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미지의 멕시코, 거북이 알을 지키다

작성자 지가인
멕시코 VIVE 23 · ENVI 2012. 01 멕시코 Colola Beach

Sea Turtles Preservation Colola IX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타코, 살사댄스, 마야문명, 그리고 마약과 갱. 이것이 내가 그 동안 알고 있었던 멕시코에 대한 전부였다. 그런 내가 멕시코에 워크캠프를 가기로 결정하게 된 것은 이렇게 미지의 나라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갱들이 판치는 나라의 시골에 가서 거북이 알 보호 활동이라니, 처음 이 프로그램을 발견 했을 때의 흥분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평소에 환경보호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지구를 살리는 일을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는데, 기회와 주제가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교환학생을 마치고 멕시코로 향하였다. 멕시코를 여행 한 후 수도 멕시코시티와 5시간 떨어진 Morelia라는 도시의 터미널이 Meeting Point여서 그 곳의 버스 터미널로 갔다. 그 도시에서 야간버스로 7시간은 이동해야 한단다. 그 곳에서 모두를 처음 만나 통성명을 하고 야간버스를 타고 우리의 캠프지로 이동하였다. 국적 비율은 사실 이번 캠프의 유일한 불만으로, 총 정원이 23명이였고 그 중 멕시코 현지인이 11명, 독일인이 6명, 러시아인 2명, 홍콩인 1명, 그리고 한국인 3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국적비율에서 알 수 있듯이 멕시코 현지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독일인의 비율도 인원의 4분의 1이였다. 이 대목에서 알 수 있듯이 캠프에서의 제 1외국어는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였다. 스페인어를 전혀 못했던 우리 한국인들과 다른 외국인 친구들은 자연히 의사소통 하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물론 캠프 말에는 모두 다 친해졌지만.
캠프장은 멕시코시티에서 서쪽으로 차로 10시간 거리에 있는 Colola 라는 바닷마을이였다. 그 곳은 전기와 인터넷은 물론이요 심지어 전화 신호가 터지지 않는 정말 말 그대로 시골마을 이였다. 캠프장은 해변가에서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지만 그 곳에서 수영을 할 수는 없었다. 또한 숙소는 코코넛 나무로 만든 움막집이였는데, 샤워 시설은 야외에 나무 판자와 커튼으로 가려진 샤워장이 1개가 전부였고, 주방도 마땅치 않아 매일 나무장작으로 불을 때워서 밥을 해 먹었다. 침대는 역시 코코넛 나무로 만들어진 나무 침대였다.(침낭 필수!)
우리가 하는 일은 주로 밤에 이루어졌다. 거북이들이 산란을 하러 밤에 해변가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일은 주로 밤 9~10시쯤 시작하여 1~2시쯤 끝이 난다. 거북이들이 알을 낳고 해변에 묻고 바닷가로 돌아가면 그 알들을 채집하고, 알의 개수나 시각 위치, 어미에 대한 정보도 기록한다. 알들을 가지고 오면 캠프장에 알들을 묻어놓는 곳이 있는데 그 곳에 날짜 별로 순서대로 묻는다. 알들은 보통 45일 후에 부화한다. 그러면 또 부화한 새끼 거북이들을 모아 바다에 보내주는 일을 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일이 새벽에 이루어 지기 때문에 조금 남들보다 늦게 하루가 시작된다. 아침 10시쯤 아침을 먹고 (정말 캠프하는 17일 내내 똑 같은 메뉴였다. 씨리얼과 식빵.), 매일 설거지팀, 음식팀, 장보기팀으로 나누어 아침 식사 수 장보기팀은 주어진 돈을 가지고 캠프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인 동네 슈퍼에 가서 장을 보고, 설거지 팀은 설거지를 하고, 음식팀은 점심과 저녁을 만든다. 그렇게 점심까지 먹고 나면 가장 많이 했던 일은 해수욕장을 가는 것이였다. 해수욕장에서 친구들과 수영도 하고, 책도 읽고, 발리볼도 하고, 얘기도 하고. 그러나 이 외에도 동네 유치원에도 방문하여 아이들과 함께 놀고, 가르쳐 주기도 했고, 해변가에서 쓰레기를 줍기도 했고, 마을 사람들의 일을 도와주기도 하였다. 그런 오후를 보내고 저녁을 먹고 다들 휴식을 취하다가 밤되면 일하러 가는 식이였다.
이렇게 시설이 열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워크캠프가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이라고 자부 할 수 있는데에는 역시 친구들의 이유가 컸다. 비록 캠퍼의 반이 멕시칸이였지만 그 것 또한 멕시코 문화를 제대로 알고, 그들의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다는 면에서는 아주 좋았다. 멕시칸 친구들이랑 매일 멕시코 음식을 해먹고, 멕시코 식 게임이나 파티를 배웠으며, 그들의 정치,경제 상황까지 토론 할 수 있어 너무 뜻깊은 경험이였다. 게다가 우리 한국 캠퍼들은 항상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어야 한다고 노력했기에 그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게 해줘서 뿌듯하다. 지금도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어 서로에 대해 안부를 묻느라 바쁜, 지금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이 너무 보고싶고 나에게 잊지못할 경험을 만들어준 친구들에, 거북이들에게, 그리고 쏟아질 듯 많았던 Colola의 별들에게 까지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