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망캉에서 만난, 예상 밖의 행복 뜻밖의 인도네시아, 잊

작성자 한수진
인도네시아 IIWC1301 · ENVI/EDU 2013. 01 - 2013. 02 인도네시아 망캉

Mangkang Camp 13-1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나에게 이번 기회는 2번째 워크 캠프였다. 한국에서 열리는 워크캠프를 참가하고 난 뒤에 참가하는 첫 번째 해외 활동이었다. 처음엔 대학 파견이라 희망했던 국가에서 활동을 못하게 되어서 아쉬웠는데, 캠프가 마무리된 지금은 오히려 그것이 더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우기라는 것 이외엔 아무런 정보가 없던 인도네시아를 여행하고, 봉사활동을 하려니 갑갑했다. 그래서 비행기 티켓은 사놨지만 구체적인 일정 없이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일주일 정도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정신 없이 지내다 캠프사이트로 갔다. 정말이지 충격과 공포의 캠프사이트였다. 지난 캠퍼들이 제대로 정리하고 가지 않은 것도 있지만, 정말 귀신의 집에서 살게 될 줄은 몰랐다. 나름 우리 캠퍼들끼리 캠프사이트 청소를 하고 나니 갑갑했다. 청소를 하고 나서도 갑갑했다. 하지만 다른 캠프들도 그러려니, 내가 봉사를 하러 왔지 쉬러 온 것은 아니니 잘 때 비 안 맞는 것만으로 감사해야 하겠지 하면서 위로했다. 하루는 정리하고 동네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여유롭게 보내고 두 번째 날부터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 되었다. 공포의 망그로브 나무 심기가 시작 되었다. 나름 바닷가에서 하는 일이라고 기대하고 갔는데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마을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진짜 가축들의 분뇨가 동동 떠다니는 물, 사람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한 바닷가. 거기다 우리가 나무를 심는 곳은 갯벌이었다. 그래 갯벌은 갯벌이려니 하고 나무 심으러 갔는데, 갯벌은 진짜 갯벌이었다. 다리가 흙에 다 빠지고 궁댕이까지 숙숙 들어갔다. 진짜 기어다니면서 일해야 했다…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2주 동안의 일정 중에 왜 3일 밖에 나무를 심지 않는 건지 궁금하고 너무 여유로운 일정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왜 3번 밖에 하지 않는 것인지 알게 되었다. 안하는 것이 아니고 못하는 것이었다. 망그로브 나무를 심는 것 이외에도 여러 번 학교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초등학교를 방문할 때는 우리가 인도네시아 언어로 수업을 할 수 없으니깐 게임할 때 보조만 해야 했다. 하지만 중학교 환경 수업을 갔을 때는 내가 직접 수업을 진행했다. 애들이 말도 잘듣고 초등학생이랑 정말 달랐다. 몰랐는데 진짜 애들이 환경에 대한 인식이 깊게 박혀 있거나 상식이 갖춰져 있지 않아서 좀 놀랐고, 그런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하게 되어서 정말 뿌듯했다. 그리고 캠프 중에 정말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였다.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망캉의 주민들은 순수함 그 자체였다. 우리 로컬 파트너 가족들도 정말 따뜻한 분들 이었고, 마을 주민들도 우리 이름을 기억해 주시며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다. 나중에 여행 할 때는 그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까지 했다. 한국에서도 다시 학교 다니면서 현대 사회에 있으면 그들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그리고 캠프 중에 우리 캠퍼들에게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캠퍼들 중 인도네시아 캠퍼 2명은 모두 나랑 동갑이었다. 하지만 동갑이 아니었다. 종교에 대한 깊은 신념부터 생활력까지 모든 것이 성숙한 아이들이었다. 나와 한국인 캠퍼들은 칼질하나 제대로 못하지만 걔네들은 엄마 못지 않게 능수능란하게 잘했다. 나중에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걔네들은 자취하면서 빨래도 매일 매일 손으로 직접 하고, 여름옷도 다림질해서 입었다. 그리고 매일 시장에 가서 매일 자신의 식사를 직접하고, 아예 우리랑 생활이 달랐다. 그 중에서 나는 정말 너무 어리고 할 줄 아는 게 없는 애송이라는 것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독립심 또한 우리랑 달랐다. 캠프 초반 일주일은 달력에 동그라미까지 치면서 탈출을 꿈꾸었지만 헤어지는 날은 정말 너무 싫었다. 그동안 복작복작거리면서 요리하고 봉사하고 설거지하던 친구들이, 곧 내일 아침에도 볼 수 있을 것 같던 친구들이 울면서 안기니깐 너무 슬프고 헤어지기 싫었다. 그래서 나중에 꼭 다시 친구들이 결혼할 때 인도네시아에 다시 찾아 오기로 하고 헤어졌다. 매일 같이 먹고 자고 했던 친구들만큼 로컬 파트너와 헤어지는 것도 힘들었다. 우리의 마마도 우리가 떠날 땐 눈물을 보였다. 지금도 마마가 너무 보고 싶다! 나중에 보고회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내가 한 활동이 제일 육체적인…노동이 필요한 활동이었다. 정말 힘들었던 만큼 나도 나름대로 내면의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캠프가 끝나고 나니깐 그 망캉 피플들이 정말 그리워졌다. 몸은 힘들지만 사람 사이가 뭔지 알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