사용한 성당이에요. 조선 성공회 3대 주교인 마크트롤로프(Mark Trollope)주교가 1922년 영국인 아더 딕슨(A.Dixon)의 설계대로 착공하여 1926년 5월 2일에 미완성인 채 헌당식을 가졌어요. 그러다 놀랍게도, 1993년에야 원 설계도를 영국의 한 도서관에서 찾게 되어 본대 설계했던 모습대로 완공한 건 1996년이었어요! 성공회 신자들이라면 더욱 의미가 깊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고즈넉한 정동길을 아름답게 지키고 있는 이 성당이 참 포근하게 느껴질 것 같아요. 


전주 전동성당 


전주 전동성당(사진: 한국관광공사)

이번엔 성공회 성당이 아닌, 가톨릭 성당이에요. 바로 전주에 위치한 전동성당인데요, 프랑스 건축가 빅터 루이 프와넬에 의해 건축된 전동성당은 전주의 명소 전주한옥마을에 접해있어 여행자들이 찾기 더욱 좋아요. 사실 전동성당은 조선시대 천주교도의 순교터에 세워진거라 그 역사를 생각하면 마냥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곳이 아니기도 하지만, 천주교회사에서 의미있는 곳이자 여행자들에게도 근대사 속 한 장면을 엿볼 수 있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곳이에요. 


대구 근대문화골목 


대구 근대문화골목(사진: 한국관광공사)

대구 근대골목은 살아있는 역사를 생생히 만날 수 있는 체험여행에 제격이라 하는데요, 한국전쟁 당시 타 지역에 피해 전쟁의 피해가 크지 않은 덕분이라고 해요. 그래서 전지나 전후의 생활상이 비교적 잘 유지되었다고요. 단순히 오래된 곳이라 의미있는 것보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 조부모님 세대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어 더 따뜻함과 아련함이 있는 곳이죠. 대구시에서 무료로 골목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고, 매 월 셋째 금요일엔 야경투어도 있다는 걸 메모해야겠어요. 


시간을 달리는 도시여행 

코로나19 시대는 길고, 해외로 나가기엔 이르고, 그렇다고 집에 있을 수만은 없죠. 또한, 방역은 뒤로 밀릴 수 없고요! 모두 다 놓치지 않는 방법으로 이번 봄엔 시간을 달리는 도시여행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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