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안탈리아, 거리 공연의 꿈과 현실 사이

작성자 최하원
터키 GSM02 · FEST/ ART 2012. 07 Antalya

Antalya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를 하기 전 여행을 다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버스를 탔다. 사실, 지금까지 내가 해보고 싶었던 거리 퍼포먼스를 하게 된다는 생각에 너무나 들떠있었다. 캠프에 도착. 칸막이가 없는 야외샤워장, 텐트를 보고는 조금 실망했지만, 나는 봉사활동을 온 거라 생각하며 내 인생에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에 듣기로는 거리 퍼포먼스를 캠프동안 총 5번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외적인 시간들은 퍼포먼스 연습, 여행을 다닌다고 하였다.
첫째 주. 월, 화, 수요일은 아무것도 하는 것이 없었다. 처음에는 모든 캠퍼들이 우리 워크캠프는 자유시간이 많아서 좋다고 하였다. 우리 텐트 앞쪽에 바닷가가 있어 수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날씨가 매일 40도가 넘었기 때문에 쇼핑몰에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낸 적도 있었다. 그리고 목요일. 우리는 처음으로 우리의 퍼포먼스에 대해 연습을 할 수 있었다. 퍼포먼스를 하기 위해 우리가 건물을 빌릴 수 있었던 시간은 3~4시간이었다. 그리고, 금요일, 토요일에 우리는 퍼포먼스를 하였다. 퍼포먼스의 시간은 10분 정도되었다. 퍼포먼스를 끝나고 나니 뭔가 허탈하였다. 내가 보낸 월, 화, 수 그리고 그 외적인 시간들. 내가 이 곳에 할 짓 없이 왜 이렇게 생활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한국인 언니, 오빠도 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요일에는 할 것이 없어 하루종일 쇼핑몰에서 밥을 먹고, 구경을 했다.
워크캠프를 가기 전에 ‘International day’라는 게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나는 불고기 소스와 라면을 챙겨갔다. 하지만 불고기 소스는 무용지물이 되었다. 우리가 요리를 해도 되냐고 물으니, 주방을 쓰면 안 된다고 하여서 결국 준비해간 소스와 호떡 믹스는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되었다. 우리 나라 음식을 소개 못해준 것이 아쉽다.
둘째 주. 갑자기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는 것을 느꼈다. 프랑스에서 온 친구는 말도 없이 캠프를 떠났다. 모두가 많이 지쳐있었다. 할 것이 없는 생활에 지쳐있던 것이다. 여기저기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같이 앉아서 오랫동안 토론을 했다. ‘시청에서는 우리를 왜 초대했을까?’, ‘왜 우리를 두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일까?’ 등 우리들을 초대해준 시청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리더들도 그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었기 때문에 리더들도 나름대로의 불만이 쌓여있었다. 그리곤, 시청에게 우리의 의견을 리더들이 전달하였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어느 곳에 놀러가는 비용을 조금 더 저렴하게 해주겠다는 어이없는 답을 줬다. 안 그래도 사람들이 이 캠프에 와서 생각지도 않은 비용들을 쓴다고 불만이 있는 상태였다. 그 이유는 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캠프 외적인 돈을 많이 썼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주 활동은 퍼포먼스를 이어간다는 것 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연습을 할 곳도 마련해주지 않았다.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더 이상 퍼포먼스를 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그리고, 시청 쪽에서도 퍼포먼스를 하지 말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사람들은 모두 더 이상 있을 필요성이 없다고 느꼈다. 그래서 수요일부터 시작해서 캠퍼들이 차례대로 떠나가기 시작했다. 일부 못 떠나는 사람들은 비행기표 혹은 돈 사정으로 인하여 못 떠나고 끝까지 남아있었다. 나도 끝까지 남아있고 싶었지만, 이미 퍼포먼스를 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내려진 이상 더 이상 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우리의 봉사 주제, 거리 퍼포먼스가 사라졌는데 내가 그 곳에 왜 있어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에게 미안하고, 착한 친구들과 작별하는 것이 슬펐지만, 그 것 보다 큰 것이 Antalya 시청에 대한 분노였다. 이 먼 곳에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니…
워크캠프를 떠나기 전.. 내 자신에게 큰 깨달음이 있길 바라며. 스스로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며 떠나기 전. 그 설렘이 사라져 슬펐다. 떠나는 순간, 눈물이 났다. 친구들과의 아쉬움. 그리고, 표현 할 수 없는 분노. 만약, 다시 내가 워크캠프를 하게 된다면 진정 뭔가 깨달을 수 있고, 힘들더라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