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인도에서 만난 뜻밖의 한국인 친구들

작성자 장성은
인도 FSL-SPL-187 · SOCI/KIDS 2013. 01 Bhubaneswar/Odisha, 인도

Bhubaneswar – Oriss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처음 워크캠프를 지원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워크캠프라는 공동의 목적을 통해 만나는 다국적 참가자들과 함께 부대끼며 생활 하는 것, 또 하나는 인도해외봉사를 얻은 값진 경험에 대한 기대감에 의한 것이었다. 그 당시는 인도가 각종 범죄 사건으로 주목을 받은 덕분에 집에서나 주위에서 많이 걱정을 했다. 처음에는 나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았지만 언론에서나 주변 사람들이 자꾸 그러다 보니 나도 슬슬 걱정이 되긴 하였지만 그래도 비행기 표를 끊는 것부터 시작해서 워크캠프 일자를 기준으로 앞 뒤로 짜놓은 여행 일정까지 계획하는 것까지 모든 것이 설렘 그 자체였다. 워크캠프 시작 전에 잠깐이나마 경험했던 인도에서의 배낭여행은 즐거움에서 나아가 내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어떤 사람들을 만날까, 어떤 프로그램을 수행할까,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등의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을 가지고 기대감에 미팅 포인트 장소로 나갔다. 그런데 총 참가자가 3명에다 모두 한국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고는 살짝 실망을 하였다. 워크캠프의 본래 목적이 다국적 참가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지만 워크캠프리더와 현지 기관 관계자들도 모두 인도인이기는 하지만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다른 시각을 가진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금방 다시 호기심과 기대감에 부풀었다. 워크캠프 중의 봉사활동 장소인 학교를 방문하여 같이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논의했다. 내가 간 학교는 인도의 공립 학교로 지원을 받으며 운영하는 곳이었다. 워크캠프 동안 우리는 학교에 벽화를 그리고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고 우리나라 한국을 가르쳐 주는 등의 활동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인도 지도와 과학 교육 차원에서 과학 교과서에 나와있는 사람의 심장 부위 등을 그리기로 하고 시작했다. 말로만 듣던 벽화를 그리는데 페인트칠만 그냥 하면 될 것 같았는데 은근 세심함을 요한다. 페인트가 흘러내리지 않게끔, 밑그림에서 밖으로 벗어나지 않게끔, 땅에 페인트가 떨어지지 않게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열심히 벽화를 그리고 있는데 아이들은 우리가 신기한지 왔다 갔다 하면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바라보더니 거침없이 우리에게 말을 걸고 이것 저것 물어보았다. 이름은 무엇인지 어디서 왔는지 지금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등등. 내가 머뭇거리는 사이 먼저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이것 저것 물어 보아 주니 내심 아이들이 고맙기도 하고 이런 아이들과 소통하는 것이 즐거웠다. 어느 덧 우리는 아이들과 친해지고 그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교장 선생님께서도 굉장히 친절하시고 우리를 배려하신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다 말하라고 하시면서 지나가면서 우리를 볼 때마다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격려해주신다. 심장을 그리는 데 좌심방, 우심실 등 영어로 된 용어에다가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시각화하려 하니 이거 고등학교 생물시간으로 다시 되돌아가야만 했다. 사전을 찾아가며 예전에 배운 기억을 되새기며 끙끙대며 심장을 내 손으로 완성하고 보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아이들도 아무래도 책에 있는 것 보다는 지나가다 오고 가며 보이는 벽화 그림이 더욱 생생하게 머리에 새겨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한국 참가자들만 있는 만큼 우리나라를 나타내는 태극기, 무궁화 등을 그려서 한국을 표현하였는데 어떻게 보면 이들이 이 것들을 보면서 우리를 평생 기억해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해 본다. 그리고 이 벽화는 그들과 우리의 문화소통의 다리이다. 영어게임을 할 때도 우리나라를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 시간에도 아이들은 열정적으로 참여하며 관심을 가져 주었다.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할 때 막상 느끼는 것인데 우리나라 프리젠테이션인데 내 국가임에도 나는 참 모르는 것들이 많았다. 한국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그 동안 왜 그렇게 해외로 나갈려고만 했던 내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날 학교를 빙 둘러보는데 우리가 완성한 인도 지도를 보니 세상에 다시 한 번 인도가 정말 거대한 나라라는 것을 실감했다. 우리가 있는 지역은 오디샤 주의 부바네스와르라는 곳이었다. 예상컨대 대한민국은 인도의 여러 주 가운데 하나인 오디샤 주만한 크기를 가진 것 같았다. 지난 인도 여행과 워크캠프의 여러 생활들을 돌아보며 참 그러고 보니 이런 조그만 나라에서 그 안에 갇혀 좁은 시야로 여러 가지를 판단한 내 자신을 되돌아보니 조금은 유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사소한 고민들이 정말 사소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고 세계라는 넓고도 다양한 이 땅에서 좀 더 자신감과 강한 포부를 가지고 도전한다면 지금보다 좀 더 발전된 나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확신이 들었다. 비록 다국적 참가자로 이루어진 워크캠프는 아니었지만 인도 워크캠프 기관사람들과 인도 현지기관 사람들과 너무도 잘 지내고 서로 소통했기에 참 즐겁고 만족스러운 2주였던 것 같다. 환상을 가지고 온 인도라는 국가는 환상과는 많이 다른 국가였다. 처음에 막상 생활하면서 느낀 인도라는 나라를 표현하자면 더럽다, 위험하다, 느리다, 밥 먹듯 하는 기차연착, 약속 안 지키는 사람들, 정전이 시시때때로, 온수쓰기 어려운 나라, 365일 카레만 먹는 나라 등이었다. 온갖 불평투성이인 나라지만 점차 이것이 불평이 아닌 감사와 인정의 감정으로 변화했다. 한국에서 내 방은 환한 등에 스탠드까지 켜서 눈 부실 정도다. 반면에 여기 학교는 벽면 형광등 하나로, 우리들 숙소는 방에 백열전구 하나 키고 생활한다. 그마저도 정전이 되면 후레시에 의지 해야 한다. 한국에서 나는 샤워를 할 때 온수가 아니라 열수 수준으로 물을 틀어놓고 한다. 반면에 인도 숙소는 냉수 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어떻게든 씻기는 씻어야 했기에 덜덜 떨며 샤워를 했다. 한국은 어디를 가나 휴지가 많다. 반면에 인도는 화장실 볼일 볼 때도 휴지를 사용하지 않기에 나는 항상 휴지를 늘 들고 다녀야 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휴지가 바닥 날 까봐 얼마나 아껴 썼는지 모른다. 전기 부족, 물 부족, 물자 부족 국가의 인도에서 보는 한국에서의 나의 생활은 사치였다. 내가 얼마나 감사할 줄 모르고 이렇게 낭비하면서 생활했는지 몰랐다. 또한 한국 뿐만 아니라 내가 그 동안 해외 여러 국가에서 본 모습과는 인도는 또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모두다 다른 모습으로 다른 생활 방식으로 다른 마인드를 가지고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이번 인도에서의 워크캠프를 통해서 느낀 최고의 하나를 꼽자면 문화의 다양성 즉,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라는 듣기만 했던 이론을 정말 이제는 내가 마음으로 인정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본래의 내 생활로 돌아가지만 인도를 떠나기 전의 나와 떠났다 온 후의 나는 분명히 달라져 있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워크캠프에 참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