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잊지 못할 여름밤, 베드하임에서의 추억

작성자 신유나
독일 CPD19 · ENVI/RENO/DISA 2012. 09 Bedheim

Bedheim I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제가 올 한 해를 돌아 보면서 올해 한 일중에 가장 잘 했다 싶은 일을 꼽자면 첫번째는 교환학생이고 두번째는 워크캠프입니다. 처음에는 여름방학 동안 유럽여행을 갈 것을 계획했다가 문득 워크캠프를 그 사이 동안에 하면 더 의미도 있고 여행의 힘듦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어서 신청하게 되었던 것인데, 지금은 제 방 기숙사 벽 정중앙에 워크 캠프때 친구들이 제게 편지 써준 것을 붙여 놓을 만큼 소중한 기억이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워크캠프 동안 가장 좋았던 순간, 가장 의미 있었던 그런 순간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의미 있었던 것같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서로 말도 잘 안 통하고 완전히 다른 삶을 사는 친구들이라 조금 불편하고 친해지기 어려웠었습니다. 하지만 힘든 일에 대해 불평하기도 하고 근처 숲으로 소풍도 가고 그러는 동안 어느 새 언어의 장벽이나 문화의 장벽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친해진 우리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영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하는 러시아 친구와도 바디랭귀지와 느낌으로 대화를 하며 친해지기도 했었으니까요.
물론 리더 중 한명이 독단적으로 우리를 컨트롤하려고 해서 리더와 참가자들 사이에 불화가 존재하기도 했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더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리더 흉을 보면서 웃기도 하고 우리끼리 부당한 점이나 옳지 못한 점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리더와 솔직하게 이야기 하면서 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루하루 이렇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많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보자면 새벽에 캠프파이어 이후 몇 명 남은 친구들끼리 여러 가지 사회적이슈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입니다. 사실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도 친구들과 한번도 그런 깊은 이야기를 해본적이 없어서 워크캠프에선 기대도 하지 않았던 면인데 오히려 워크캠프가 ‘문화적 교류’라는 주제가 명확해서 그런지 친구들과 쉽게 ‘대체 경제’, ‘독도 문제’, ‘분단 문제’, 그리고 러시아나 독일의 역사와 현재에 대해 더 깊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워크캠프 내내 그렇게 대화를 하고 토론을 했고 또 하루 씩 날을 잡아서 과거 유태인 수용소나 동독, 서독 경계에 갔다 왔던 것이 어떻게 보면 독일에 대해서만큼이나 모국인 한국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평소에 제가 미래에 하고 싶은 일과 연관되어 깊게 생각해 볼 수도 있었던 중요한 순간이기도 했구요.
지금은 비록 서로가 멀리 떨어져있고, 저는 특히나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터라 쉽게 유럽 친구들을 만나러 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아직도 그 친구들 중 몇몇과 연락을 하고 있고 내년에는 스페인 친구들을 만나러 스페인 여행을 갈 생각입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미국에서 일년간 지내면서 만든 친구들만큼이나 15일 동안 같이 워크캠프를 했던 친구들과도 가까운 기분입니다. 비록 페이스북으로밖에 연락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서로 꾸준히 연락하며 교류한다면 언젠가 다시 지구상 어느 나라에서 그 친구들과 만날 날을 기대해봐도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