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인도, 낯선 곳에서 찾은 특별한 의미

작성자 신계원
인도 FSL-WC-540 · ENVI 2013. 01 Kundapur, Karnataka, India

Kundapur – Karnatak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대학생활에서 ‘여행’과 ‘봉사’는 방학마다 다음 학기의 재충전을 위한 활력소가 되었고, 내게 큰 영향을 주었다. 4학년을 앞두고 나의 마지막 자유시간일지도 모르는 3학년 겨울방학을 여행과 봉사에 매진하면서 색다른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어 워크캠프를 신청하게 되었다. 워크캠프는 여행과 봉사가 결합되어 있고 캠프지에 개별적으로 찾아가는 것, 타국 봉사자와 문화교류를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다른 해외봉사와는 차별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큰 기대에 부풀어 Info sheet을 받은 직후 참가 확정 답을 보내고, 외교사절단 ‘반크’에 우리나라를 홍보할 수 있는 자료들도 신청하고, 까다로운 인도 비자를 신청하고, 인도에 관한 책을 읽고, 포털 사이트의 인도 여행 카페에 가입도 하며 나름 철저히 워크캠프에 준비했다. 2주간 봉사를 하고, 후에 4주 정도는 여행을 할 계획이었기에 여행 준비도 철저히 하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도’란 나라는 여행의 종착지라고 들었으며 최근 인도에서 일어난 성폭행 기사까지 자주 접하였기에, 혼자 여행한 경험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공항에서부터 무섭고 걱정이 되었다. 가족과 친구들도 많이 걱정하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정도의 적당한 걱정과 경계심이 내게 약이 되었던 것 같다. 워크캠프는 캠프지의 ‘미팅 포인트’까지 혼자 찾아가야 하기에 봉사기간인 2주 전 후의 나의 계획과 이동이 매우 중요하다. 캠프지에서는 안전하지만 ‘인도’인 만큼 그 외의 장소에서는 항상 경계하고 조심하여야 했다. 1월 11일 금요일, 인천공항에서 저녁비행기를 타고 12일 새벽 3시에 뭄바이 공항에 도착하였다. 바로 국제공항에서 국내공항으로 이동한 후 새벽 6시쯤 국내선을 타고 뭄바이에서 뱅갈로르로 갔고, 뱅갈로르에서 kundapur로 가는 버스를 이용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여유 있게 캠프지에 갔어야 했는데 바쁜 일정 때문에 빠듯하게 이동하였다. 2일 정도 대 도시인 방갈로르를 구경한 후, 캠프지에 도착한 것이기에 그때까지만 해도 인도란 나라에 대한 나의 환상은 계속되었다. 캠프지에서 손으로 밥을 먹고 힘들게 일할 줄을 꿈에도 몰랐었다. 그렇게 밤 버스를 타고 캠프지인 Kundapur마을에 도착하였는데, 내 또래로 보이는 인도인 여자아이와 같이 버스에서 내렸다. 그 친구가 먼저 말을 걸어 주었는데, 나와 같이 워크캠프를 참가하는 친구였다. Aditi란 얼굴만큼 예쁜 이름을 가진 친구였고 캠프 이후에는 그 친구 집에 놀러 갈 정도로 친해졌지만, 그 당시에는 어색하고 인도 식 영어를 알아듣기도 힘들었다. ‘미팅 포인트’에 가 있기에는 이른 시간이기에 캠프 리더에게 바로 연락하여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씻고 바로 쉬었었다. 혼자 캠프 장소에 찾아가야 한다는 압박감과 긴장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새로 알게 된 인도인 친구 Aditi와 아침도 먹으러 가고 서로에 대해 소개하며 차차 친해질 무렵, 하루 먼저 Kundapur에 도착했던 한국인 친구 다은이가 게스트하우스에 왔고 또 다른 참가자인 지혜와 승재 오빠도 만나게 되었다. 이후 장기 봉사자인 독일인 Maria, Marsha, Sophie, Julia, Manual도 만나서 같이 활동했지만, 2주간 같이 생활하는 우리 팀은 5명뿐이었고 그 중 한국인이 나를 포함하여 4명이나 되었기에 편하기도 하였지만 문화교류의 의미는 적었던 것 같다. 장기 봉사자인 독일인 친구들도 있었지만, 내가 워크캠프를 가기 전에 기대하였던 것만큼 여러 나라 친구들을 만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우리 캠프의 리더는 인도인 Dinesh였고 인도 친구 Manju와 Shridhar가 항상 같이 참여하며 도와주었다. 첫날에는 ice breaking 시간을 갖기 위해 서로의 얼굴을 그려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름을 외우는 게임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빠른 시간에 모든 친구들과 친해졌었다. 한국, 인도, 독일인 봉사자들이 각각 4~5명씩이나 되었기에 모든 참가자들이 금방 편안한 분위기를 가지고 적응하기 쉬웠고, 따라서 짧은 시간에 환경에 금방 적응하고 서로서로 친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서로를 배려하기 위해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는 공용어인 영어를 사용하였고 한국어를 사용하면 범칙금을 내는 규칙도 만들며 서로 노력하였다.2주 동안 우리는 “save the sea turtle”이라는 주제로 바닷가 마을인 Kundapur에서 활동하였다. 둘째 날에는 스케줄대로 친구들과 버스를 타고 바닷가에 가서 coconut weaving을 하였다, 마을에 사시는 현지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감사하다. 코코넛 잎 짜는 방법을 손수 가르쳐 주셨는데, 우리는 처음 하는 만큼 손이 서투르고 느렸지만 불평 하나 안 하시고 우리를 도와주셨다. 정말 깨끗하고 파도 소리가 들리는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친구들과 함께 일하니 즐겁고 행복한 생각만 들었다. 풍경 사진도 많이 찍고 눈도장으로도 담고, 첫날부터 Kundapur마을은 내게 평화롭고 좋은 것만 주었던 것 같다. 일을 마무리한 후 시내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게스트하우스로 가는 길에 종종 들렸던 주스가게에서 친구들과 먹은 아이스크림은 정말 잊을 수 없다. 일하며 쌓인 피로와 더위가 모두 가셨던 것 같다. 셋째 날을 포함하여 봉사 기간 동안 3일 정도는 코코넛 잎 짠 것으로 TIC(Turtle Information Center)를 지었다. 무언가를 바닷가에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짓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간간히 친구들과 바다에 들어가서 더위도 식히고 놀며 재충전하고 열심히 일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부나 마을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외국인 봉사자들이 TIC를 짓는 것을 보고,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가 사실 하나의 큰 이벤트였던 것 같다. 후에 그들이 바다 거북이와 그것의 알을 보았을 때, 보호해야겠다는 작은 생각이라도 들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 외에도 우리가 직접 디자인해서 버스정류장과 학교에 벽화도 그리고, 학교 아이들과 캠페인도 하고, 어시장에 들러 어부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바다 거북이를 지키는 활동을 하였다. 모든 활동에서 팀워크가 중요하였고, 우리들은 서로를 잘 배려하였기에 손발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외국인 봉사자들도 서로 배려하며 돕는 우리 한국 봉사자들을 보며 개인주의가 당연한 그들의 문화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우리의 행동들을 수용하며 배웠던 것 같다.봉사 이외에도 워크캠프의 본질에 맞게 인도 사람들의 생활을 직접 느낄 수 있었던 것이 정말 좋았다. 친구들과 트럭을 타고 festival에도 가보고, 인도 전통 옷인 “사리”도 입어보고 우리 한국 음식을 인도인 가족에게 대접하고 우리고 인도 음식을 대접받는 등 인도의 문화를 깊숙이 체험했다. 후에 여행을 다니면서도 워크캠프에서 생활했던 것만큼 인도의 음식을 먹어보고 인도인의 실제 생활을 느껴보기는 힘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주말에 모두 같이 등산을 갔던 것이다. 침낭과 각자의 짐을 챙겨서 무거운 배낭을 메고, 땀을 흘리며 5시간 정도 등산을 했다. 날도 덥고 무거운 배낭까지 메니, 한국에서 쉽게 등산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또 씻지도 못하고 산꼭대기에서 침낭 하나 속에서만 잤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밤하늘에 촘촘히 박힌 별을 보면서 추위를 참으며 잠이 들었었다. 송충이 때문에 피부병이 나서 병원도 가며 고생도 하고, 나중에는 한국이었으면 내가 너무도 신경 썼을, 작고 쓸데없는 일들이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어있었다. 까다로운 나의 성격이 수더분하게 많이 고쳐져 있었다. 처음 만난 친구들과 2주간 같이 밥을 먹고 잠자고 일하며 우리는 가족이 되어있었다. 신기한 일은 나를 오래 알아온 학창시절 친구들만큼 워크캠프 친구들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정말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스스로 알게 되었다. 첫 주는 정말 길게 느껴졌지만, 둘째 주는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껴져 더욱 아쉬웠다. 워크캠프를 3학년을 마치며 알게 된 점이 정말 아쉽다. 기회가 된다면 4학년이 되어도 한번 더 경험하고 싶다. 워크캠프로 ‘인도’를 선택한 것도 정말 잘 한 것 같다. 워크캠프가 아니었다면 내가 인도를 가는 일도 없었을 것이고 인도를 가장 깊게 느끼지도 못하였을 것이다. 또한 워크캠프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행복과 즐거움을 몰랐을 것이다. 2013년을 워크캠프로 인해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었고 올 한해 내내 워크캠프를 생각하며 즐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