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독일 워크캠프, 내 인생의 넘버 원

작성자 장혜은
독일 IJGD 2314 · ENVI/RENO 2012. 08 - 2012. 09 HOLLFELD_ Stechendorf

FOREST EXPERIENCE IN HOLLFELD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독일 워크캠프는 나의 두 번째 워크캠프였다. 올해에 워크캠프를 처음 해봤는데 너무너무 해보고 싶었던 거라 하는 김에 한번에 두 프로그램을 겁도 없이 신청했는데 그 선택에 조금의 후회도 없다. 독일 워크캠프 IJGD2314는 두 번째 워크캠프였지만 나에게는 최고의 워크캠프 그리고 넘버 원 워크캠프가 되었다. 프랑스에서 3주간 캠프를 마치고 3주간 자유여행 후에 하게 된 캠프라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었는데 캠프 장소에 딱 도착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난 순간 피로와 걱정이 눈 녹듯 사라졌었다. 아무래도 한번 경험이 있어서 인지 그 전의 캠프에서보다 모든 일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고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는데도 한결 수월함을 느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워크캠프의 진짜 매력을 알고 시작한 캠프여서 더 신나게 능동적으로 캠프를 즐겼던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워크캠프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독일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고 최고라고 정말 최고였다고 말할 것이다. 그만큼 나에겐 너무 소중하고 강렬한 추억을 남겨준 캠프였다. 대부분의 워크캠프 장소가 그러하듯 여기도 찾아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뮌헨에서부터 2번이나 기차를 갈아탔는데 환승 시간이 너무 짧아서 무거운 짐을 들고 뛰는데 역무원 아저씨가 아니었으면 기차를 놓칠 뻔 했었던 아찔한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리고 만나는 날이 주말이어서 버스도 3시간에 한번씩 오는 바람에 무작정 기다리는 시간 동안 혹시 늦거나 놓칠까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버스가 도착하기 20분 전부터 나와 비슷한 차림의 외국인들이 하나 둘씩 버스 정류장에 모였는데 서로 눈인사를 하기 시작하다가 대화를 나눠보니 다 같은 캠프에 가는 친구들이었다. 버스에 처음 타서 캠프 장소까지 오는 내내 수다를 떨었던 Martin이라는 체코에서 온 친구는 독일 캠프 생활 내내 나의 큰 힘이 되어준 Best friend가 되었다.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문에서 우리의 이름 밑에 붙어있는 젤리를 선물로 받았는데 내 이름을 JANG이라고 써놔서 만나자마자 내 이름은 JANG이 아니라 Heaeun이라고 JANG은 성이라고 설명하는데 한참이 걸렸다. 외국인 친구들은 한국이름을 발음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첫날엔 맥주를 마시며 간단히 자기소개를 했는데 우리 캠프의 구성원은 독일 캠프리더인 Stephan과 Loren 그리고 또 다른 독일 친구인 Juliana, 슬로바키아에서 온 Sisa, 체코에서 온 Martin, 터키에서 온 Dilara, Ceren 이 친구들은 같은 대학 같은 과 친구였는데 같이 신청해서 왔다고 했다. Stephan이랑 Loren은 정말 훌륭한 최고의 캠프 리더였다. Stephan은 나와 동갑이었는데 가끔은 너무 강압적으로 우리를 밀어 붙일 때가 있어서 처음엔 그게 너무 부담스러웠는데 캠프를 하는 내내 그 친구 덕분에 캠프생활에서 해볼 수 있던 것들은 다 경험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에 비해 Loren은 17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의젓하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친구여서 캠프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기분을 다 고려하고 생각해주고 이해해주는 리더였다. 성격이 다른 두 리더였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최고의 캠프를 만들어갔던 것 같다. Juliana도 17살 소녀였는데 외국 친구들은 참 신기한 게 나이가 많던 적던 간에 자기가 해야 할 일이나 자기에게 책임이 주어진 일은 끝까지 맡아서 해내고 남에게 자기 일을 미루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 친구도 항상 나서서 먼저 일을 하는 친구였는데 그렇게 어른스럽다가도 자기 전에 나에게 와서 자기가 Loren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까 수줍어하고 부끄러워하던 친구였다. 나도 그 친구에게 마음을 터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 시간들이 지금 생각하면 너무 소중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슬로바키아에서 온 Sisa라는 친구는 16살이었는데 생긴 거나 행동하는 건 나보다 더 어른 같았다. 이 친구는 특이했던 게 여자랑 어울리기 보다는 남자들이랑 더 잘 어울리는 흔히 우리가 하이틴 영화에서 보던 여왕벌 같은 이미지였다. 모든 남자친구들을 한 손안에 올려 놓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시키는 모습에 정말 입이 떡 벌어졌는데 더 신기했던 건 그 친구의 말이면 다 움직이는 남자애들이었다. 그 안에서 또 새로운 문화를 배우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Martin은 체코에서 온 법대생이었는데 이 친구는 평생 내 인생에 남을 기억을 함께 만든 친구였다. 첫 날부터 항상 함께 붙어있고 매일 밤에 하늘에 수놓은 별들을 보며 서로의 인생이야기를 나누고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매일매일 새로운 추억들을 만들어 갔었다. 외국인 친구라서 내 마음을 이해 못해주고 문화를 이해 못해주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처음엔 마음을 잘 못 열었는데 그 친구가 항상 먼저 손 내밀어주고 곁에 있어줘서 가끔씩 한국 생각을 하며 외로워하고 힘들어 할 때마다 큰 힘이 되었다. 나에게 워크캠프는 단순히 일을 하면서 봉사의 참된 의미를 찾고 외국인들과 교류하며 서로의 문화를 배우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사람에 대해서 배우고 그 안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면서 어디서도 해볼 수 없는 경험을 하고 나를 한 발 더 나아가게 하는 내 인생에 있어서 큰 성장의 장이 되었다. 그래서 힘든 일도 더 즐겁게 할 수 있었고 그 안에서 봉사의 즐거움과 뿌듯함을 찾을 수 있었다. 터키에서 온 두 친구는 프랑스 워크캠프에서 만났던 친구들과는 너무 다른 친구들이었다. 프랑스에서 만났던 친구들은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었던 친구들인데 독일에서 만났던 터키 친구들은 너무 게으르고 자기들에게 주어진 일들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어서 모든 캠프 친구들이 그 친구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런 점은 참 안타까웠던 것 같다. 적어도 봉사를 하러 워크캠프에 왔다면 그러한 자세는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에서 온 Cathy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는 친구인데 나랑 동갑이었고 나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해주고 웃음코드가 잘 맞는 친구였다. 그 친구도 캠프에 좋아하는 친구가 생겨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함께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국적을 막론하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은 그 마음은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예전에 한국에서 들었던 사전교육에서 워크캠프를 3주 이상 하지 않는 이유를 남자와 여자를 한 공간에 3주 이상을 두면 서로 사랑을 만들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그때는 에이 무슨 3주 만에 평생을 다른 나라에서 서로 모르며 살았던 사람들끼리 사랑을 만들까 했는데 정말 와서 생활 해보니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을 일이었다. 젊은 남녀들이 함께 붙어있는데 매일 같이 밥 먹고 일하고 여행하고 수영하고 밤마다 모닥불 앞에서 맥주한잔을 마시며 밤 거리를 거닐다 보면 없던 사랑도 생길 것 같은 그곳이 워크캠프이기도 했다. 정말 그 안에 들어있는 매력을 알고 싶다면 누군가의 경험을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을 해봐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독일 워크캠프에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세상에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 않는 것이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 독일에서 일이 힘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루에 쉬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4시간이면 모든 일이 끝나서 오후 1시부터는 자유시간이었기 때문에 일보다는 여가활동을 더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숲에서 하는 일은 여자들이 하기에는 체력적으로 많이 딸리는 일들 이었다. 정말 집채만한 나무를 직접 톱을 이용해 베어내는 일을 했는데 어떤 나무를 잘라야 하는지 교육을 받긴 했지만 그 나무가 저 나무 같고 우리들의 눈에는 다 같아 보여서 나무를 구분하는 것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그리고 나무를 베어내는데 남자 여자 구분하지 않았다. 같은 일을 하는데 성별에 구분을 두지 않는 서양에서는 더욱이 그러했다. 일을 할 때 여자애들도 여자라고 연약한 척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열심히 똑같이 일을 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지지 않으려고 더 힘을 내서 나무 한 그루라도 더 베고 들고 옮기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평소에 해본 적이 없어서 할 줄 몰랐던 배구, 농구, 탁구, 수영도 다른 친구들은 다 하는데 나만 못해서 같이 못 어울리거나 바보같이 아무것도 안하며 시간을 보내기 싫어서 이를 악물고 모든 해보려 했던 것 같다. 그런 모습들을 친구들이 못한다고 놀리는 게 아니라 옆에서 더 잘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고 도움을 줬었다. 하나하나 배우면서 해낼 때 마다 성취감도 느끼고 나도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이렇게 워크캠프는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고 나아가 내가 누군가에게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부심 또한 주었다. 모두가 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건 아니었지만 독일에서 만났던 친구들은 정말 한국음식을 열광하며 좋아했었다. 특히 고추장을 너무 좋아해서 hot Korean souse! 하며 매일 찾았는데 그럴 때마다 너무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Loren은 이번 여름에만 캠프를 4번이나 했던 친구인데 한국 음식에 대한 사랑이 대단했다. 캠프 마지막 주에 친구들에게 화채를 만들어 줬었는데 반응이 정말 폭발 적이었다. 처음에 사이다에 우유를 섞는다고 했을 때 너무 이상하다고 저걸 어떻게 먹냐고 했던 친구들이 그릇에 바닥이 보일 때까지 먹는 모습을 보고 아 이런 게 행복이구나 했다. 그리고 저 친구들이 나를 떠올릴 때 나를 기억하는 긍정적인 생각이 한국을 생각할 때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번 캠프를 통해 내가 얻었던 만큼 배운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이 캠프에 대해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 혼자 알고 느끼기에는 너무 아까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젊을 때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특권 그리고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그것이 나에게 워크캠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