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송클라, 평화마을에서 찾은 희망

작성자 강현교
태국 VSA1302 · ENVI/RENO 2013. 01 Peace Village, Songkhla

Renovation/Peace Village Sustainable Camp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 혼자 가는 여행이 두렵고 무서웠지만 그것보다 설렘과 떨림이 더 컸던 것 같다. Meeting point였던 Hat yai역으로 가는데 12시간동안 버스를 탔던 때가 엊그제 일처럼 느껴진다. 가는 길에 프랑스친구와 이야기 하려고 말도 되지 않는 영어를 사용해가면서 대화를 이끌어 갔는데 영어가 이렇게 안될 줄 몰랐다. 커뮤니케이션의 좌절감을 맛봤다고 해야 하나? 내가 맡은 일은 Renovation이기 때문에 Organic Farm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맛있는 식물들이 무럭무럭 자라길 바라며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고, 나무들이 썩는 걸 방지하기 위해 페인트 칠을 하고, 캠프파이어를 하기 위해 죽은 나뭇가지들을 모으고, Restaurant에 필요한 대나무의자 하나를 만들려고 대나무를 자르고 구멍을 뚫고 끼워 맞추고, 귀여운 학생들에게 게임을 통해 영어를 가르쳤다. 내가 심어놓은 팟뿡은 물만 주면 잘 자라기 때문에 키우는 재미가 있었다. 또, 대나무 의자를 만들었을 때 느낀 점은 의자 하나 만들기가 힘든 줄 처음 알았다. 이렇게 작은 물건 하나에도 소중함을 느끼고… 학교 다니는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 게임과 노래만 부르는 데도 왜 목이 아파오는 지… 하지만 하루가 가장 빨리 간 날이었다. 그리고 나머지 일주일 동안은 Non-formal school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었는데 태국 주민들과의 교류가 가장 활발해서 제일 뿌듯했던 한 주였다. 태국사람들의 특유의 영어발음을 들으면서 답답할 때도 많았지만 나중에는 그 발음이 적응돼서 아무렇지도 않았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Three. 트리라고 발음하는 태국사람들) 헤어질 때 선생님과 학생의 신분이 아닌 친구로 대화하고 웃고 떠들던 장면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나보다 나이 많은 분들과도 얘기하고, 또래 친구들과는 한국과 태국의 다른 점도 얘기하면서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렇게 봉사활동이 국제워크캠프의 한 부분이지만 국제워크캠프의 꽃은 다른 봉사자들과의 교류가 아닐까 싶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오후가 되면 봉사자들과 대화를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각 나라의 단어를 서로 알아가며 그 나라에 대해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됐던 것 같다. 또, 저녁마다 봉사자들이 밥을 짓기 때문에 각 나라의 음식을 맛 볼 수도 있고, 봉사자들과 더 친해질 수 있었다. 이번에 한국인들이 많아 김치볶음밥, 계란말이, 불고기, 참치김치볶음 등 맛있는 한국음식을 만들었는데 친구들이 맛있다고 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의외로 태국음식이 매워서 우리나라의 김치는 매운 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태국의 매운맛을 봤다. 밥을 먹고 나면 다같이 모여 우노와 카드게임을 했는데 카드로 그렇게 많은 게임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전 세계의 많은 카드게임을 배우고 왔다. 저녁마다 즐겁게 웃고 떠들고 너무 너무 즐거웠다. 게임을 하면서 봉사자들과 더 친해졌다는 느낌! 주말에는 Free Time이기 때문에 봉사자들과 beach로 놀러 갔다. Songkhla에서 유명한 황금인어상, 살아있는 원숭이가 돌아다니는 사원. Hat yai 시내도 번화가이기 때문에 많은 것들도 구경하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와이파이존을 찾아 다녔다. 한국만큼 많지 않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인터넷이 되지 않는 게 좋은 것 같았다.
내가 태국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우리나라에서 느낄 수 없었던 여유로움이었다. 오토바이에 달린 수레(?)에 앉아 바람을 맞는 일은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신선한 경험이었고, 더욱 더 믿을 수 없었던 것은 히치하이킹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Peace Village 근처에서만…) Peace Village가 있는 곳이 시골이기 때문에 시내로 나가려면 한참 걸어야 하지만, 시내로 가는 차들이 멈춰 시내로 데려다 주는 게 다반사였다. (봉사자들이 많음에도 히치하이킹이 가능한 이유는 태국 차가 우리나라의 트럭과 같이 생겼기 때문이다.) 태국어로 ‘사바이사바이’라고 한다는데 어감이 상당히 좋다.
태국 여행하는 겸 봉사활동을 신청했는데 오히려 봉사활동 겸 여행을 하고 왔다. 워크캠프를 하면서 새로운 친구들과, 그것도 문화가 완전 다른 사람들과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봉사자들 중에 불어를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불어도 많이 배우고,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한번 아니 몇 번이라도 다시 가고 싶다. 모기장과 침대 매트리스로 구성된 나의 잠자리, 봉사활동 할 때마다 나를 물었던 모기와 불개미, 바가지로 물을 퍼서 사용하는 화장실, 그리고 Peace Village의 상징인 바나나, 팬케잌, 핫도그까지 하나도 잊을 수 없다.
팀 리더였던 Tum, 팀 부 리더였던 Bird, 4일 밖에 보지 못했지만 스위스에 대해 알려준 Katja, 불어를 쓰지만 영어 엄청 잘해서 내가 못 알아들을 때 천천히 말해 주는 Axelle, 불어 열심히 공부한다니까 매일 불어로 말 걸었던 Marc, 나와 전공이 같았던 홍콩 가이 ChiFat, 외모만큼 늙지 않은 First, 우노를 되게 좋아하신 Nirat, 프랑스인이지만 한국에서 사는 Orely, 나의 영원한 스타이자 재미있는 친구인 Cyril, 그리고 미현언니, 선희언니, 준규오빠와 2주 동안의 추억을 정말 앞으로 잊을 수 없다. 또 한 번 봅시다.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