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터키, 낯선 곳에서 찾은 특별한 여름

작성자 이혜영
터키 GEN-31 · ENVI/ MANU 2012. 08 - 2012. 09 TURKEY KARAHALLI

CANAL CLEANING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작년 여름 여행 중에 만난 분에게 워크캠프에 대해 처음 들었고 매우 흥미로웠다. 흥미로웠던 만큼 올해 바로 실행에 옮겼다. 워크캠프뿐만 아니라 여행도 함께하기 위해서 평소 가고 싶었던 국가인 터키를 선택했고 여행에 맞게 날짜를 선택한 워크캠프였다. 이스탄불의 워크캠프 사무실에서 만난 친구들은 나와는 다르게 생긴 친구들도, 비슷하게 생긴 친구들도 있었고 첫만남이라 매우 어색했다. 함께 저녁을 먹고 우리는 워크캠프 장소에 가기 위해 야간 버스를 타야 했다. 이스탄불에서 여행을 간다면 절대 가지 않을 우샤크로, 우샤크에서도 15KM 떨어진 카라할리로, 그 곳은 인터넷뿐만 아니라 일정지역에서만 되는 곳이었다. 사람 사는 동네가 아닌 그 주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주말에 놀러 오는 그런 곳이었고 그랬던 만큼 우리가 지냈던 술탄과 메흐멧의 집 한 채, 슈퍼마켓, 그리고 수영장이 다인 동네였다.
첫 날은 쉬는 날이었고 우리의 일은 그 다음날부터 시작되었다.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피크닉으로 오는 곳이라 주말이 지난 월요일엔 쓰레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우리는 쓰레기 줍기를 해야만 했고 다음날부터 원래 알고 갔던 수도관 청소를 하는 줄 알았지만 풀을 뜯는 일을 했다. 농기구를 이용한 계속된 풀 뜯는 작업이었다. 워크캠프는 처음이어서 땡볕아래에서 이게 뭐 하는 짓인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렇게 3일정도 계속 풀만 뜯었다. 그리고 수도관 주변을 청소하는 작업에 들어갔는데 산비탈에 설치된 수도관은 정말 컸고 산비탈은 물에 젖어 미끄러웠다. 풀들은 얼마나 무성한지 대체 몇 년을 그 상태로 둔건지 의문이었다. 처음 그곳에 가서 수도관 주변의 풀들과 나무를 제거해야 된다는 말을 어렵게 알아들었을 때 (우리는 캠프리더가 전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일을 주는 영어 못하는 메흐멧과 눈치로 대화해야만 했다.) 우리 모두 멘탈이 붕괴되는 소리를 들었다. 젖어서 미끄러운 산비탈에서 여자친구들 7명과 게으른 이탈리아노 1명의 진짜 일이 시작 된 것이다. 정말 말도 안되게 힘든 작업이었다. 그냥 무성해 보이기만 했던 풀들은 다 가시나무였고 일하는 동안 ‘아’하는 소리는 각 나라별로 다 들어 봤다.
지중해를 접한 나라, 그곳의 내륙 지역, 여름. 땡볕 아래에서 일하던 우리는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흐르는 땀 때문에 더욱 힘들었다. 나중엔 그냥 아침 일찍 일어나 세시간 일하고 낮엔 그냥 쉬었다. 쉬어야만 했다. 그리고 오후 해가 넘어갈 때 나가서 또 세시간. 그 외 시간은 인터넷도 안되고 전화도 안 되는 곳에서 그렇다곤 놀 힘도 없어 그저 누워서 체력을 보충해야만 했다. 다른 워크캠프를 안 가봤기 때문에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우리 일은 정말 힘들었다.
워크캠프에서 잊을 수 없는 것은 캠프리더의 태도였다. 처음 만났을 때 다 함께 저녁 먹으러 갈 때도 함께 하지 않더니 캠프장소에 가서도 밥, 일은 물론 우리와 어울리지도 않았다. 처음엔 리더는 원래 비상시에만 우릴 도와주는 그런 사람인가 했는데 우리 팀에 있던 체코 친구는 이미 다수의 워크캠프에 참가했으며 이미 캠프리더도 해 본 친구였다. 모두가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우리는 캠프리더에게 왜 우리와 함께하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그 친구는 곧 일본어 시험이 있어서 공부를 해야 된다는 답뿐이었다. 너무 당당하게 말하던 그 친구가 얼마나 개념 없어 보였는지, 터키사람 자체에 얼마나 나쁜 이미지를 만들었는지 모른다. 앞으로 워크캠프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리더라는 것은 어찌나 강조하던지 밥도 하지 않고 일도 하지 않고 나중엔 공부도 하지 않았다. 아침 일을 갈 땐 자고 있었고 우리가 아침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수영장에 가서 놀았다. 우리가 일하는 동안 카라할리의 시장이 우리를 보러 왔는데 마치 우리가 그 친구의 노동자같이 설명하는데 얼마나 열이 뻗치던지 일 할 의욕조차 떨어졌다.
그에 반해 캠프 리더를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과는 매우 끈끈했다. 유럽친구들과 아시아친구들이 조금 나뉘어 논 것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냥 저녁에 술을 마시냐 안 마시냐의 차이였을 뿐이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중간다리의 역할을 할 리더의 부재는 이런 사소한 것에서도 나타났다. 체코친구를 리더로 따르면서 우리들끼리 메흐멧의 말을 눈치껏 알아듣고 일하고 밥하고 청소하고 우리는 스스럼없이 우리 팀은 매우 좋다고 말할 정도로 좋은 팀이었다. 캠프가 끝 난지 한 달이 더 지났고 우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직도 연락을 하며 일본친구들에겐 카카오톡을 소개해서 카카오톡으로 안부를 주고 받는다. 일이 힘든 만큼 우리는 더욱 친해졌고 지금도 정말 보고 싶다.
앞으로 또 다른 워크캠프를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시간만 된다면 동남아 국가로 또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마 단 2주간의 봉사활동이었지만 짧은 내 인생에서 아주 큰 경험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