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뉴욕, 장애인들과 함께한 특별한 여행

작성자 김희경
미국 VFP 02-12F · DISA 2012. 09 미국, 뉴욕

EXPLORE NEW YORK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일년 전에 프랑스에서 개최한 워크캠프에 참가한 경험이 있었다. 그 경험이 너무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올해에도 참여하기로 결심하였다. 프로그램이 발표되는 날이 되자마자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찾기 시작했다. 나의 마음에 든 것은 바로 이 뉴욕 프로그램이었다. Explore NY이라는 타이틀도 너무나 마음에 들었고 설명을 보니, 장애인들을 데리고 뉴욕을 여행하는 듯한 내용이었기에 더욱 좋았다. 무엇보다 뉴욕이라는 도시에 한 달 가까이 있게 된다는 장점이 좋았으며,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생각하여 지원하였다. 다른 워크캠프의 경우 간단하게 신청만 하면 되지만, 이 워크캠프의 경우에는 영어지원서가 필요하였다. 열심히 영작한 지원서를 제출하고 약 한달 후 1차 서류합격이라는 연락이 왔다. 그와 함께 SKYPE를 이용한 화상 영어 인터뷰가 날 기다리고 있었다. 영어를 준비할 시간도 없이, 1차 서류합격 바로 다음날로 정해졌다. 시간은 뉴욕시간으로 알려주었기 때문에 시차를 생각해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화상 영어 인터뷰가 시작되고, 처음에는 너무 서로 민망하여 웃기만 하였다. 이 프로그램의 참가 조건에 ‘유창한 영어’라고 쓰여져 있지만, 사실 나는 영어를 정말 못한다. 다만 계속 자신감 있게 말하려고 하고, 웃는 모습이 날 뽑은 이유라고 후에 듣게 되었다. 합격자 발표까지는 약 또 2달의 시간이 걸렸다. 굉장히 긴 시간이었다. 서류신청부터 무려 3개월이 걸린 것이다. 그만큼 합격순간에는 얼마나 기뻤는지…서둘러서 뉴욕 행 비행기표를 사고, 그 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뉴욕에 도착하였다. 미팅 포인트는 호스텔. 왜 호스텔인지 처음엔 몰랐지만 가자마자 알 수 있었다. 프로그램 내용이 내가 알던 내용과 너무나도 달랐다. 3명의 참가자를 뽑았지만, 우린 서로 알 수도 없었으며 그냥 각자 호스텔에 머물 뿐이었다. 다음날 사무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가서, 우리가 할 일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알고 보니, 타이틀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장애인들을 인솔하여 뉴욕 외의 도시를 여행하는 것이었다. 굉장히 허탈했다. 나는 캠프가 끝나는 일정에 맞추어 주변 인근 도시 여행 계획을 세워놓았고 예매까지 해두었지만, 내 일정을 보니 내가 예약해 놓은 도시마다 다 캠프에서 가게 되는 것이었다. 정작 뉴욕 여행은 할 시간도 없었기에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장애인들도, 나는 너무 단순하게만 생각하였다. 실제로는, 몇 십 종류나 되는 약을 분류하고 개개인의 약 복용 시간도 맞추어야 하며,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부터 환경까지 맞추어야 했다. 또한 장애인이다 보니 발음이 조금 어눌하여, 너무나도 알아듣기 힘들어 자괴감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이 들 때까지의 하루 일과는 대충 이러하다. 새벽에 장애인분들이 문을 두드린다. 샤워를 도와달라는 것이다. 참가자 2명이서 10명이 넘는 장애인을 샤워시키고, 옷을 갈아 입힌다. 정말 기본적인 것도 못하는 안타까운 장애인분도 계셔서 조금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밥을 먹으러 갈 때면 서로 메뉴전쟁이 일어나고, 욕과 난투극이 벌어진다. 메뉴선정부터 결정지으며, 그 사이사이 알레르기와 약 복용시간도 체크한다. 자신이 주문한 음식을 금방 까먹기 때문에 하나하나 받아 적으면서 배급해 주어야 한다. 먹고 나면 모두들 화장실을 가고 싶어하며, 한 명 한 명 화장실을 도와야 한다. 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정말 힘들었던 것은, 이 장애인들의 태도였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장애인들을 이상하게 보지 않고, 돕는데 적극적이고 당연하다.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르다. 물론 이 미국의 시스템이 훨씬 좋다. 이해는 하지만 실제로 겪게 되니 너무 당황스러웠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조그만 것이라도 도와드리면 꼭꼭 서로가 인사를 하고, 부탁들 하게 되면 미안해 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 마치 ‘신하’가 된 기분을 맛보게 되었다. 굉장히 느낌이 이상하였다. 장애인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좋고 살기 좋은 것이지만, 봉사자의 입장에서는 자기 주장이 너무나도 뚜렷한 사람들을 컨트롤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심지어 정해진 예산안에서 매끼 예산과, Activity예산, tools예산 까지 생각하여 여행을 진행하다 보니, 질적으로 그다지 좋지는 않았고 매번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복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장애는 분명 죄지은 것도 아니며 못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장애인들은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행동하며, 사람들은 그게 당연한 듯이 생각한다. 미국인들의 당당함과 복지개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