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몽골, 잊지 못할 나의 여름 일기

작성자 선다혜
몽골 MCE/12 · AGRI/KIDS 2012. 08 몽골

Orphanage farm-5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기억 중 하나인 몽골 워크캠프.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다음은 내가 워크캠프의 본격적 첫 날인 8월 6일 작성했던 일기이다.

아침부터 비가 스물스물 오더니 멎었다. 구름이 아주 많았다. 그래서 어젯밤에 별이 안보였던 것일까?
프랑스 애들은 다 비슷한 것 같다. 사실 유럽애들.. 특히 여자애들! 구분을 못하겠다. 그리고 새로운 애들이 4명 왔는데, 2명은 말레이시아, “또” 프랑스인 1명, 일본인 1명이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링은 내가 예전에 위런서울 참가했을 때 받은 똑 같은 티셔츠를 갖고 있길래 말을 걸고 대화를 좀 했다.
일어나자마자 아침을 챙겨먹었는데, 진짜 오랜만에 먹는 아침 식사였다. 집에선 절대 안 먹는데 추워서 일찍 깨서 먹었다. 버터랑 쨈, 빵 등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프랑스 남자애들은 능동적 이진 않지만 어려서 부끄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 말을 걸면 곧잘 대답하고 영어를 잘 못 알아듣는다. 학교 1학년은 꼭 워크캠프를 와야 한다고 한다. 억지로 온 듯.. ㅋㅋ 자꾸 내 이름 “다혜”를 “다케”로 발음한다.
점심에 일할 때는 심심하니까 다른 캠프원들이랑 이야기 하면서 했는데,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이 자꾸 “워크 워크!!”라고 윽박질러서 빈정이 상했다. 너희들이나 해!! 그래서 “유 워크 투”라고 했더니 의외로 순순히 “오케이”라고 하더니 일을 열심히 했다. 애들은 역시 어렵다.
열심히 일한 뒤 점심은 파스타랑 요거트였는데 맛있었다. 요거트가 좀 시긴 했지만.. 새로 온 일본인 유키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일본의 다이소 같은 곳에서 팀장으로 일한다고 했다. 이제 곧 관두고 아일랜드에 어학연수를 간다고.. 음. 나 빼고 모두 글로벌하게 살고 있구나.
점심 뒤에 유키랑 둘이 샤워를 했다. 공동 샤워장인 탓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훌렁훌렁.. 밖은 더운데도 물이 너무너무 차가워서 참기 힘들었지만, “It is too hot! We can do it!!!”이라고 소리치며 자기주문을 외웠다. 주문 덕분인지 무사히 샤워를 마쳤다. 아멘..
오후 일은 갑작스러운 비바람 때문에 취소됐다. 다들 일 대신 뭐하나 하고 큰 주방에 나가봤더니 고아원 아이들과 캠프원들이 놀고 있었다. 한마디로 난.장.판.. 너무 정신 없고 중간에 끼기도 힘들어 보여서 같은 한국인인 수현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막 단거 먹고 싶다는 얘기… 일본인 아야가 m&m 초콜릿을 줬는데 거의 다 먹었다. 주말에 사줘야겠다. 괜찮다고는 하는데 미안해서… 수현이가 계~~ 속 먹었다. 내가 그만 먹으라고 할 때 까지… ㅋㅋ 우리가 단것에 목마르긴 했구나.
저녁은.. 캠프원 중 누군가가 만든 덜 익은 죽 이였다. (?)
저녁식사 후에 파티타임이 있었다. 음악을 틀고 춤을 추는데 서로 네가 먼저 나가라고 하다가 어느 순간 다들 나와서 댄스타임.. 다들 내심 나가고 싶었나 보다. 몽골노래에 맞춰서 춤추고 다들 소극적으로 흔들다가 나중에 한국노래인 Trouble maker이 나와서 한국인의 무대가 시작됐다. 고아원 아이들이 한국노래를 참 좋아한다. 그 중 한명인 “애기”와 Trouble maker 현아와 장현승 커플댄스를 재현했다. 내가 몽골에 봉사활동을 와서 초등학생과 이런 춤을 추게 될 줄이야.. 캠프원들이 다들 댄스 잘 봤다고 박수 쳐줬다. 역시 내 안에는 댄서의 피가 끓고 있다… 주목 받는 게 내 체질인 것 같다.
나중에는 다들 게임을 하고 놀았는데, 어린 여자애들이랑 쎄쎄쎄 등 한국 놀이를 하고 놀았다. 하도 열심히 놀고 춤추느라 자기 전엔 진이 다 빠졌다. 그래도 후회 없다. 적극적으로 뛰어들길 잘했다!
밤에 자기 전에 화장실에 갈 때 앨리스, 샌디, 샤샤, 스테파니와 함께 팀을 이뤄서 갔다. 밤에 화장실 가기는 너무 무섭다. 불빛도 사람도 아무것도 없다.
아 열두시가 넘었는데 잠이 안 온다. 내일은 대체 또 무슨 일이 생길까 설렌다. 몽골에 오길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