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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의 지구, 두 가지 시선

    2021-07-23
    한 개인으로서 일상을 살며 매일매일 만들어내는 수많은 일회용품은 편리와 함께 적잖은 불편함을 만들어내죠. 무더위 속 잠시 숨을 쉬게 해주는 이 아이스아메리카노는 일회용 플라스틱컵, 플라스틱빨대, 종이홀더를 남기고, 바쁜 하루의 끝 작은(?) 위로를 위해 배달주문한 닭발은 몇 개의 플라스틱 용기와 비닐봉투를 남기니까요. 이렇게 많은 일회용품이 썩지도 않고 쌓이는데 어쩌지, 라는 심적 불편함이 있잖아요.
     
    이런 불편함 혹은 문제의식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국가적, 전지구적 과제로 떠오른지 사실 오래죠. 이윤추구가 최우선 목표인 기업경영에서 화두로 떠오른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경영의 가장 중요한 한 축도 ‘환경’이고요.
     
    지구환경을 이대로 두어선 안 된다, 아니 그보다 좀 더 정확히는, 지구환경을 인류가 이렇게 파괴하게 두어선 안 된다,는 인식은 전 지구가 공감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이런 하나의 과제를 바라보는 해결방안으론 상반된 시각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오늘, 서로 다른 관점의 책 2권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지구를 걱정하는 마음은 하나, 대응의 방향은 각각 다른 책들이에요.
     

    첫 번째 시각, ‘2050 거주불능지구’


     데이비드 월러스 웰스 / 김재경 / 추수밭 / 2020. 04. 22
     

    이 책은 저자가 <뉴욕매거진>에 기고한 리포트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에요. 이미 지구의 이산화탄소는 한계치를 넘어섰고, 이로 인해 벌어진 12가지 기후재난을 제시하며 모두에게 경종을 울리는데요, 개인이 윤리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 – 예를 들어 플라스틱 안 쓰기, 채식주의 – 로는 이 재난을 벗어날 수 없을만큼 심각하다고 강조해요.
     
    저자가 말하는 12가지 기후재난은 [살인적인 폭염 / 빈곤과 굶주림 / 녹아내리는 빙하 / 산불 / 이상기후의 빈도 증가 / 가뭄 / 해양오염 / 공기오염 / 질병(전염병) 증가 / 경제 공황 / 기후분쟁]인데요, 이는 과도한 탄소 배출이 불러올 기온 상승의 결과물들이라 할 수 있어요. 저자는 지금 바로 당장 탄소 배출을 중단한다고 극단적으로 가정하더라도, 지금까지 배출해 온 양 때문에 추가적인 기온상승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까지 말합니다.


     
    저자가 인식하는 환경문제는 사회적 갈등, 전쟁, 불공정과 같은 수많은 문제들 중 하나가 아니라 오히려,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문제로 인해 그 밖의 수많은 문제들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최우선의 과제예요. 영원할 것만같고 무한해 보이는 바다고 실은 산소의 부족으로 악취가 풍기고 산소가 존재하지 않는 ‘해양 무산소화’로 파괴되고 있다는 대목에선 놀라움과 함께 두려움이 훅 치고 올라오네요.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감염병은 더욱 창궐하고 그 전파도 확장적으로 이루어질 거라는 지적은 지난 해부터 온 인류가 싸우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이 현재도 진행중이라 그런지 암담합니다.
     
    흔히 ‘역사는 진보한다’고 하죠. 단기적으로 보면 역사가 후퇴하는 것 같은 순간이 있지만 길게 장기적으로 보면 역사는 앞으로 나아간다는 건데요, 기후재난은 이 명제를 틀린 명제로 만들거라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는 것, 저자는 강력하게 강조하고 있어요.
     
     
    두 번째 시각,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마이클 셸렌버거 / 노정태 / 부키 / 2021. 04. 27
     

    환경, 에너지, 안전 전문가로 30년 간 현장을 누비며 연구를 한 마이클 셸런버거의 책인데요, 앞서 소개해드린 ‘2050 거주불능지구’와는 상당부분 다른 시각을 보여줍니다.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는 것, 기후변화가 위험하다는 문제인식은 공유를 하면서도 기존에 널리 알려진 환경위기 관련 개념들을 반박하는 거죠.
    환경과 기술은 서로 상반된 개념이라 기술이 발달할수록 환경파괴도 심해지는 것 같은 인식을 보통 갖고 있지만, 알고 보면 기술의 발달은 환경파괴를 막고 있다는 게 한 예입니다. 예전엔 고래기름을 램프를 밝히는 데 쓰느라 수많은 고래를 포획했지만 기술의 발전이 고래기름을 대체할 수 있게 만들어 고래가 멸종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기존의 상식을 뒤흔드는 예는 이뿐이 아니에요. 기다란 플라스틱 빨대가 바다거북의 숨을 막히게 만드는 사진이나 영상 보신 적 있으시죠? 썩지 않는 플라스틱 빨대의 해악성의 상징 같은 장면인데요, 이를 대체하기 위한 설탕원료를 가지고 만든 빨대가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제주과정에서 플라스틱 빨대보다 더 많은 메탄을 방출한다는 것… 이렇게 기존의 상식이나 통념을 반박해갑니다.


     
    친환경에너지로 전환이 필요하다며 태양광과 충력발전을 말하지만 이는 비싸고 효율과 밀도가 떨어져 확장성이 부족하며, 태양광패널과 풍력발전기의 진동, 소음과 날개가 과연 친환경적인가, 문제를 제기하고요.
     
    따라서 기술발전을 통해 환경파괴를 막고 저개발국가의 경제성장을 도와 더 이상 환경파괴를 하지 않아도 양질의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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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주제는 워크캠프가 포커스를 둔 주요 테마 중 하나이고, 특히 한국워크캠프 역시 지역사회나 해양 환경보존을 위한 프로젝트를 꾸준히 다루어온 만큼 국제워크캠프기구는 환경 문제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2권의 책을 통해 크게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을 소개하며 어느 것이 더 옳다거나, 어느 것이 정답이라는 결론을 내리려는 것은 아니에요. 그건 전문적인 정보와 지식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고, 어딘가에 정답이 숨어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과학적인 논쟁이 첨예하게 대립해 있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예를 들어 ‘어서 빨리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원을 바꾸어야 한다’고 진심으로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고, ‘신재생에너지, 그게 정말 친환경적인가? 그게 정말 유용한가?’라고 반문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처럼요. 어느 쪽이 옳은지는 심정이나 바람으로 결정될 문제가 아니에요.
     
    누구나 이번 생은 처음이고,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그려가며 대응하는 것이니 당연한 과정이란 생각도 들어요. 치열하게 토론하고 끊임없이 검증하며 최선을 길을 찾아가는 길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들은 필요하죠. 더군다나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더욱 그렇고요.
     
    개인으로서는 지구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을 하고,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지양하며, 소비자로서 지구를 위한 경영에 힘을 쏟는 곳을 주목하고, 한 시민으로서 공동체의 안녕과 지속가능한 환경을 위한 일에 참여하며, 주권자로서 환경을 위한 정책적 대응을 위해 힘을 발휘하는, 그런 하루하루를 쌓아가야겠지요.
     
    요즘 날씨도 그렇고 방역도 그렇고, 집에 머무는 게 미덕인데요, 집콕의 좋은 친구는 독서잖아요? 무슨 책 읽을까 뒤적뒤적하고 계시다면, 위에 소개해드린 책 2권 어떠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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