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후기

아이슬란드, 낯선 곳에서 찾은 특별한 나

작성자 김경주
아이슬란드 SEEDS 031 · ENVI/ CONS 2012. 05 - 2012. 06 Sandfell – East of Iceland

Sandfell - Fljótsdalshérað

참가 전 준비와 마음가짐

워크캠프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아빠 덕분 이였고, 그 땐 20살이었고 내 기대와는 달리 보조금과 지원금 없이, 참가비 까지 보태어 이렇게 많은 돈을 내가 들여가며 왜 봉사를 가야 하나 의문이 들기 시작해 도중에 중단을 했었다. 23살이 되기 전 2011년 겨울, 일상이 너무 지루하고 새로운 경험에 목말랐을 때.. 여행을 즐기는 ‘블로거’ 들을 보니 나도 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고 워크캠프가 생각났다. 이번엔 가기로 한다.
너무 가고 싶은 곳이 많지만 국가를 2군데로 추렸다. 여행 다큐멘터리를 15편정도 보고 참가자들 보고서도 받아 보았다. 그 중 가장 생소한 아이슬란드.. 하지만 제일 아름답고 신비한 곳이니까 가고싶었다.
프로젝트 선택, 항공권 예매, 전후 여행 계획, 아이슬란드 관련 정보들, 여행 팁…등 공부 하고 알아 볼 것이 생각 보다 너무 많아 당황스러울 정도지만 여행은 준비하는 과정이 반이다! 라는 말을 새기며 열심히 준비 또 준비를 했다. 제주도는 친가이기 때문에 많이 가 봤지만 해외는 처음 가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혼자 떠나려니 두렵기도 하고 막막했지만 설레고 기대되는 마음이 더 컸다.
드디어 출발! 인천- 중국-영국–아이슬란드 의 루트. 비행기 탑승부터 사고를 친다. 보딩 타임에 대한 개념이 없던 나는 시간을 빠듯하게 계산해서 승무원이 나를 데려와서 전력질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꼴찌로 탑승을 하고 허겁지겁 하는 사이에 이륙. 중국 까지는 내 옆에는 중국인 남자가 탔었는데 자리는 좁고 말은 안 통하고... 정말 긴 시간이었다.
중국공항에 몇 시간 머무른 뒤 영국 런던으로 갔다. 아는 언니네 집에 지내며 이틀 동안 관광을 하고 아이슬란드 keflavik 공항에 갔다. 정말 너무너무 추웠다. 얇은 옷밖에 챙기지 않았는데 절망스러울 정도로 비바람이 치고 추운 5월 말의 아이슬란드. Flybus를 타려고 했지만 늦어서 버스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친절한 공항 직원 아저씨께서 seeds 캠퍼 전용 숙소까지 데려다 주시는 행운을 얻는다. 계속 “you have a good! life!!! “ 라고 소리치셨다.
아이슬란드 수도, 레캬빅에 있는 숙소에서 같이 지내게 될 스위스 소녀 로냐Ronja를 만난다. Seeds 사무실 관리자인 오스카Oscar가 찾아와서 우리에게 캠프리더가 늦어서 활동장소로 다음날 이동해야 한다며 우리 둘이 하루를 수도 레캬빅에서 지내라고 했다. 우리는 무료 관광 가이드, 시내 쇼핑을 즐겼다. 아이슬란드의 가장 시내는 예상과는 달리 화려하고 지구상 이런 곳이 없을 만큼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참 독특하다.



<- marc & Ronja










Seeds 숙소에서 우리는 프로그램 관계없이 다 친해진다.
프로그램을 참가할 것이라면 꼭 seeds accommodation 신청을 앞뒤 3일은 하라고 말하고 싶다.

저녁에는 독일에서 온 스테파니와 벨기에에서 온 마크 와 친해져서 넷이 같이 펍에 가서 맥주를 마시며 얘기하며 친해졌다. 밤에는 seeds office사람들이 숙소에 놀러와서 다같이 새벽까지 노래도 듣으며 대화하는 것도 지금 생각하면 행운이었다.

캠프 활동장소인 Egilstar 옆 마을 Sandfell 로 출발한다. 도요타 중형차를 넷이 타고 캠프 리더인 sofi 소피와 Ilias 일리야스가 운전을 번갈아 해서 7-8정도 걸렸다. 긴 시간 차를 타고 가는 게 힘들지만 창문 밖 펼쳐지는 풍경이 정말 태어나서 이렇게 멋진 광경들을 한꺼번에 보니 꿈을 꾸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중간에 내려서 폭포 구경.

앞으로 2주간 이렇게 넷이 함께한다. 참가자가 7-8명 되는 줄 알고 왔는데 리더는2명, 참가자는 나 빼고 1명 이라고 해서 적잖이 당황을 했다. 사전 정보와는 다른 것에 발끈했지만 오히려 우리만의 더 좋은 추억이 될지도 모른다며 서로 파이팅~했다.

Sanfell 마을에 도착했다. 말들이 풀을 뜯고 큰 개 두 마리가 뛰어 놀고 있는 평화로운곳이었다.



주인 아저씨와 인사하고 건너편 집에 우리가 묵을 곳을 정리하고 짐을 풀었다.


아이슬란드 동쪽 Egilstar 는 길을 따라 넓은 들에 양들과 말이 있고 이런 집들이 많다.
우리가 2주간 지냈던 숙소의 외부의 모습과 비슷하다. 내부에는 침대가 하나씩, 식탁 1개, 옷장 한 개, 책장 한 개. 가정집 구조라서 화장실도 괜찮았다.

우리가 지내는 숙소 집과 20M정도 떨어진 곳에 호스트 가족이 살고 있다. 거의 매일 저녁은 그 곳에 가서 먹었다. 정말 쿨하고 다정하고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

요한나 & 어구스트 August

8월이라 외우면 쉽다는 어구스트!
정말 두 분 다 성격이 좋으시고 유쾌하셨다. 아이슬란드 문화 중 하나로 특이한 것은 재혼을 정말 많이 하고 이복형제가 대부분 같이 산다고 했다. 실제로 두 분다 재혼을 하시고 같이 지내시는 중. 아저씨는 체격이 너무 좋아 실제로 보면 거인이라는…

일주일 정도 호스트 집에 놀러왔던
시그루케 라는 아이.
아이슬란드 어로 귀엽게 말을 붙이며 놀자고 했는데, 항상 하나도 못 알아들어서
추측으로 아니면 요한나에게 해석을 부탁하며 의사소통을 해야만 했다.

너무 이쁜데 나만 좋아해서 졸졸 따라다니고 보고만 있어도 귀여워서 웃음이 났다.
시그루케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힘든 프로젝트를 끝냈을까 할 정도로 나의 기쁨!!

아직도 보고싶어 눈물이 날 정도다.










우리의 열정적이고 터프한 리더 소피. 한국을 사랑하는 그리스의 대표 노안 일리야.
소피는 벨기에사람이고 일리야는 그리스인이다. 그 유명한 벨기에 전통 초콜릿, 여러가지 벨졈 프랑스어, 그리스 경제위기, 신화 이야기 등 우리는 공유할 것이 많았다.

참고로 일리야스는 31살인데 수염과 새치와 넓은 이마로 인해 어딜가나 40대로 오해를받아 대표 노안을 담당했다. 친해지고 나서는 내가 게이 소크라테스라고 불렀다.
이 둘은 seeds 장기 자원봉사자로 거의 5-6 개월을 우리와 같은 여러 나라에서 온 봉사자 친구들을 리드 하면서 정말 여러 프로젝트에 참가를 이어서 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는 2주동안 매일 8시-8시30분에 일어나서 9시까지 호스트 집으로 가서 오늘은 무엇을 도울지에 대해서 얘기하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
어구스트 아저씨네가 말하자면 캠핑장 숙소, 우리나라로 치면 팬션사업을 하시는데 외국여행객, 현지 여행객을 위한 캠핑장과 통나무 미니집을 지어 예약을 받고 장소제공하는 일이다.
우리는 캠핑장을 좀 더 아름답고 깨끗하게 꾸미고 푯말도 만들고 나무를 심는 일을 했다.


내가 칠하고 있는
이 나무집은 샤워시설과 화장실인데 새로 지은 거라 내부는 깨끗하지만 페인팅을 좀 더 선명하게 하는 작업이라 나무를 긁어내고 페인팅을 다시 해야했다.
날씨가 좋지만 바람이 많이 불어서 위아래 3개씩 껴 입고 항상 일을 했다. 모자는 필수. 대장모자는 동대문에서 일부러 사 간 것..

일리야 사진작가님께서 찍어주셨다. ㅎㅎ


소크라테스가 나의 페인팅을 쳐다보고만 있다. 그가 하면 망쳐서 내가 못하게 했기 때문.

이 날 누가 제일 Artist 인지 대결을 하는데 내가 호스트가 인정한 1위였다. 하하.

아시아 소녀의 섬세함에 모두 놀라셨나 ?



대장님을 따라 S 를 잘 그리는 법을 배우고 있는 Ronja.


꺄르르. 즐겁다. 그립다.


웰컴 푯말.
나라별로 제작하는중.
스위스 저먼, 벨졈 프렌치… 그들이 스위스에 살며 독일어를 하고 벨기에 사람들이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를 하는 줄도 몰랐었다.

내껀 다 하고 나니, 초등학교 5학년때 많이 그린 포스터 글씨 느낌이 났다.










일 끝나고 저녁을 먹고 나서 말을 타거나, 산책을 가거나 우리끼리 풀밭에 앉아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토론을 열정적으로 해보기도 하는 여유시간도 꽤 있었다.

그 중 단연 최고는 horse riding !!!!

내가 3번을 탔던 방구쟁이 깜둥이와. 승마용 모자도 갖추고^^









조금만 걸어서 가면
이렇게 말들이 많은 곳에 갈 수 있었다.

말들이 사람들을 좋아해서
가만히 서있어도 이렇게 다가온다.

내 잠바를 먹으려 했던 누렁이 말.





2주차에는 힘든 작업으로 바뀌었다. 트럭을 몰고 산에 올라가서 삽으로 나무 뿌리를 들어올려 뽑고 트럭에 싣고, 캠핑장으로 와서 삽으로 깊게 땅에 구멍을 파서 심는 작업이다.

요한나, 어구스트, 어구스트 아들까지 일곱명이서 75-80개 가량 나무를 뽑은 것 같다.
삽질도 거의 매일 5일연속으로 한 것 같다. 군인들의 마음을 이해할 정도였다…











날씨도 비바람이 불고 온 몸이 젖어 손발이 시렵고 삽에 긁혀서 상처도 많이 났다.
하의는 3개, 상의는 5겹을 껴 입고도 추워서 덜덜.. 땅이 질어서 두발로 뛰어서 삽을 꽃아야 들어갔다. 온몸으로 하는 삽질은 체력적으로 힘이 많이 들었다.
인터뷰 놀이ㅎㅎ

왼쪽에는 어구스트 아들. 15살이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모두. 25살인 것 같은 어구스트썬.

우리는 이 작업을 할 때 horse shit!!! 을 외쳤다. 그야말로 말 똥 이라는 말이지만 어감은 비속어다. 깊게 판 구멍 제일 밑에는 말똥을 뿌려야 하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물로 섞는다. 나무를 구멍에 넣고 잘 고정시키려면 밟고 뛰고 눌러야 했다.



나무심기
하다가 기념샷?



우웩.. 이러지맙시다. 일리야가 잠바를 빌렷는데 웃긴그림이 많이 페인팅 되어있었다.


주말에는 다같이 Egilstar 에 있는 수영장에 가서 놀고, 큰 마트에 가서 각자 먹고싶은걸 쇼핑하거나 아이스크림 집에 가서 군것질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아니면 Horse riding. 그냥 시시한 말타기가 아니다. 상상을 초월.


차를 타고 산을 올라 돌고 돌아 도착한 자연 온천에도 갔었다. 이끼가 떠 다니는 말 그대로 자연온천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 꼭대기에 샤워시설을 지어 놓은 것은 더 인상적. 대단하다.

워크캠프 중 속상했던 것은 오른쪽 다리 뒤쪽이 약간 마비가 된 것 처럼 저리는 느낌이 심했던 것인데, 비행기에서부터 너무 오래 앉아있었고 sandfell 까지도 8시간동안 차를 타느라 많이 앉아있던 것이 문제가 되었었나보다. 거의 4-5일 동안 감각이 없어서 일리야는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현지 병원에 가는 것도 문제고 너무 멀어서 일단 기다렸다. 차차 나아져서 다행이었지만, 다리 때문에 맘 고생이 심한 몇일 이었다.

Sandfell 은 아이슬란드의 시골이기 때문에 더더욱 자연에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는 시간이었고 동물을 사랑하는 유쾌한 분들을 알게 되어 행복했다.
마지막 날에는 다시 수도 레캬빅으로 가야하는데 나는 다리가 걱정되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을 선택했다. 공항에서 헤어지고 다시 숙소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Egilstar 공항에 혼자 표를 끊으러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예매 한 표는 그냥 대기좌석이었고 좌석 티켓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비싸서 나는 차도 못 타고 비행기도 못 타고 갇히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일단 어구스트 집에 전화를 했다. 직원과 어구스트가 통화를 하더니 직원 분은 설득 끝에 그냥 대기 좌석 값만 받고 공짜로 남는 좌석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공항까지 오셔서 배웅을 딱! 정말 반가웠다.

레캬빅에서 로냐와 다시 만나서 숙소에 머물고 있는 다른 친구들을 또 그곳에서 만나 사귀고 펍에 가고, 카페에 가고 가까워졌다. 아이슬란드 워크캠프의 묘미. ^^캠프 시작 전 만났던 마크를 다시 만나 너무 반갑고. Never mind~ 이라는 우리만의 유행어? 도 있고 노래도 따라 부르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만나서 이렇게 친해졌는데 각자의 나라로, 위치로 돌아가야 한다는 현실이 아프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에겐 페이스북이 있노라니, 메일과 페이스북으로 연락을 하지는 약속을 여러 번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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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펍. 밴드공연 보러감.

캠프 종료 후 덴마크-코펜하겐, 독일, 파리를 다니며 여행을 했고, 파리에서 아이폰을 잃어버렸지만…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뻔하지 않은 여행을 하고 싶다면 아이슬란드로! 워크캠프를 이어서 하는 것도 적극추천입니다. And, Don’t be shy~