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피레네, 고도 2000m 마을에서의 3주

작성자 김혜령
프랑스 CONC 226 · RENO 2012. 09 Capcir

CAPCIR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해발 약 2000m의 피레네산맥에서 3주동안 살았던Raillu라고 부르는 마을 전경이다. 피레네 산맥의 작은 여러 마을들을 합쳐 Capcir라고 지칭하는 이곳. 처음에 기차역에서 인포짓대로 버스를 따고 산맥을 올라가는데 도대체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구비구비 산맥을 돌아돌아 계속해서 올라가고 우리가 느끼기에 거의 끝자락이라고 느껴지는 역에서 정차하여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여러 워크캠프 친구들과 함께 내렸다. 그런데 허걱 소리가 절로 나왔다. 여기서 또 30~40분 가량 차로 이동해야 한다고 하니 얼마나 시골마을인지…… 이미 귀도 멍멍하고 외지에 나와 3주가량 지내는데 그것도 외지고 외지고 외진 마을이였다니! 하지만 곧 그런 생각은 내가 내 인생에서 언제 이런 아름다운 산맥에서 지내 볼 수 있을까하는 두근거리는 설레이는 생각으로 바뀌였다. 차로 이동하면서 보인 피레네 산맥의 마을들은 평화로움이 느껴지고 넓지만 포근해 보이는 이곳에 푹 빠졌기에 가능했다. 드디어 도착한 우리 숙소에는 넓은 마당과 멋있는 종탑과 2층으로 된 마을 게스트 하우스가 우리의 보금자리로 맞이하고 있었다. 다. 각자의 침대도 있고 거기에다가 다락방 그리고 거실에 있는 화로까지 정말 낭만적인 집이였다. 다같이 짐을 풀고 마을 구경을 하며 “봉쥬르”를 외치며 우리가 일할 곳으로 갔다.

무언가 벽이 이루어져 있고 울창한 풀숲에 옆에는 계곡이 흐르는 곳 약 100년 전에 만들었던 곳이라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채 완성되지 못했던 물방앗간 복원작업을 하고 싶었고 그것이 우리가 해야할 과제였다. 매일 아침 7시에 기상하여 30분마다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환호하며 노래를 부르며 일했던 이 곳. 나중에 일을 마친 후 보았을 때 정말 뿌듯할수 밖에 없었다. 우리가 해야했던 목표치보다 더 많이 쌓아올리고 다음 워크캠프자들을 위해 잘 정돈시킨 이곳 워크캠프지는 나중에 완전히 완성되었을 때 어떻게 변할지 많이 궁금하다.
워크캠프를 하면서 가장 즐거운 것은 각 나라의 요리를 직접 서로 만들어 주어 먹을 수 있다는 것!
모든 요리들의 만드는 과정이 다르고 우리와 다른 서양의 주식 빵과 감자로 매 끼니를 해결할 때마다 우리 음식이 너무나 그리워 지곤 했지만, 다른 나라 음식을 즐기는 즐거움 또한 컸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문화와 다른 디저트 문화! 위에 사지는 제일 좋아했던 ‘Crumble’이라는 디저트로 깍뚝썰기한 달콤한 과일이 밀가루와 뒤섞여 있고 위에는 소보로 같이 고소하게 오븐에 구워진 이 디저트는 이미 식사를 마치고 배부른 배에도 꾸역꾸역 먹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 집에 돌아와 꼭 다시 만들어 보고 싶은 디저트 중 하나이다!
또한 마을 주민들과 교류또한 너무나도 즐거웠다. 다른 유럽권에 비해 프랑스 사람들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조금 어려운 점이 있었다. 나 또한 프랑스어를 하지 못해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짧은 영어와 바디랭귀지로 소통하는 것이 너무나도 좋았다. 프랑스식 인사로 볼키스로 인사를 하니 너무나 좋아해 주셨던 할아버지를 잊지 못한다. 맛있는 각종 바베큐 요리를 직접 마당에서 구워 주시고 그 중에 삼겹살도 있어 베스트중의 베스트로 꼽는 마을 할아버지!!

2시에 일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고 나면 항상 무언가를 했다. 그 때의 모든 추억들을 잊지 못한다. 천연 재료들로 물감을 만들어 마을에 몇 되지 않는 어린이들과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풀가지를 엮어 머리에 쓰고 뛰어 놀던 하루. 산에 위치했기에 거의 매일같이 하던 하이킹. 놀이터에서 어린 아이들 같이 신발을 숨기고 공을 던지고 맞히며 뛰어 놀던 하루. 땀을 흘리며 다른 마을까지 인적없는 숲길로 파이팅을 외치며 하이킹했던 하루. 가파른 산길을 미끄러져 내려가며 찾아간 숲에 있는 공짜 온천들! 집에 있던 텐트로 직접 텐트를 만들고 텐트 속에서 뒤엉켜 잠 못 이루며 쉬지 않고 프리 허그를 하며 웃다가 잠든 하루. 마을 근처에 위치한 고성을 방문하고 마트에 가서 다같이 장보고 서로 나라의 게임을 공유해서 같이 하고 기타 소리에 맞추어 노래 부르고 매일같이 춤추며 놀며 일하며 모든 것을 공유했던 워크캠프. 한 여름 밤의 꿈과 같았던 워크캠프. 누군가를 도우러 갔다 왔다는 생각보다는 워크캠프를 갔다 온 이후 친구들에게 여행보다는 워크캠프!를 외치고 다닐만큼 내가 얻은 것이 훨씬 많았던 소중한 추억을 많이 남긴 시간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