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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전하지 못한 진심
2020-01-28
지난 해까지 한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코너로 <최재천의 동물보감>이라는 것이 방송되었어요. 제1대 국립생태원 원장을 역임했으며 이화여대 석좌교수이기도 한 최재천 교수가 '동물세계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를 주제로 출연했는데요, 마지막 방송 부제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인간에게 고함. 동물들이 전하지 못한 진심."
방송 내용 중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 부분적으로 발췌했어요(방송 원문 읽기). 함께 읽어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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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천> 동물들이 실제로 우리한테 지금 얘기하고 싶어 하는 동물들이 상당히 많아요. 저 지금 사실 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제목은 이미 정했습니다. ‘They know’ 라고 그냥 그들은 알고 있다. 우리는 동물들을 바라보면서 동물들은 우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거지 동물들은 우리를 잘 알고 있을 거라는 결론에 저는 도달했어요. 우리가 이 지구에서 가장 막강한 존재로 등극하는 이 과정 속에서 이 세상 동물들은 우리를 확실하게 지켜봤다는 거죠.
유튜브에 들어가보면 이런 동영상들이 쭉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는 낚시줄에 칭칭 감긴 돌고래가 사람들한테 다가와서 자꾸 몸을 비벼대는데 처음에는 왜 이런가 했는데 가만히 보니까 낚시줄에 칭칭 감겨 있는 거죠. 그걸 사람들이 다 끊어주고 가는 거예요. 그런가 하면 여우가 목이, 머리가 유리병에 끼어서 꼼짝을 못하는데 길 한복판에, 숲 속 길 한복판에 이렇게 버티고 서 있어요. 거기 사람이 오니까 쭉 이렇게 들이대요. 사람이 그걸 잘 해서 빼주니까 그냥 쏜살같이 숲으로 도망가죠.
◇ 정관용> 평상시에는 사람을 피할 동물들이 급해지면 동물이 사람 앞에 오더라.
◆ 최재천> 왜? 걔네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나 저 자식들 정말 싫은데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내 친구 찾아가봐야 손도 없는 그놈이 날 구해 줄 수 없잖아. 나 정말 할 수 없이 저놈들한테 가야 되네. 정말 놀라울 정도로 동물들이 우리에게 구원을 청해요. 그 얘기는 동물들이 우리를 알고 있다는 거고요.
◇ 정관용> 우리의 존재를 분명히 인지하네요.
◆ 최재천> 그렇죠. 그리고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거죠.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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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혹시 동물원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뭐라고 말할까요?
◆ 최재천> 글쎄요. 저는 그들도 자기가 갇혔다는 걸 분명히 아는 동물들. 그걸 아는 동물들은 적어도 우리에게 그 비명을 지르거나 불편하다는 걸 표시하거나 그런 건 분명히 아시잖아요. 창살을 붙들고 쳐다보는 그 눈망울이, 그 슬픈 눈망울이 뭔가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는 아마 그거일 텐데.
◇ 정관용> 끝없이 서성이기도 하고.
◆ 최재천> 그런 것들이 그들은 분명히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죠. 많은 동물들이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우리가 못 알아듣거나 무시하거나 별로 알아듣고 싶어 하지도 않거나 그 차이일 것 같아요.
◇ 정관용> 교수님은 모든 동물원, 모든 수족관, 모든 동물쇼 다 반대세요?
◆ 최재천> 원칙적으로는 반대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제가 제돌이를 풀어줄 때 사람들이 어깃장 놓느라고. 왜 돌고래만 풀어주냐. 침팬지도 풀어주지. 코끼리도 풀어주지 이러시더라고요. 풀어주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그런 동물들의 서식처를 너무나 많이 망가뜨렸기 때문에 지금 그 아이들을 풀어주면 그 아이들이 야생에서 못 살아남아요. 그래서 지금은 동물원의 역할이 뭐냐. 정말 동물원이 해야 되는 일은 그 동물을 보호하면서 그 동물의 자연서식지를 복원하는 일에 참여해야 되고요. 그게 복원되면 그 동물들을 풀어주는 걸로. 그렇게 가야 됩니다. 지금 당장 풀어주면 너무나 많은 동물들이 상상이 안 되게 힘들어할 수 있죠.
◇ 정관용> 동물 축제는 다 반대시죠.
◆ 최재천> 그건 거의 찬성할 게 한 개도 없습니다. 지금 CNN에서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까지 표현한 게 우리 화천 산천어 축제거든요. 저 물고기 맨손으로 잡으면 전부 피부병 앓고 굉장히 그럽니다. 사람들은 그걸 아직 너무 몰라요. 물고기는 그냥 주무르다가 놔둬도 괜찮은 줄 알지만 절대 안 그렇거든요. 그런 여러 가지 일들. 심지어는 함평에서 하는 나비축제도요.
◇ 정관용> 다 죽는다면서요? 계절도 안 맞고.
◆ 최재천> 그리고 그게 그 사람들이 와서 보는 온실 속에서 거기서 그들의 생활 사이클이 돌아가는 게 아니거든요. 거기서 알 낳고 애벌레가 커서 나비가 되고 그게 아니라 저 뒤에서 열심히 부화시켜서 매일 손님들이 오기 전에 풀어줬다가 저녁에 저 다 빗자루로 쓸어서 떨어져 죽은 거 다 없애고 또 내고 이래야 되거든요. 그거 정말 별로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동물 축제는 어느 것 하나 찬성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 동물축제용으로 억지로 동원되는 그리고 억지로 부화당하는 이런 많은 동물들. 수족관, 동물원, 쇼 또 거기서 갇혀 있는 동물들. 이 동물들이 우리에게 무슨 말할지는 분명히 알겠어요. 뻔히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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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귀기울이면 생각보다 선명히 들리는 동물들의 진심. 느껴지시나요? :)
이 진심이 느껴졌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으로 동물들에게 대답해야 할까요?
아래 발언으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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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천> 우리나라에 오셔서 대중강연도 하시고 행사도 하시는 제인 구달 선생님. 제인 구달 선생님의 메시지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그래도 우리 인간에게는 이 기가 막힌 머리가 있지 않느냐. 그래서 우리가 이 머리를 제대로 쓰기만 하면 그러면 무슨 일이든 우리는 해낼 수 있다. 인간의 불굴의 의지와 이 기막힌 머리 그리고 사랑 이걸 잘 엮으면 우리 인간은 무슨 일이든 다 되돌릴 수 있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그 말씀이 늘 그 수천 명 모인 분들에게 전달되는 걸 이렇게 옆에서 보면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나 보다 그런 생각을 하죠.
"인간에게 고함. 동물들이 전하지 못한 진심."
방송 내용 중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있어 부분적으로 발췌했어요(방송 원문 읽기). 함께 읽어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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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천> 동물들이 실제로 우리한테 지금 얘기하고 싶어 하는 동물들이 상당히 많아요. 저 지금 사실 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제목은 이미 정했습니다. ‘They know’ 라고 그냥 그들은 알고 있다. 우리는 동물들을 바라보면서 동물들은 우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거지 동물들은 우리를 잘 알고 있을 거라는 결론에 저는 도달했어요. 우리가 이 지구에서 가장 막강한 존재로 등극하는 이 과정 속에서 이 세상 동물들은 우리를 확실하게 지켜봤다는 거죠.
유튜브에 들어가보면 이런 동영상들이 쭉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는 낚시줄에 칭칭 감긴 돌고래가 사람들한테 다가와서 자꾸 몸을 비벼대는데 처음에는 왜 이런가 했는데 가만히 보니까 낚시줄에 칭칭 감겨 있는 거죠. 그걸 사람들이 다 끊어주고 가는 거예요. 그런가 하면 여우가 목이, 머리가 유리병에 끼어서 꼼짝을 못하는데 길 한복판에, 숲 속 길 한복판에 이렇게 버티고 서 있어요. 거기 사람이 오니까 쭉 이렇게 들이대요. 사람이 그걸 잘 해서 빼주니까 그냥 쏜살같이 숲으로 도망가죠.
◇ 정관용> 평상시에는 사람을 피할 동물들이 급해지면 동물이 사람 앞에 오더라.
◆ 최재천> 왜? 걔네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나 저 자식들 정말 싫은데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내 친구 찾아가봐야 손도 없는 그놈이 날 구해 줄 수 없잖아. 나 정말 할 수 없이 저놈들한테 가야 되네. 정말 놀라울 정도로 동물들이 우리에게 구원을 청해요. 그 얘기는 동물들이 우리를 알고 있다는 거고요.
◇ 정관용> 우리의 존재를 분명히 인지하네요.
◆ 최재천> 그렇죠. 그리고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거죠. 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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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혹시 동물원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뭐라고 말할까요?
◆ 최재천> 글쎄요. 저는 그들도 자기가 갇혔다는 걸 분명히 아는 동물들. 그걸 아는 동물들은 적어도 우리에게 그 비명을 지르거나 불편하다는 걸 표시하거나 그런 건 분명히 아시잖아요. 창살을 붙들고 쳐다보는 그 눈망울이, 그 슬픈 눈망울이 뭔가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는 아마 그거일 텐데.
◇ 정관용> 끝없이 서성이기도 하고.
◆ 최재천> 그런 것들이 그들은 분명히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죠. 많은 동물들이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우리가 못 알아듣거나 무시하거나 별로 알아듣고 싶어 하지도 않거나 그 차이일 것 같아요.
◇ 정관용> 교수님은 모든 동물원, 모든 수족관, 모든 동물쇼 다 반대세요?
◆ 최재천> 원칙적으로는 반대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제가 제돌이를 풀어줄 때 사람들이 어깃장 놓느라고. 왜 돌고래만 풀어주냐. 침팬지도 풀어주지. 코끼리도 풀어주지 이러시더라고요. 풀어주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그런 동물들의 서식처를 너무나 많이 망가뜨렸기 때문에 지금 그 아이들을 풀어주면 그 아이들이 야생에서 못 살아남아요. 그래서 지금은 동물원의 역할이 뭐냐. 정말 동물원이 해야 되는 일은 그 동물을 보호하면서 그 동물의 자연서식지를 복원하는 일에 참여해야 되고요. 그게 복원되면 그 동물들을 풀어주는 걸로. 그렇게 가야 됩니다. 지금 당장 풀어주면 너무나 많은 동물들이 상상이 안 되게 힘들어할 수 있죠.
◇ 정관용> 동물 축제는 다 반대시죠.
◆ 최재천> 그건 거의 찬성할 게 한 개도 없습니다. 지금 CNN에서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까지 표현한 게 우리 화천 산천어 축제거든요. 저 물고기 맨손으로 잡으면 전부 피부병 앓고 굉장히 그럽니다. 사람들은 그걸 아직 너무 몰라요. 물고기는 그냥 주무르다가 놔둬도 괜찮은 줄 알지만 절대 안 그렇거든요. 그런 여러 가지 일들. 심지어는 함평에서 하는 나비축제도요.
◇ 정관용> 다 죽는다면서요? 계절도 안 맞고.
◆ 최재천> 그리고 그게 그 사람들이 와서 보는 온실 속에서 거기서 그들의 생활 사이클이 돌아가는 게 아니거든요. 거기서 알 낳고 애벌레가 커서 나비가 되고 그게 아니라 저 뒤에서 열심히 부화시켜서 매일 손님들이 오기 전에 풀어줬다가 저녁에 저 다 빗자루로 쓸어서 떨어져 죽은 거 다 없애고 또 내고 이래야 되거든요. 그거 정말 별로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동물 축제는 어느 것 하나 찬성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 동물축제용으로 억지로 동원되는 그리고 억지로 부화당하는 이런 많은 동물들. 수족관, 동물원, 쇼 또 거기서 갇혀 있는 동물들. 이 동물들이 우리에게 무슨 말할지는 분명히 알겠어요. 뻔히 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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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귀기울이면 생각보다 선명히 들리는 동물들의 진심. 느껴지시나요? :)
이 진심이 느껴졌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으로 동물들에게 대답해야 할까요?
아래 발언으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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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천> 우리나라에 오셔서 대중강연도 하시고 행사도 하시는 제인 구달 선생님. 제인 구달 선생님의 메시지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그래도 우리 인간에게는 이 기가 막힌 머리가 있지 않느냐. 그래서 우리가 이 머리를 제대로 쓰기만 하면 그러면 무슨 일이든 우리는 해낼 수 있다. 인간의 불굴의 의지와 이 기막힌 머리 그리고 사랑 이걸 잘 엮으면 우리 인간은 무슨 일이든 다 되돌릴 수 있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그 말씀이 늘 그 수천 명 모인 분들에게 전달되는 걸 이렇게 옆에서 보면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나 보다 그런 생각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