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낯선 설렘, 체코 Chric 마을에서의 2주
Old brewery Chric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 확정을 받고 정신 없이 나는 유럽으로 날아갔다.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여자들에게 가장 로망을 지닌 도시이다. 그래서 나 또한 체코로 지원했을지도 모른다. 워크캠프 시작일 보다 1주일을 미리 가서 프라하 그리고 근교인 체스키크롬로프 관광을 여유롭게 하고 워크캠프로 들어가야 하는 하루 전날 페이스 북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던 워크캠프 멤버 3명과 미리 만났다. 1학기 동안 학교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프랑스 친구를 사귄 경험이 있었지만 그때 미리 만난 미국, 스페인, 일본인 친구는 나에게 너무 낯설었다. 만나서 저녁을 같이 먹고 맥주도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으나 그 때 난 내 영어실력에 대한 실망과 영어공부에 충실하지 않은 지난날을 그렇게 후회해본 순간이 없었다. 의사소통에 문제가 조금이라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은지라 약 2주간의 워크캠프를 하기도 전에 걱정이 먼저 앞섰다. 그리고 다음날, 먼저 만난 친구들과 같이 베이스 캠프로 갔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 없이 찾아갈 수 있었다. 가던 중 프랑스 친구 두 명을 만났다. 캠프로 가는 것처럼 보였던 우리 일행을 불러 세웠다. 우리와 같은 방향임을 확인한 프랑스 친구 중 한 명이 나에게 다가 왔다. 키는 190이 넘어 보이는 큰 체구에 파란눈동자, 갈색머리 그 낯선 친구가 웃으며 나에게 볼 키스를 해왔다. 나는 순간 당황해서 놀란 티를 감추지 못하고 살짝 뒤로 물러나 버렸다. 싫은 게 아니라 그냥 그런 인사 법을 몰라서였는데 그 때부터 나는 그 애한테 찍혔다. 보수적인 한국 애로……. 놀란 일들 중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허름한 건물에 들어서 먼지투성이에 지저분하게 매트리스 몇 장 깔려있는 방을 소개하며 우리가 지낼 곳이라고 하였다. 나는 워크캠프를 지원하고 유럽까지 발 닿는 순간까지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그 때부터 정신을 차리고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먼저 최대한 자연스럽게 인사하며 그들의 친근한 인사 법에도 너그러이 받아들였고 체코, 폴란드, 독일, 프랑스, 스페인, 미국, 일본 이렇게 다국적의 친구들의 각양각색 영어 발음에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신중히 귀 기울여 들었다. 이 친구들의 농담과 장난? 그리고 선호하는 음식이나 사소한 습관 같은 것을 알아가면서 나는 워크 캠퍼로 적응해 가고 있었다. 일 년 전에 워크캠프를 프랑스에서 했던 내 친구에게 들은 바로는 일은 별로 안하고 몇 시간 하고 거의 놀았다고 했는데 NO~ 우리는 진짜 일을 했다. 100년 전에 맥주 공장이었던 터에서 여러 보수 과정을 거친 후 그 곳을 지역 주민들을 위한 박물관으로 짓고 마을 축제를 준비하여 함께 그 공간에서 즐기는 것이 목표였다. 불필요한 나무들을 베어서 정리하고, 잡초를 깎고, 유물들은 다 씻고 말리고 광택 제를 바르고, 벽면을 깨서 새로 페인트를 칠하고 매일매일 다양한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러 종류의 일거리 들을 돌아가면서 해보기도 하고 다같이 하는 날도 있었다. 챙겨간 옷이나 신발은 캠프가 끝나면 버려야겠다고 포기하고 신경 쓰지 않았다. 일을 하다 보니까 어떤 친구는 쉬운 일만 하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정말 열심히 하면서도 게으른 친구를 나무라거나 하지 않고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했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일하고 즐길 줄 아는 친구에게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 멤버는 총 13명 이었는데 모든 일하는 시간과 여가 시간을 항상 함께 했다. 주말에는 다 같이 소풍을 가서 마을에 다니는 기차도 타보고 작은 성에 가서 사진도 찍고, 또 날씨가 무척 좋았던 날에는 일을 일찍 마치고 다같이 강가에 가서 수영도 즐겼다. 주변에 술집이나 대형마트 같은 곳이 없어서 오히려 우리끼리 엑티비티를 하며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던 게 좋았던 거 같다. 사소한 다툼도 큰 사고도 없이 웃으며 워크캠프를 마칠 수 있게 도와준 우리 멤버에게 너무너무 고마운 거 같다. 솔직히 첫날 도착해서는 언제 끝날까? 내가 여기서 12일을 어떻게 버티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은 그런 생각을 했던 그 순간으로 또 다시 돌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